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가 문제였다"…'문지기 울린' 북한 감독의 책임 떠넘기기 [나승우의 항저우 나우]

나승우 기자 2023. 10.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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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일 북한 감독이 일본전 1-4 참패 후 4실점을 내준 골키퍼 김은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경기 후 리유일 감독은 "전체적인 경기력은 괜찮았다. 하지만 수비에서, 문지기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골키퍼의 부진한 경기력이 승패를 가른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꼬집었다.

리유일 감독 말대로 선발로 나선 김은희 골키퍼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그럼에도 리유일 감독은 4번째 골이 들어가자 김은희를 빼고 유송금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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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리유일 북한 감독이 일본전 1-4 참패 후 4실점을 내준 골키퍼 김은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무리하게 라인을 끌어올린 자신의 전략에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북한은 지난 6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황룽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전에서 1-4로 크게 졌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으나 후반 21분부터 27분까지 6분 동안 3골을 내준 끝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일본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일본은 2연패에 성공했다. 2010 광저우 대회까지 더하면 통산 3번째 우승이다. 북한은 2006 도하, 2014 인천 대회에서 우승한 전적이 있으나 이번엔 일본을 넘지 못했다.

경기 후 리유일 감독은 "전체적인 경기력은 괜찮았다. 하지만 수비에서, 문지기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골키퍼의 부진한 경기력이 승패를 가른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꼬집었다. 기자회견 내내 불만 섞인 심각한 표정을 짓곤 했다.

리유일 감독 말대로 선발로 나선 김은희 골키퍼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후반전 3골을 내주는 과정에서 골키퍼의 실수가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실수라고 할만한 건 일본의 3번째 득점 장면 때였을 뿐 다른 골 장면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든 걸 다 했다.

1-1이었던 후반 21분 2번째 실점을 내줄 때는 일본 오사와 하루카의 움직임이 좋았다. 다니카와 모모코가 올린 코너킥을 수비 시야 밖에서 공간을 찾아 들어간 오사와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박스 안에 있던 수비수들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절묘한 움직임이었다.

리드를 내준 후반 24분 3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조금 아쉬웠다. 다니카와가 박스 밖 오른쪽에서 수비 한 명을 제친 후 왼발로 감아때린 공을 김은희가 잡으려고 했으나 놓쳤고, 공은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가 그물을 출렁였다. 

4번째 실점 장면은 북한 수비가 완전히 뚫렸다. 득점을 위해 라인을 높게 올렸던 것이 화근이었다. 일대일 상황에서 골키퍼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김은희 골키퍼도 실점을 내줬다. 하지만 골키퍼가 문제였다기보다 라인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한 수비가 1차적 문제였다.

그럼에도 리유일 감독은 4번째 골이 들어가자 김은희를 빼고 유송금을 투입했다. 부상이 없는 상황에서 골키퍼를 경기 도중 교체하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명백한 질책성 교체였다. 4골을 막아내지 못한 김은희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김은희는 벤치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김은희는 이번 대회 5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4경기에서 1실점만 기록했다. 그것도 자책골이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같은 팀 수비수의 자책골을 내준 게 전부였을 정도로 뛰어난 선방 능력을 보여줬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패배를 선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떠넘긴 리유일 감독은 선수단 버스에 탑승하기 직전까지 코칭 스태프와 긴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 내용은 김은희 경기력에 대한 것이었다. 열심히 항변하는 코칭 스태프의 말을 뒷짐을 진 채로 듣고 있었다. 마치 자신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사진=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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