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투혼' 구본철, 주짓수 남자 77kg급 깜짝 금메달! [항저우AG]

조은혜 기자 2023. 10. 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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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주짓수 국가대표 구본철(26)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철은 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주짓수 남자 77kg급 결승에서 바레인의 압둘라 문파레디를 어드밴티지(4-1) 승으로 꺾고 우승했다.

큰 기합과 함께 경기를 시작한 구본철은 탑에서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그는 경기 종료 4분 31초를 남기고 어드밴티지 1점을 얻었고, 이어 날렵한 그라운드 기술로 어드밴티지 2점을 추가했다.

구본철은 경기 종료 4분 8초를 남기고 상대방의 거친 플레이로 코피가 났으나 지혈 후 다시 경기를 이어갔다. 두 선수는 힘 싸움을 펼쳤고, 경기 종료 2분 30초 전 페널티를 1개씩 주고받았다.

구본철은 계속 탑에서 공격을 주도했고, 압둘라는 가드 위주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구본철은 상대에게 어드밴티지 1점을 내줬으나 경기 종료 1분 37초 전 다시 어드밴티지를 얻으며 앞서갔다.

페널티 1개씩을 더 주고받은 두 선수는 경기 막판 치열한 플레이를 펼쳤다. 압둘라는 경기를 뒤집기 위해 온몸을 비틀며 구본철의 허점을 찾았으나 탑에서 버틴 구본철은 끝내 포인트를 내주지 않았다. 힘으로 압둘라를 제압한 구본철은 종료 버저가 울린 뒤 포효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주짓수는 정확한 동작으로 3초 동안 상대를 제압하면 포인트를 얻고, 해당 동작이 3초 미만으로 이뤄지거나 포인트에 가까운 동작이 이뤄지면 심판 판단에 따라 어드밴티지를 받는다. 이날 두 선수는 포인트를 얻지 못했지만, 구본철이 어드밴티지 점수에서 앞서며 승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주짓수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처음이다. 주짓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당시 한국은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5일 남자 69kg급에서 주성현(대한주짓수회)이 동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6일 여자 52kg급 박정혜(대한주짓수회)가 대표팀 동료 임언주(대한주짓수회)를 누르고 동메달을 따는 등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7일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성기라(대한주짓수회)가 여자 63kg급 2연패를 노린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구본철은 만 20세 때 취미 삼아 종합격투기(MMA)를 배우려고 동네 도장에 등록해 운동을 시작했다. 구본철은 "운동을 하다 보니 해당 도장이 MMA가 아닌 주짓수 전문 도장이란 것을 알게 됐다"라며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선택이 내게 천운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태권도 4단의 유단자인 구본철은 탄탄한 기본기와 노력으로 금세 국내 최고의 주짓수 선수로 발돋움했다. 구본철은 "운동 경력은 짧지만,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선 2, 3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매일 8시간 이상을 훈련했다"고 전했다. 

국내를 넘어 국제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구본철은 각종 이벤트 대회에서 주짓수의 본산인 브라질 간판급 선수들을 꺾기도 했다. 그리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유력한 메달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아시안겡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실력을 입증했다.

구본철은 "경기 전 '내가 과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고, 두려움도 느꼈다. 주변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결승 상대는 가드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인데, 탑에서 최대한 어드밴티지를 딴 뒤 버티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략이 잘 먹힌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본철은 이어 "특별히 고마운 사람이 있다"며 "주짓수를 처음 시작한 뒤 동생(구본환)을 스파링 상대 삼았는데, 그때 힘들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어 "동생도 주짓수를 배우다 현재 장교로 복무 중인데,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구본철은 "내년에 결혼하는데, 예비 신부가 이곳까지 와서 응원해줬다"라며 "멋진 결혼 선물을 준비한 것 같아 뜻깊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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