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시간선, '로키2' 마블의 구겨진 자존심 세울까

김상화 2023. 10. 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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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2> MCU 페이즈 5, 6의 핵심 이야기

[김상화 기자]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2 예고편
ⓒ 디즈니플러스
 
*주의! 드라마 및 마블 영화 일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의 간판 시리즈 <로키>가 2년여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그동안 <토르>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던 캐릭터 로키는 디즈니플러스가 출범하면서 OTT로 자리를 옮겨 독자적인 작품으로 구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극장판 영화와 OTT로 나눠진 디즈니, 마블의 이원화 전략 구사 과정 중에 <로키>는 독특한 매력을 선사하면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시즌1은 페이즈5의 시작을 알리는 <앤트맨: 퀀텀매니아>의 통로라는 임무를 부여 받았고 <로키>는 더욱 복잡해진 마블표 멀티버스 세계관의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비록 <앤트맨> 3편이 실망스런 결과물로 팬들의 원성을 샀지만 이와 별개로 <로키2>는 마니아들의 든든한 지지에 힘입어 마블의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 세워줄 기대작이었다. 지난 6일 첫 공개된 1화를 시작으로 <로키2>는 매주 한편씩 총 6부작 구성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시즌 1을 복습해보자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2 예고편
ⓒ 디즈니플러스
 
<로키2>의 이야기를 원할하게 이해하려면 앞선 시즌1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흐름으로 진행되던 우주의 시간대가 어긋나는 일이 벌어지면 시간변동관리국(Time Variance Authority, TVA)이 나서 문제를 정리하는 업무를 담당해왔다. 즉, 다른 평행 시간대가 생긴다면 TVA가 소멸시켜 우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TVA의 추적을 피해 여러 시간대로 이동하던 사고뭉치 로키(톰 히들스턴 분)는 자신의 또 다른 변종인 실비(소피아 디 마티노 분), 즉 여성 로키를 만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악어, 어린 아이 등 다른 형상을 지닌 수많은 로키의 변종이 다양한 시간대에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즌1의 막판 TVA를 만든 절대적 능력을 지닌 '계속 존재하는 자'(He Who Remains, 조나단 메이저스 분)를 마주하게 된다. 

그 또한 수많은 변종이 존재한다고 자랑스럽게 떠드는 '계속 존재하는 자'는 본인은 이제 늙고 지쳤으니 로키와 실비에게 TVA를 대신 맡아 달라는 제안을 하기에 이른다. 반면 이를 거절하고 나를 죽인다면 수만가지의 타임라인이 파생되면서 겉잡을 수 없는 전쟁의 파국이 자신의 변종들에 의해 벌어질거라는 경고도 동시에 던져 놓았다.

여기서 로키와 실비의 엇갈린 선택은 끝내 더 큰 파장을 야기한다. 본인의 인생이 TVA로 인해 무너졌다고 적개심에 불탄 실비는 로키의 만류를 뿌리치고 '계속 존재하는 자'를 제거한다. 그리고 닥친 또 다른 붕괴와 더불어 시즌1은 막을 내렸다. 여느 시리즈 드라마와 같이 <로키2> 역시 이전 작품을 꼭 보지 않으면 뒷이야기를 수용하기 어렵다.

시즌2의 시작 '우로보로스'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2 예고편
ⓒ 디즈니플러스
 
이번 <로키2> 1화의 제목은 '우로보로스'다. 시즌2에 처음 등장하는 손재주 많은 TVA 개발 담당 천재 기술자(키 호이 콴 분)의 이름이 에피소드에 차용된 것이다. 시즌1의 파국 이후 다시 TVA로 돌아온 로키. 하지만 그곳은 이미 뒤죽박죽된 시간선(타임라인)의 여파로 인해 자신이 떠나기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세계였다.

TVA의 핵심 인물 모비우스(오웬 윌슨 분)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사람을 찾아간다. 그 주인공이 바로 우로보로스, 일명 OB였다. OB는 '계속 남아 있는 자'의 죽음이 야기한 시간선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타임슬립' 현상을 로키가 겪고 있다고 추론하면서 모비우스에게 '시간 오라 추출기'라는 장치를 갖고 방사선을 뚫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조언한다.

하지만 이들의 구상은 생각처럼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자칫 더 큰 위혐에 빠질 순간 실비를 마주하기에 이른다. TVA 요원들이 실비 체포에 혈안이 된 것처럼 로키와 모비우스 또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찾기 위한 여정에 돌입한다. 이렇게 끝을 맺은 이야기는 1982년에 떨어진 실비를 앞세운 PPL 성격의 쿠키 영상을 보여주며 소소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새 인물, 새 이야기... 더욱 복잡해진 세계관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2 예고편
ⓒ 디즈니플러스
 
마블의 작품을 꾸준히 추격해온 마니아들에게 분명 <로키2>의 공개는 반가운 선물이다. 시즌1의 핵심 캐릭터 '계속 남아 있는 자'의 변종이 영화 <앤트맨: 퀀텀매니아>의 빌런 정복자 캉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후일 제작, 상영될 MCU 페이즈 6 <어벤져스: 캉 다이내스티>를 생각하면 <로키>시리즈는 MCU의 차기작들에게 자양분을 공급하는 뿌리나 다름 없는 존재임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키 호이 콴을 비롯한 새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게 될 <로키2>는 이와 같은 사실로 인해 놓치지 말아야 할 OTT 작품으로 손꼽을 만하다. 쉬지 않는 입담과 더불어 소소한 웃음을 안겨준 우로보로스는 일단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활약을 펼친다.

주인공 로키 역을 맡은 톰 히들스턴이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언장담한 것처럼 <로키2>는 더 방배하게 덩치를 키운 위험 속에 자리 잡은 환상적인 모험이 준비되어 있다. 시간선, 평행 세계, 타임 슬립 등 더욱 복잡해진 세계관을 녹여내기에 최적의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2 예고편
ⓒ 디즈니플러스
 
반면 그에 따른 부작용, 맹점도 함께 존재한다. 재방송처럼 늘 언급되듯이  MCU의 규모 또한 덩달아 커지게 되면서 마블 작품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로키2> 역시 마찬가지다. 시즌2만 하더라도 시즌1 시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화를 마주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매력있는 줄거리와 캐릭터가 확실하게 판을 만들어 놓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위험 또한 공존하고 있다. <로키2>로선 극중 위기 못잖은 외부적 위험 요소를 극복해야 할 이중의 과제를 부여 받고 새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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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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