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방울에 실려온다…바다가 뱉는 미세플라스틱 年 10만톤
전 세계 육지에서 바다로 많은 양의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이 흘러들지만, 바다 역시 적지 않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을 대기 중으로 내뱉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과 코넬대학 연구팀은 최근 미 국립과학원회보 넥서스(PNAS Nexu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해양에서 대기로 배출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을 연간 2만~740만 톤 사이로 추정했다.
가장 나은 추정치로는 10만 톤 정도가 배출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바다가 대기 중에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의 중요한 배출원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매년 1900만~23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소개했다.
물방울이 미세플라스틱 운반
해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다시 대기로 배출되는 것은 '제트 방울'로 알려진 작은 물방울(비말, sea spray) 때문이다.
공기가 수면 아래로 파고들면서 파도가 부서질 때 바닷물 거품이 만들어지고, 이 거품이 터지면서 작은 물방울이 생겨난다.
이 작은 물방울은 미세플라스틱을 지닌 채 공중에 떠오르게 되고, 공기에서 수분이 증발하면 미세플라스틱만 남아 바람을 타고 떠다니게 된다.
연구팀은 기포에 의해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과정을 이론적인 수치로 계산했다.
바닷물의 특성, 기포의 크기와 상승 높이, 미세플라스틱의 크기와 농도 등의 변수에 따라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공기 중으로 이동하는지를 분석했다.
해수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변수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세플라스틱 농도에 따른 전 세계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대기 배출량을 추정했다.
그렇게 계산해서 나온 것이 연간 10만 톤이다.
연구팀은 아울러 바닷물의 작은 물방울이 지름 280㎛(0.28㎜)까지의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하는 데 효율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더 큰 것은 바다가 대기로 뱉어내기 어렵다.
해양에서 대기로 배출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을 추정하는 범위가 넓은 것은 해양 표면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크기 분포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 탓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구 전체의 플라스틱 순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양에서 대기로 배출되는 양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해양에서 대기로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각 지역(해역)의 바람과 바다 상태,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농도 등에 의해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바다에서 나와 장거리 이동
연구팀은 "납작한 형태의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기존 연구들에서 침강 속도를 과대평가했다"며 "새로 개발한 모델로 분석한 결과, 대기 중에 체류하는 시간이 4.5배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바람을 타고 더 멀리 이동하고, 훨씬 더 넓은 지역에 쌓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구형인지, 원통형인지, 납작한 것인지 등 미세플라스틱의 단면 형태와 밀도는 장거리 운송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주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길이는 부차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주변 난류의 세기나 방향도 영향을 준다.
구형보다는 길쭉한 섬유형 미세플라스틱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대기에서 장거리 이동하는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에서 온 것이 많고, 특히 납작한 것들은 해양에서 온 것이 지배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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