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中 린시위와 진검승부…LET 홍콩 대회 2R 공동선두

고봉준 2023. 10. 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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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7일 홍콩 골프클럽에서 열린 LET 아람코 팀 시리즈 2라운드를 마친 뒤 클럽하우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고진영은 3타를 줄여 중간합계 11언더파로 중국의 린시위와 공동선두를 달렸다. 홍콩=고봉준 기자

한 달간의 휴식기를 마친 고진영(28)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팀 시리즈 우승을 놓고 한중(韓中)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고진영은 7일 홍콩 성슈이의 홍콩 골프클럽(파73·6511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해 3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1언더파 135타로 중국의 린시위와 공동선두를 이뤘다. 3위는 10언더파를 작성한 네덜란드의 앤 반담이다.

이날 경기는 T3 태풍주의보 속에서 열렸다. 전날 홍콩 부근으로 다가온 태풍 고이누의 여파로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 필드를 감쌌다. 홍콩은 태풍경보를 T1과 T3, T8, T9, T10으로 나눈다. 주의 단계가 오를수록 알파벳 T 다음 붙는 숫자가 높아진다. 문제는 8일 최종라운드 날씨인데 현지에선 적지 않은 양의 비와 바람을 예상하고 있다.

전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았던 고진영은 이튿날에도 경기 중후반까지 5타를 줄여 순항했다. 그러나 파4 14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어프로치 실수로 1타를 추가로 잃었다. 이 사이 7타를 줄인 린시위에게 경기 막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중국의 린시위. 사진 LET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주무대인 고진영은 8월 말 CPKC 여자 오픈 이후 한 달 넘게 휴식을 취했다. 그 사이 열린 3개 대회를 모두 건너뛰고,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로부터 초청을 받아 필드로 돌아왔다.

최종라운드에서 고진영과 맞붙을 린시위는 중국의 떠오르는 스타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2위로 3위의 고진영과는 차이가 있지만,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중국을 대표해 출전하기도 했다.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21분 출발한 고진영은 전반까지 3타를 줄였다. 이어 후반 들어서도 롱홀에서 버디를 2개 추가했다. 안전하게 남겨놓은 오르막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고진영이 7일 홍콩 골프클럽에서 열린 LET 아람코 팀 시리즈 2라운드 17번 홀에서 티샷을 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홍콩=고봉준 기자

이번 대회 첫 번째 보기는 14번 홀에서 나왔다. 티샷 거리가 조금 짧게 나와 세컨드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어 어프로치가 짧았고, 파 퍼트가 빗나가면서 1타를 잃었다.

이후 고진영은 3개 홀을 파로 지켰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어프로치 실수가 나와 3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고진영은 “바람의 영향이 있기는 했지만, 지장을 많이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어차피 다른 선수들 모두 같은 어려움을 안고 경기해야 하는 날이었다”면서 “보기 2개가 아쉽기는 해도 버디 5개를 잡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2라운드를 되돌아봤다.

고진영이 7일 홍콩 골프클럽에서 열린 LET 아람코 팀 시리즈 2라운드 16번 홀에서 티샷을 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홍콩=고봉준 기자

최근 한 달간의 휴식기를 보낸 고진영은 “그동안 비행기를 많이 타서 피로가 쌓였다. 휴식이 필요해서 잠시 쉬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샷을 교정하며 밸런스를 다시 잡았다. 연습량을 줄이더라도 밸런스를 맞추는 데 초점을 뒀다. 또, 가족끼리 여행도 가면서 지친 심신을 달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고진영은 “홍콩에서 대회를 치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현지 팬들께서 응원해주셔서 놀랐다. 내일 최종라운드를 통해 이번 대회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홍콩=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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