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운동가 모하마디, 노벨평화상 '옥중 수상'
[윤현 기자]
▲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하마디는 이란 당국의 여성 억압에 맞선 공로로 6일(현지시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 로이터=연합뉴스 |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각) 모하마디가 이란 여성에 대한 압제에 저항하고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기 위한 투쟁에 앞장섰다며 202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서 인권운동한 대가... 31년 징역과 154대 태형
베르트 레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 상은 무엇보다 이란에서 벌어지는 모든 운동의 중요한 업적에 대한 인정"이라며 "그 운동의 지도자가 모하마디라는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녀의 용감한 투쟁은 엄청난 개인적 희생이 뒤따랐다"라며 "이란 정권은 모하마디를 13차례 체포했고 5차례 유죄를 선고했으며, 형량은 총 31년의 징역형과 154대의 태형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모하마디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발표하는 이 순간에도 그녀는 감독에 있다"라며 "그녀가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석방하기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모하마디는 2003년 이란 여성 인권운동을 이끌던 시린 에바디(76)의 인권수호자 센터에 가입하면서 활동가로 나섰다. 에다비도 그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란의 여성 인권 탄압과 사형에 반대한 모하마디는 2011년 감옥에 있는 인권 활동가를 도운 혐의로 처음 체포된 것을 시작으로 투옥과 석방을 거듭했다. 현재는 지난 2021년 반정부 희생자를 추모하는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되면서 감옥에 수감 중이다.
모하마디는 감옥에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의문사하며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지자 감옥안에서 히잡을 태우며 동참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이란 정부에 여성의 히잡 착용 의무를 비판하는 서한을 보냈고, 여성 수감자에 대한 성폭력을 용인하는 당국의 위선을 규탄했다.
▲ 나르게스 모하다미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발표하는 노벨위원회 |
ⓒ 노벨위원회 |
AP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노벨평화상 수상이 발표된 후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 자유, 평등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나의 활동에 대해 국제적인 지지와 인정을 받은 덕분에 더 단호해지고, 책임감을 느끼면서 더 열정적이고 더 희망을 품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수상으로 인해 변화를 위한 이란인의 투쟁이 더 강해지고 조직화하길 바란다"라며 "우리의 승리가 눈앞"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란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의 용감한 어머니들과 함께 여성이 해방될 때까지 억압적인 이란 정부의 차별과 폭정, 탄압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모하다미의 남편 타기 라흐마니는 "이 상은 여성, 삶, 자유를 위해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주는 것"이라며 "그들의 목소리는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이 상은 그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더 큰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그네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모하마디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오늘 노벨위원회가 그녀에게 평화상을 준 것은 이란 당국에 평화적 비판가와 인권 운동가에 대한 탄압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며 모하마디의 석방을 호소했다.
노벨평화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수상자를 정하는 다른 노벨상과 달리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 5명이 선정한다. 1901년 시작되어 올해로 104번째이며, 이 가운데 여성 수상자는 모하마디를 비롯해 19명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 5명은 노르웨이 의회가 지명하며, 시상식도 스웨덴 스톡홀름이 아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 12월 10일에 맞춰 '노벨 주간'에 열리고,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5000만 원)가 수여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 대령 측 "군 검찰의 무리한 기소, 결국 국방부 발목 잡을 것"
- "이건 우리 보고 죽으란 얘기" 윤 정부 도서예산 칼질의 여파
- 윤 대통령, 교사 사망에 "더 인내했으면 제도 바뀌었을 것"
- 눈물의 집회... 분신 사망 택시기사 동료들 "미소 잃지 않던 사람"
- 육사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윤석열 정권의 진짜 의도
- '최원종에 법정최고형을' 탄원서에 붙인 딸의 어릴 적 사진
- [사진으로 보는 일주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메달
- "2015년 위험신호 간과한 결과" 교육혁신가의 진단
- 이재명도 지팡이 짚고 투표... 채 상병 특검법 패스트트랙 지정
- 7~18세 학생 연령대, 인플루엔자 유행 빠르게 확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