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 대표, 역시 다르네”···베테랑 모셔 가는 요즘 스타트업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3. 10. 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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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 육경건 전 하나투어 대표 영입
B2B 사업, 3개월 만 제휴 여행사 550개 확보
스타트업, 대기업 인재 모시기 경쟁 ‘치열’

스타트업들의 구인 열기가 뜨겁다. 최근에는 글로벌 빅테크나 각 분야 굴지 기업 출신의 ‘거물급 인재’ 영입이 여러 스타트업 사이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사업 확장부터 기업공개(IPO), M&A에 이르기까지 향후 기업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을 맡아줄 전문 인력이 필요해서다.

마이리얼트립은 같은 여행업계인 하나투어에서 30년간 근무하며 대표까지 역임한 베테랑 육경건 대표를 B2B 총괄 사내독립기업 수장으로 영입했다. (마이리얼트립 제공)
‘마이리얼트립’이 올해 B2B 총괄 사내독립기업(CIC) 수장으로 영입한 육경건 대표는 하나투어에서 30년간 근무하며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여행업계 베테랑이다. 영입 효과는 곧장 나타났다. 그가 추진하는 마이리얼트립 B2B 사업은 3개월 만에 550개 제휴 여행사를 확보, 항공·비항공을 통틀어 2~30%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육경건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기존 패키지와 달리 개별 그룹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 여행 패키지를 론칭해 B2B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AI 전문 역량을 확충하는 곳도 여럿이다.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은 애플, 위메프 등을 거친 데이터 처리 AI 전문가 이진호 CTO를 영입했다. 17년간 실리콘밸리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그는 애플에서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와 검색 시스템 ‘스포트라이트’ 품질 개선에 기여했다.

리걸테크 기업 ‘BHSN’이 김형준 최고AI책임자(CAIO)를 영입한 것도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BHSN은 자체 개발한 AI 법률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기업 계약서 관리 디지털 전환을 돕는 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김형준 CAIO는 SK텔레콤 초거대언어모델을 비롯해 네이버 클로바노트와 클로바X 등 개발에 참여한 AI 전문가다. 향후 법률 시장 내 AI 활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BHSN에 합류했다.

비즈니스 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은 올해 8월 아마존웹서비스(AWS) 조동규 영업 대표를 사업 개발 총괄로 영입했다. (채널코퍼레이션 제공)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활약했던 인재들의 스타트업 이적도 활발하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로 잘 알려진 ‘의식주컴퍼니’는 구글, SK텔레콤, 크리테오에서 경험을 쌓은 김천석 COO에게 마케팅과 HR 총괄을 맡겼다. 최근에는 통합 팩토리 그룹의 그룹장으로도 발탁해 조직 운영과 세탁 스마트팩토리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B2B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분야도 전문 인재 기용에 적극적이다. 비즈니스 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은 올해 8월 아마존웹서비스(AWS) 조동규 영업 대표를 사업 개발 총괄로 영입했다. AWS ISV 부문 영업 대표를 맡아 B2B SaaS 기업 대상 컨설팅을 수행한 조 총괄은 채널코퍼레이션에서 신사업 개척과 기업 간 파트너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인재 매칭 플랫폼 ‘커리어데이’ 역시 구글 본사, 카카오 등 기업의 인사 조직 개발 분야에서 30년간 활약한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를 경영고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대기업을 떠나 스타트업에서 본인 역량을 제대로 펼치는 이들도 많다.

급여·인사 업무 자동화 서비스를 운영하는 ‘뉴플로이’는 지난해 말 SK네트웍스의 전승연 글로벌 투자 담당을 CSO로 영입했다. 전승연 CSO는 SK네트웍스에서 신규 사업 개발과 전략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핀테크, AI,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벤처 투자를 관리했다. 초개인화 커머스 AI 기업 ‘옴니어스’도 최근 GS홈쇼핑과 GS리테일에서 AI센터장과 부문장을 역임한 박형일 CSO를 필두로 AI 기반 미디어 등 새로운 유형의 커머스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컨설턴트 업계 출신 인사들을 요직으로 모셔 오는 스타트업도 여럿이다. 프리랜서 마켓을 운영하는 크몽은 지난 7월 김태헌 부대표를 각자 대표로 선임해 전문 경영을 강화했다. 김태헌 신임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10년 이상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 크몽에 부대표로 합류, 사업 전반과 고객 경험 개선에 주력했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태피툰’ 운영사 콘텐츠퍼스트는 맥킨지·딜로이트 출신의 원유필 컨설턴트를 CFO로 임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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