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이나 '제2의 베트남' 되기 전 中에 손 내밀 것"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제2의 베트남'으로 전락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결국 중국과 협력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악화일로의 미᛫중 관계가 바닥을 치고 다시금 회복세로 들어설 여러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변곡점일 수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
홍콩 시사 주간지 '아주주간(亞洲周刊)'은 지난 2일 발행한 최신호에서 우크라이나 패전 직전이란 상황이 닥치면 미국은 결국 헨리 키신저의 현실주의로 돌아가 중국에 손을 내밀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중국을 통해 러시아를 견제하고, 이로써 우크라이나가 유럽판 베트남으로 전락해 다시금 미국이 정치의 늪에 빠져 끝내 불명예 퇴장하는 일만큼은 피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피로감이 극에 달한 미국은 현재 출구 전략이 절실한데, 미국의 손실을 줄여줄 가장 유력한 카드는 결국 중국이라 본 것이다.
아주주간에 따르면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도 미᛫중 관계 변화의 큰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와 핵기술 공유가 가시화될 것이란 예측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미국과 한국은 물론 중국도 원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반도 내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기에 이제는 북᛫러 견제가 곧 워싱턴과 베이징의 공동 이익이 되는 것이다.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급격히 늘어난 중국의 대만 주변 군사행동도 미국 내 대중국 유화 제스처 요구가 나오게 된 배경으로 지목됐다. 아주주간은 대만 해협에서의 군사적 부담이 증가하자 미국 내부에서 '신중론'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대만 포기론'도 또 하나의 조짐으로 봤다. 최근 미국 싱크탱크에서 대만 독립을 위해 미᛫중이 격돌하는 전략을 두고 회의론을 내놓는 상황을 근거로 삼았다. 군사적으로 명확한 승산이 없는 데 반해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이유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은 이러한 우려에 무게를 더했고, 그 결과 미᛫중이 전쟁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련의 조짐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중 간 해빙 분위기는 얼마전부터 급물살을 탄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월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1년 만에 재회할 경우, 그간 얼어붙은 미᛫중 관계에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사공관숙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연구원 sakong.kwans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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