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머니가 그렇게 좋아?'…"2030 월드컵 6개국 개최, 사우디 위한 묘수" 비판 줄이어

이태승 기자 2023. 10.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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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2030 월드컵이 3대륙 6개국 개최로 굳어지는 가운데, 해당 결정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6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저명 축구 인사를 모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당 인터뷰에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다가 은퇴한 골키퍼 샤카 히즐롭, 리버풀의 전 수비수 스티브 니콜, 미국 MLS에서 리그컵 3회 우승을 기록한 베네수엘라 전 공격수 알레한드로 모레노가 참여했다.


인터뷰 패널들은 FIFA의 2030 월드컵 유치 방안에 큰 반기를 들었다.

히즐롭은 "왜 굳이 6개국으로 개최하는가"라며 비판을 시작했다. 이어 "2030 월드컵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게 유치권을 넘기고 2034 월드컵에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에 유치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FIFA는 지난 5일 2030 월드컵을 기존 개최국이던 스페인, 포르투갈(이상 유럽), 모로코 (아프리카)와 더불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이상 남미)에게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유는 1930 우루과이 월드컵의 100주년 기념이었다. FIFA는 2030 월드컵 개막전을 남미의 세 국가에서 치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분산 개최다. 히즐롭은 "월드컵 몇 경기만 줄 바엔 차라리 다 넘겨야지"라며 FIFA 행정에 분노를 표시했다.


모레노 또한 히즐롭 의견에 동감했다. 모레노는 "남미 사람들은 월드컵이 어디서 열리던 다 따라간다"고 운을 뗀 후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칠레 축구 팬들에게 3시간 넘게 둘러싸였던 적이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 팬들도 다 마찬가지다. 남미 사람들은 대표팀에 대한 애정이 많아 어디에서 경기가 있던 따라다닌다"고 전했다.

FIFA의 해당 결정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음모론이 떠돌고 있다.

그 중 가장 설득력있는 주장은 2034 월드컵 유치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치 제안을 건넸는데, 이게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근시일 내에 중동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치하길 원하기 때문에 FIFA 입장에서는 '오일 머니'가 탐나 2030 월드컵에 6개국 개최라는 희대의 결정을 내렸다는 판단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어슬레틱'은 6일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 월드컵 단독 개최를 열망한다"고 전하며 해당 주장에 불을 지폈다.

매체에 따르면 "월드컵은 대륙별로 돌아가며 개최하는 것이 암묵적인데 유럽과 남미가 2030 월드컵을 공동개최했기 때문에 사우디가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2022 월드컵은 카타르에서 열렸기 때문에 같은 아시아에 묶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개최하기 껄끄러운 상황이었지만, 유럽과 남미에서 한번에 개최하는 결정이 나면서 유치에 걸림돌이 없어진 셈이다. 사우디는 FIFA의 2030 월드컵 개최 발표 직후 2034 월드컵 유치를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영국 공영 방송 BBC는 "사우디아라비아의 2034 월드컵 유치로 인해 '스포츠워싱'이 우려된다"며 지난 5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만약 스포츠워싱이 사우디 GDP(국내총생산량)를 1%라도 늘려준다면, 난 (스포츠워싱을) 단행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외부 비판에도 아랑곳 없이 스포츠 지출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BBC 설명에 따르면 스포츠워싱은 국제 규모의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서 주로 국내 스캔들을 덮고 국가의 명성을 드높이려는 행위를 가리킨다. 사우디 왕실은 자국 반체제 인사인 자말 가슈끄지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될 때 배후 세력으로 강력한 의심을 받고 있다. 사우디 왕실이 이런 인권 문제를 스포츠로 덮으려 한다는 뜻이다.


외교 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워싱 문제를 부각시키는 보도를 통해 "사우디가 인권문제를 덮기 위해 스포츠워싱을 지속하고 있지만, 뜻대로 되진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서는 "사우디가 축구 리그 및 스포츠에 어마어마한 액수를 투자할 때 마다 인권문제가 계속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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