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여기서만 옷 사던데”…거래액 2000억 훌쩍 ‘이 회사’ [내일은 유니콘]
나이스클랍, 미니멈, 메트로시티, 발렌시아, 쉬즈미스….
4050 여성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이런 브랜드 1800여개를 한 곳에 모아두고 집중 마케팅했다. 그랬더니 창업 2년 3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2000억원을 넘겼다. 패션 플랫폼 ‘퀸잇’ 얘기다. 올해 7월 기준 앱 다운로드 수(누적)는 560만건,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 200만명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그러자 투자 혹한기라는데도 올해 340억원의 투자를 유치(시리즈B2)하기도 했다. 누적 투자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그는 “과거 성공했던 경험보다 실패하면서 ‘다시는 이렇게 안 할 거야’라고 다짐했던 것들을 마음에 품고 독하게 네 번째 창업에 임했다”며 “아직까지는 운좋게 흑자전환도 했고 500억원 이상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유지하면서 내실 있게 잘 키우고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최희민 라포랩스 대표와 일문일답.
Q. 최근 흑자전환했다는데 비결이 있다면.
2010년 서비스 출시 후 올해 3월 월단위 흑자전환했다. 흔히 말하는 비용 감축을 통한 흑자전환이 아니다. 거래액과 매출액을 늘리는 과정에서 달성한 것이라 더 의미 있다. 흑자전환한 3월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매출은 직전 월 대비 37% 증가, 비용은 11% 늘었다. 비결을 꼽아보자면 여러 가지지만 자체 개발한 추천 알고리즘 덕이 컸다. 4050 여성 고객의 구매 패턴을 계속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을 고도화했다. ‘봄이 됐을 때 이 고객은 이 브랜드의 원피스를 골랐고 비슷한 컬러 계열의 다른 브랜드 구두를 고르더라’는 식이다. 이런 패턴을 학습시켜 새 시즌에 추천하게 했더니 먹혔다. 현재 ‘AI(인공지능) 추천 시스템’을 통해 4050 고객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고 있다.
Q.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는데 투자자가 어떤 점에 주목하던가.
지난해 360억원 투자 유치를 한 이후 17개월 만에 또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이번 시리즈B2 투자는 지난해 2월 시리즈B 투자의 연장으로 알토스벤처스가 주도했다. 기존 투자자인 카카오벤처스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중장년층의 모바일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4050 시장을 긍정적으로 봐줬다. 4050 여성은 홈쇼핑에서만 약 20조원을 쓴다. 결코 작은 시장이 아니다. 게다가 객단가는 2030 쇼핑몰 대비 4배 이상(약 14만원)이다. 이 분야에서 ‘퀸잇’이 선두 주자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줬던 것 같다. 게다가 현금 유동성도 좋다. 이전 창업 시절 워낙 현금흐름이 어려웠던 때가 많아서 지금은 회사가 앞으로도 5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해가면서 경영하고 있다. 이런 점도 높게 평가해줬다.
기업은 언제나 수익으로 증명해야 한다. 현재 투자자 중에서 계획된 적자를 인정하고 기다려주는 곳도 물론 있다. 중요한 것은 창업자다. 그가 시장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회사를 키운 뒤 흑자를 낼지, 아니면 시작부터 단단하게 흑자 내며 키울지 정해야 한다. 퀸잇은 후자에 가깝다.
Q. 창업 후 결정적인 위기는 없었나. 어떻게 극복했나.
퀸잇도 물론 창업 초기 현금이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당시 끌림벤처스, 베이스인베스트와 같은 투자자가 빠르게 적시에 투자금을 조달해준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
Q. 자금 흐름 관련 추가 투자 유치, M&A, 상장 등 기업 성장 전략을 다양하게 고민해볼 수 있을 텐데 현재 가장 유의미하게 고려하고 있는 전략이 있다면.
최근 추가 투자 유치를 완료해서 현재 고려하고 있는 전략은 없다. 성장에 최우선 방점을 찍으려 한다. 하반기 마케팅 계획을 다들 축소한다고 한다. 이런 때 퀸잇은 역발상 전략으로 가려 한다. 배우 김희선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고 과감하게 TV CF까지 준비하고 있다.
Q. 향후 어떤 회사로 기억되게 하고 싶나.
4050대 중에 절반이 매달 옷을 사는 곳으로 기억됐으면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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