고혈압 진단받았다고요? 번거로워도 4번 해야 하는 '이것'

신은진 기자 2023. 10. 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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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가정혈압측정을 습관화해야 한다. 가정혈압측정은 보다 정확한 혈압측정을 돕는다. /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생각보다 흔하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의 29%, 약 1260만명이 고혈압(수축기 혈압 140mmHg,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 환자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혈압은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특이 증상이 없다보니 방심하다 뇌졸중, 심근경색, 신부전, 망막병증 등 심혈관계 합병증을 얻는다.

고혈압 환자가 합병증 없이 남은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관리와 치료뿐이고, 그 시작은 정확한 혈압 측정이다.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혈압 측정법을 제대로 알아보자.

◇진료실 밖 혈압 측정, 전문가 측정만큼 중요
많은 이들이 병원에서 재는 혈압이 정확한 혈압이고, 그에 따라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데 그렇지 않다. 가정에서 매일 측정한 혈압, 즉 '가정혈압측정'이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보다 정확해, 실질적인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혈압은 스트레스나 약물, 음식, 자세, 주변 환경 등 다양한 환경과 기계, 측정 부위, 측정 시간 등에 따라서도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가정혈압측정은 진료실 밖 혈압 측정 방법의 하나로, 의료인이 아닌 개인이 집과 같은 편안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진료실 혈압은 병원에 갔을 때에만 한두 번 측정해 혈압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가정혈압의 경우 매일 여러 번 반복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아침혈압, 주간 활동혈압, 야간혈압 등의 정보 및 혈압 변동 추이를 통해 환자의 조절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평소 혈압이 높지 않지만,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는 ‘백의 고혈압’이나 반대로 병원 밖에서만 높게 나오는 ‘가면 고혈압’ 등은 가정혈압측정을 시행하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렵다. 가면 고혈압의 경우, 의료진이 환자의 혈압이 잘 조절된다고 오해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임상현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은 정확한 혈압 측정이 이루어져야 이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불필요한 약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 이사장은 "가정혈압은 서로 다른 혈압 정보를 보완할 수 있고, 진료실 혈압보다 심혈관계 질환의 예측력이 뛰어나 치료 예후 예측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많은 환자가 의료진의 판단 하에 부가적으로 가정혈압측정을 실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번거로워도 아침·저녁 각 2회씩 총 4번 측정해야
다만, 가정혈압측정은 환자가 스스로 혈압을 측정하는 만큼 표준화된 방법으로 측정해야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관리지침에서는 가정혈압을 매일 아침 약물 복용과 식사 전,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각 2회씩 총 4번 측정하는 것을 권고한다.

혈압은 화장실을 다녀온 후 의자에 등을 편히 기대앉아 5분간 안정을 취한 후 측정해야 하며, 측정 시 두발이 잘 닿아 있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커프는 심장하고 같은 높이에 오도록 착용해야 한다. 이때 옷은 얇게 입고, 커프를 너무 조이거나 느슨하지 않게 해야 한다. 측정 30분 이내에는 카페인 섭취, 운동, 목욕, 흡연 및 음주는 삼가야 한다. 측정이 끝난 뒤에는 혈압 수첩에 기록하고, 1분 휴식 후 다시 한번 측정해 기록하면 된다.

임상현 이사장은 "꾸준히 가정혈압을 측정하면 환자 스스로 약을 복용할 때와 안 할 때, 술이나 음식, 운동 여부 등에 따른 혈압 차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복약 순응도 및 생활습관 개선 효과, 나아가 목표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정혈압측정은 고혈압 치료에 큰 효과가 있다.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가정혈압측정을 실천해 치료를 받은 경우 환자의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모두 감소했다.

또한 임 이사장은 고혈압 환자에게 가정혈압측정 실행과 함께 생활습관을 바꾸길 강력히 권했다. 혈압을 낮추려면 음식은 싱겁게 먹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건 기본이다. 알코올 섭취 줄이기, 적절한 신체활동 등을 병행하며, 필요 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 복용을 해야 한다. 목표 혈압은 합병증이 없는 경우에는 140/90 mm Hg 미만,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130/80 mm Hg 미만으로 잡는 게 좋다.

한편, 국내 가정혈압측정 실천율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이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혈압측정 인식 조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실천 비율은 35.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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