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으뜸, 홈런까지 터졌다…김주원, 차세대 국대 유격수 자격 스스로 증명 [항저우 2022]
차승윤 2023. 10. 6. 17:40
"대만전에 선발로 또 출전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나갈 수 있다면 매 타석, 매 구 집중해 잘할 수 있게 노력해보겠다."
김주원(NC 다이노스)의 방망이가 다시 터졌다. 깔끔한 호수비 하이라이트 장면도 추가했다.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의 자격을 공·수에서 증명했다.
김주원은 6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국과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7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맹활약했다. 특히 0-0 상황이던 2회 초 그가 친 투런포가 팀의 선취점이 됐고, 기세를 탄 한국은 그대로 중국을 대파하며 승리를 챙겨갔다.
2회 초 첫 타석에 들어선 김주원은 중국 선발 투수 왕웨이이의 초구부터 공략했다. 잡아당겨 시원한 타구를 만들었다. 김주원 본인도 홈런을 직감한 듯 방망이를 던졌지만, 결과는 파울 폴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간 파울 홈런이었다.
파울 홈런 뒤 삼진은 법칙이라 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주원은 왕웨이이가 다시 던진 148㎞/h 강속구를 그대로 받아쳤고, 타구 각도는 다소 높았으나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주원은 "국제 대회에서 홈런을 쳐 기분 좋았다. 신기했다"고 웃으면서 "컨디션은 항상 최상이다. 안 좋아도 다시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단기전이기도 하고,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중요한 경기다. 나도 모르게 더 집중하게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비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3회 원태인이 2루수 앞으로 향하는 땅볼을 허용했다. 중전 안타에 가까운 빠르고 어려운 코스였지만, 김주원은 전력으로 타구를 쫓아 기어이 공을 건져냈다. 1루수 문보경에게 던지는 송구까지 완벽했다.
김주원은 "타구가 태인이 형 쪽으로 가자 마자 달렸다. 이곳 그라운드가 공이 잘 안 굴러가는 곳이었다"며 "최선을 다해 쫓아가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쫓아갔다. 운이 좋게 또 잘 됐던 것 같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프로 3년 차인 김주원은 아직 포스트시즌(PS) 경험이 없다. 올해 소속팀이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아시안게임에서 첫 큰 경기 경험을 쌓은 후 가을야구에 나가게 될 게 유력하다.
김주원은 "이런 큰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잘하려고 항상 노력하는 건 맞지만, 이번엔 운이 좋아 좋은 결과가 많이 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NC 형들에게 한 번씩 연락이 온다. 어제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김)형준 형이 (박)민우 형에게 영상 통화를 해 같이 들었다. 잘 하라고 해주시더라"고 전했다. 다만 김주원이 국가대표로 빠진 후 NC가 최근 부진에 빠진 것에 대해 묻자 그는 "(동료들이)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웃었다.
남은 건 대만전이다. 앞서 예선전에서 한국에 패전을 안겼던 상대다. 결승전에서 다시 만나는 대만을 꺾어야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김주원은 "선발로 또 나올진 모르겠지만, 또 나온다면 매 타석 매 구 집중해 잘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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