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 출동 경찰, 곧 태어날 아이 두고 세상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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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화재 현장을 조사하다 추락해 순직한 경찰관의 안타까운 사연에 동료 경찰관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현장의 동료 경찰관들의 추모 댓글과 함께 화재 현장 출동과 관련한 비판도 제기됐다.
또 다른 경찰관도 "우리 업무도 아닌 화재 현장에서 사우가 순직했다"며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라고 경찰학교에서 배웠는데, 대체 우리는 누구를 믿고 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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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 안전 대책 부족 비판도
추석 연휴 기간 화재 현장을 조사하다 추락해 순직한 경찰관의 안타까운 사연에 동료 경찰관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30대 중반의 순직 경찰관의 아내가 임신 중인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관들은 순직한 동료의 아내와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위해 모금 운동도 시작했다. 담당 업무가 아닌 ‘화재 현장’ 등에서 경찰관의 안전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부천 원미경찰서 원미지구대 소속 A경사(35)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원미산 팔각정 화재 현장을 조사하다가 추락해 이틀 뒤인 5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A경사는 정자 2층에서 2.5m 아래로 추락해 뇌사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팔각정은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2층 바닥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경사가 팔각정의 상태를 정확히 모른 채 화재 경위를 조사하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A경사의 순직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A경사를 위한 추모가 이어졌다. 특히 부천원미경찰서 직장협의회는 6일 경찰 내부망에 게시글을 올려 A경사를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직장협의회는 “고인은 2014년 경찰에 입문하여 나라와 이웃에 헌신했다”며 “지난 3일 추락해 병상에서 어려운 고난을 버티었으나 이를 이기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태아를 남긴 채 가족을 곁을 떠났다”고 남겼다. 그러면서 “고인의 젊은 영혼과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안을 드리며 홀로된 아내와 앞으로 태어날 첫 아기를 위해 모금을 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현장의 동료 경찰관들의 추모 댓글과 함께 화재 현장 출동과 관련한 비판도 제기됐다. 현장 경찰관들은 “화재 진압 완료 후 보고해도 늦지 않다”며 “제발 현장 상황에 대한 보고를 독촉하지 말아 달라”고 남겼다. 또 “현장 경찰관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진입하라는 지령이 없었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현장 경찰관들의 안타까운 반응이 이어졌다.
한 경찰관은 “동료가 하늘나라로 떠났다”며 “30대 중반의 나이에 임신 중인 아내를 두고 편히 눈도 감지 못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나도 먹먹해진다”고 남겼다. 그러면서 “화재 현장에 안전장비 하나 없는 경찰관들을 긴급출동시켜 안타까운 이들이 자꾸만 반복되는 이들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요”라고 적었다. 이 작성자는 “그저 같은 사람으로서 마음속으로나 애도 한번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경찰관도 “우리 업무도 아닌 화재 현장에서 사우가 순직했다”며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라고 경찰학교에서 배웠는데, 대체 우리는 누구를 믿고 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페이스북 ‘경찰인권센터’에도 익명의 추모 글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정말 착한 형이었다. 참 안타깝고 원통하다”며 “조문을 다녀왔는데 너무 마음이 무겁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린 화재 및 폭발에 우리 생명을 지킬 장비가 아무것도 없다”며 “화재 및 폭발 등 우리 본연의 업무가 아닌 일에 있어서 그 중심부에 들어가서 현장 및 원인확인 엄금한다는 지시를 공문으로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남겼다.
부천시 소사구 가톨릭대 성모병원에 차려진 A경사의 빈소에는 동료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도 6일 오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A경사의 영결식은 7일 오전 부천 원미서에서 경기남부경찰청 장(葬)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A경사는 1계급 특진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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