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재명의 영수회담 응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 [배종찬의 정치 빅데이터]

데스크 2023. 10.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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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영수회담’ 제안, 빅데이터 긍정 37.1%, 부정 45.3%
영수회담 필요성에 대한 여론, 중도층·MZ세대에서 높게 나타나
영수회담으로 윤석열 대통령 얻을 정치적 실익은 거의 없는 편
지난해 2월 25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주먹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 승부수를 던졌다.

24일 동안 이어졌던 단식과 그 이후 구속 영장 기각 이후 이 대표의 정치적 노림수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영수회담 제안의 배경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 어떤 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인 이 대표와 회동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내부 기류가 있었던 만큼, 대통령실의 이 같은 반응은 사실상 이 대표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지고 보면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던 당일 밤부터 회동을 요구했고,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제안 수용을 압박할 정도였다. 지금까지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총 8차례로 알려졌다.

매번 제안할 때마다 대통령실은 사실상 만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표가 끊임없이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를 범죄 피의자나 혐의자라 꺼리는 이유 외에 대통령 핵심 지지층은 영수회담으로 이 대표와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보더라도 부정적인 기류는 분명해 보인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가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2일까지 영수회담에 대한 감성 연관어와 긍·부정 비율을 도출해 보았다.

영수회담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기각’, ‘비판’, ‘재판’, ‘맞다’, ‘논의’, ‘멈추다’, ‘향하다’, ‘뜨다’, ‘수사’, ‘지적’, ‘탄핵’, ‘리스크’, ‘회복’, ‘해결’, ‘만들다’, ‘강조’ 등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을 보면 영수회담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반응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영수회담이 여야 소통의 차원보다 정치적인 제안 또는 힘겨루기처럼 인식되는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긍·부정 비율을 보게 되면 영수회담에 대한 긍정은 37.1%, 부정은 45.3%로 나타났다.

영수회담 제안으로 인해 이재명 대표는 정치적으로 얻을 이익이 많지만, 윤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 이 대표가 대통령과 만나는 영수회담을 줄기차게 주장하면 윤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 명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힘들어진다. 그렇게 되면 내년 총선에 중요한 유권자층인 중도층, 무당층, 수도권, MZ세대 여론을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된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해 8월 30~31일 실시한 조사(전국 1031명 무선 자동응답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3.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이 필요한지’ 물어보았다. 전체 결과로 ‘필요하다’라는 의견이 50.2%, ‘필요하지 않다’라는 응답이 37.3%로 나타났다. 대체로 국민의힘 지지층은 영수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 중 일부는 영수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나타났다.

20대(만 18세 이상)와 30대에서도 영수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았고 서울과 중도층에서도 영수회담 필요성이 더 높았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 지역은 영수회담에 대해 찬반이 팽팽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64.3%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민주당 지지층은 필요하다는 응답이 84.5%로 거의 10명 중 8명이 넘는 수준이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공정에 의뢰해서 지난 10월 2~3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0명 무선 자동응답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2.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표 중 누구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45.2%가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44.1%는 “국민의힘 당 대표”라고 응답했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 74.4%가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와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여론이다. 여야 소통의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영수회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여론이 있지만 좋은 게 좋다는 접근과 궤를 달리한다.

이재명 대표는 제안 자체만으로 얻는 정치적 이익이 많다.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명분을 부각할 수 있고 당 내부적으로 분열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가까이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부터 멀리는 총선에 이르기까지 전략적 가치를 발휘하는 정치적 효용성이 존재한다.

반면에 윤석열 대통령이 얻을 건 많지 않다. 윤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정치적인 실익은 거의 없다. 영수회담을 윤석열 대통령이 받지 않는 이유다.

글/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정치컨설턴트(mikeb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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