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에이스' 임시현 일 냈다…안산 꺾고 37년만의 '양궁 3관왕'

피주영 2023. 10. 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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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임시현. 연합뉴스

'막내 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이 안산(광주여대)을 넘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을 차지했다.

임시현은 7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안산을 세트 점수 6-0(29-26 29-26 29-28)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안산은 2020 도쿄올림픽 3관왕이다. 아시안게임 양궁은 한 세트를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을 받는다. 세트 점수를 합산해 승자를 결정한다. 개인전은 3발 5세트, 단체전은 6발 4세트, 혼성전은 4발 4세트로 치러진다.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을 꺾은 20세 무서운 신예 임시현. 뉴스1

앞서 혼성 단체전(혼성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건 임시현은 이로써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에 등극했다. 37년 만의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이다. 앞서 1986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양창훈 현 여자 대표팀 감독이 전무후무한 4관왕에 등극했다. 당시엔 거리별로도 메달을 줘 양궁에 무려 12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여자부에서는 김진호와 박정아가 나란히 금메달 3개씩을 따낸 적 있다.

또 한국 선수로 9년 만에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안산은 여자 단체전 금메달과 여자 개인전 은메달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20세 임시현은 올해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월드컵 개인전에서 2차례 우승하고, 세계선수권에서는 혼성전 우승을 차지했다.

전 종목에서 입상한 이우석.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연합뉴스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부터 3회 연속으로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그러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중국에 금메달을 내주고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임시현은 1세트 29점을 쏘며 26점에 그친 안산의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부터 줄곧 리드를 지켰다.

이어진 리커브 남자 개인전 3위 결정전에서는 이우석이 일파트 압둘린(카자흐스탄)을 7-1(29-27 29-28 29-29 30-29)로 제압했다. 앞서 혼성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이우석은 이날 동메달을 추가하며 전 종목에서 입상하는 데 성공했다.

컴파운드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소채원. 뉴스1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컴파운드 양궁 여자 개인전에선 소채원이 은메달을 따냈다. 소채원은 결승전에서 인도의 조티 수레카 벤남에게 145-149로 졌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 혼성전 은메달을 일궜던 소채원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혼성전 은메달,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남자 개인전 3위 결정전에서는 양재원(상무)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양재원은 은메달 1개(남자 단체)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금메달 4개로 대회를 마쳤다. 리커브 대표팀이 금메달 4개(남자 단체·여자 개인·남자 단체·혼성전), 은메달 1개(여자 개인), 동메달 1개(남자 개인)를 땄다. 혼성전이 없던 시절 전 종목 석권을 이뤄냈던 2010년 도하 대회(금4) 이후 최고 성적이다.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5개 '싹쓸이'를 해내지는 못했으나, 내년 파리올림픽을 기대하게 했다. 양궁 리커브는 올림픽 종목이다.

"퍼펙트하다"는 칭찬을 받은 임시현. 연합뉴스

여자 리커브 양궁 대표팀의 양창훈 감독은 "리커브는 남자 개인전 3위가 조금 아쉽지만, 여자 단체전은 7연패를 했고 목표했던 3관왕도 달성했다. 잘했고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시현에 대해선 "양궁 3관왕이라는 것은 한 경기도 안 져야 가능한 거다. 시현이가 정말 '퍼펙트'했다"고 칭찬했다. 반면 소채원이 결승에서 지면서 컴파운드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노골드'로 마쳤다. 한국은 컴파운드 양궁에서 은메달 3개(남자 단체·여자 개인·혼성 단체)와 동메달 2개(남자 개인·여자 단체)에 그쳤다. 컴파운드는 아직 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한국은 리커브와 컴파운드를 합친 양궁 메달 순위에서는 컴파운드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한 인도(금메달 5개·은메달 2개·동메달 2개)에 이은 2위(금메달 4개·은메달 4개·동메달 3개)에 머물렀다. 한국이 양궁 메달 순위에서 다른 나라에 1위를 내준 건 1978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45년 만의 일이다. 인도양궁협회에 따르면 인도에는 양궁 등록 선수만 1만 명이다. 한국의 등록선수 2400여 명의 약 4배나 되는 숫자다. 두터운 선수층을 기반으로 우수한 선수 발굴 시스템을 가동한 성과가 이번 대회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항저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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