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은 계속돼야 할 주제"…'키리에의 노래' 이와이 슌지가 건네는 위로 [28th BIFF]

장수정 2023. 10. 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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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재난 직접 겪지 못했지만 깊은 감정 느껴…한국 관객들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키리에의 노래'가 '음악'으로 지진 피해자들을 위로한다.

6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상산업센터에서는 영화 '키리에의 노래'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와이 슌지 감독과 배우 아이나 디 엔드, 마츠무라 호쿠토, 히로세 스즈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키리에의 노래'는 노래로만 이야기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자신을 지워버린 친구 잇코(히로세 스즈),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마츠무라 호쿠토) 세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 '러브레터', '하나와 앨리스', '릴리슈슈의 모든 것' 등으로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덤을 보유 중인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공식 초청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키리에의 노래'는 청춘들의 이야기이자 동일본대지진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일로 가족을 잃은 소녀가 노래를 부를 때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키리에의 이야기가 중심 서사인 것. 이와이 슌지 감독은 "나고 자란 고향이 큰 피해를 입은 것에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지진 1년 후 '꽃이 핀다'를 작사했는데, 그 이후 꾸준히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진은 내게 가까운 소재였다"고 해당 소재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12년이 지난 지금이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했다. 지진을 테마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 지진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리고 지진으로 인한 개인 에피소드 사이의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고, 작은 피해를 입은 사람도, 또 그 자리에 있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지진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진과 쓰나미는 해결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함께해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키리에 역을 맡은 아이나 디 엔드는 밴드 Bish의 보컬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연기에 도전했다. 이번 영화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노래를 직접 제작하고, 부르며 완성도를 높이기도 했다.

아이나 디 엔드는 "6곡의 노래를 작곡하고 불렀다. 다른 일을 하며 작업을 했기 때문에 새벽에 연습을 했는데, 그래서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수건을 물고 했다. 키리에는 말을 못 하고 노래로 전달을 해야 했다. 비명처럼 목소리를 내야 그의 이야기가 전달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노래의 기술이 좋다, 멜로디가 아름답다는 평보다는 내면,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의 극치를 전달하려고 했다. 그런 마음으로 제작을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히며 "6곡 중 1곡은 감독님께서 작사를 해 주셨다. 모든 걸 내가 한 건 아니고 내 감정이 관객들에게 전달이 되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이 음악의 중요성에 대해 "일본에서는 3시간 영화로 상영을 한다. 그런데 나라마다 정서가 달라 2시간으로 줄여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힘들게 편집을 했었다. 우선 2시간짜리 영화에 1시간의 공연이 있다고 여겨주시면 될 것 같다. 3시간으로 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2시간으로 줄일 때 중요하게 여긴 건 음악이 중요했기에 음악을 편집하는 건 자제했다. 음악을 소중하게 다루면서 편집했다"고 말했다.

히로세 스즈 또한 잇코의 감정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외모가 화려하고, 또 늘 바뀐다. 하지만 그에 따라 내 연기나 해석이 바뀐 건 아니다. 화려한 모습은 가면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코스프레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지진이라는 소재가 한국 관객들에게는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작품 안에 담긴 감정과 메시지는 전달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히로세 스즈가 "나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라스트 레터'라는 영화에서 감정이 너무 올라와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장면이 있다. 감독님께서 그때 재난을 겪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는 재난을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많아진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지진 관련 씬을 직접 연기하진 않았지만 제가 느꼈던 감정을 바다 건너 한국 관객들도 느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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