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vs 영어유치원…막 오른 강서구청장 보궐 '공약 대결'
김태우 "영어유치원 유치" vs 진교훈 "안전이 복지"
권수정·권혜인 “‘선구제 후회수’로 전세사기 피해 구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7일 오후 6시에 종료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선거인 만큼 '미니 총선'으로 불리면서 여야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가 모두 강서구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는 김포공항 인근 고도제한을 완화하겠다는 카드를 꺼내들며 표심을 공략 중이다. 하지만 교육과 안전·전세사기 등 다른 분야에서는 여야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진교훈·김태우, ‘숙원사업’ 고도제한 완화 공약 내세워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6일부터 7일까지 사전투표가 진행되며, 본 투표일은 11일이다. 선거에는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롯해 권수정(정의당)·권혜인(진보당)·김유리(녹색당)·고영일(자유통일당)·이명호(우리공화당) 등 총 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이 중 거대 양당 후보인 김태우·진교훈 후보 모두 한목소리로 김포공항 인근 고도제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강서구를 포함해 김포공항 인근에 자리한 자치구는 항공 주변 고도제한을 받는다. 강서구는 전체 면적의 97%가 고도제한 규제를 받고 있다. 특히 공항 반경 4km 지역은 아파트 13층(57.86m)을 넘는 높이의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규제를 받아왔다.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 기준에 따른 것으로 한국 정부의 임의 변경이 어려워 그간 강서구의 숙원 사업으로 꼽혔다.
김태우 후보는 고도제한을 완화해 구도심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방치됐던 빌라를 초고층 아파트로 주민에게 돌려드리겠다”라며 구도심 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가양택지(1만6537가구)와 등촌택지(1만2699가구)를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초고층 아파트를 올리고, 화곡본동과 화곡1·4동, 등촌동의 구도심은 ‘모아타운’으로 소규모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진교훈 후보는 '김포공항 보물단지 만들기'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구청장 직속인 ‘고도제한 완화·항공항적 검토 추진을 위한 민관 합동위원회’를 통해 고도제한 완화 기준을 만들고 국토교통부와 ICAO를 설득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공항 인근을 '미래항공전략산업단지'로 개발하고 공항에 문화·체육시설, 복합환승시설 등을 대폭 유치하겠다고 강조한다.
보수 성향 후보 “영어교육도시 만들겠다”…진교훈 “안전이 복지”
고도제한 완화와 달리 각 후보들은 교육·안전 분야에는 다른 공약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태우 후보는 ‘명품 교육도시 강서’를 5대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며 영어유치원 유치와 강남급 학원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를 유치하는 등 교육 관련 공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른 보수 성향 후보들도 영어 교육과 관련된 공약을 내걸었다. 고영일 자유통일당 후보는 ‘강서구 영어공용도시 조성’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포공항 부지 인근에 위치한 인서울27골프장을 외국어교육·문화특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폐교된 공진중학교 부지에다가 외국어 특구 문화체험장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합의한 이명호 우리공화당 후보도 '청소년 외국어체험센터 및 영어파크 공원'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외국어체험센터는 강서구 염창동 구청청사를 이전하고 비워진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어파크공원는 영어 대화만 가능한 시간대를 지정할 방침이다.
반면 경찰관 출신인 진교훈 후보는 안전 공약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먼저 구청장실에 디지털 안전 상황실을 설치해 재난안전컨트롤 기능을 강화하고,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와 원산지 점검을 강화한다. 또 산책로와 통학로·귀갓길에 치안 요소를 강화하고, 디지털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설치해 디지털범죄 피해자들의 일상 복귀를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나서야”…진보진영 ‘한 목소리’
진보진영에서는 전세사기 피해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진교훈 후보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와 긴급지원주택 입주자 이사비, 청년 월세 지원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30호 미만 소규모 건축물에 감정평가 등을 통한 적정가액을 마련하고 공시한다는 방안도 공약에 포함됐다.
권수정 정의당 후보는 '사각지대 없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깡통전세 피해자나 전세대책 특별법 미적용자에 대해서도 강서구에서 지원할 것을 약속한 것이다. 이에 더해 구청장 직할로 피해 지원 센터를 만들고 보증금채권을 공공매입하는 등 ‘선구제 후회수’를 강조했다.
권혜인 진보당 후보도 마찬가지로 제 1공약으로 사각지대 없는 피해자 구제를 내걸고 '선구제 후회수', 전세사기 피해자 전수조사 즉각 실시, 전세사기 SOS센터 설치 등을 약속했다.
한편 강서구는 전세사기 피해가 다른 자치구보다 크게 많이 나타난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 2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사건은 2700여건으로 강서구에서 약 3분의 1인 800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600건 이상이 화곡동에 집중됐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범죄증거 있으니 당장 연락바람"…대구 기초의원들 딥페이크 협박피해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