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아, 기회가 왔다” 北코치가 한국 선수에 전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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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부문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수현이 북한 대표팀 코치의 응원을 받았다는 일화가 공개됐다.
김수현은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역도 76㎏급 경기에서 인상 105㎏, 용상 138㎏을 들어올려 합계 243㎏으로 최종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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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왔으니 정신 차리고 하라”
北코치, 림정심 닮았다며 ‘금심이’라 불러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부문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수현이 북한 대표팀 코치의 응원을 받았다는 일화가 공개됐다. 북한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 선수단과 접촉을 최소화하며 날을 세웠지만, 북한 대표팀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석권한 여자 역도 76㎏급 경기에서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김수현은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역도 76㎏급 경기에서 인상 105㎏, 용상 138㎏을 들어올려 합계 243㎏으로 최종 3위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열린 진주아시아선수권에서 합계 243㎏(인상 109㎏·용상 134㎏)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이번 대회에서 김수현의 입상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역도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고 있는 북한 선수가 두 명이나 출전했다. 전통의 강호 중국 역시 버티고 있었다.
이날 중국의 랴오구이팡(113㎏)과 북한의 송국향, 정춘희(이상 117㎏)는 인상에서 김수현(105㎏)을 뛰어넘는 무게를 들어올리며 차례로 메달권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중국 랴오구이팡이 인상 도중 부상으로 중도 기권하면서 김수현에게 기회가 왔다. 힘을 낸 김수현은 용상에서 138㎏을 들어 올리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수현은 용상 시도 전 경기장 뒤편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김수현은 “중국 선수가 갑자기 기권하면서 용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북한 선생님(김춘희 코치)이 오셔서 ‘수현아, 너한테 지금 기회가 온 거다’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 말을 한 김춘희 코치는 북한 역도 영웅이자 세계 기록을 보유한 림정심을 지도했다. 김수현은 “(김춘희) 선생님이 제가 (림)정심 언니랑 닮았다고 평소에 ‘금심이’라고 부른다”면서 “용상 전에도 몰래 와서 ‘너 잘 될 것 같으니 정신 바짝 차려’라고 하셨다. 한국과 북한 두 선생님이 얘기를 해주시니까 정신무장이 됐고 힘이 났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김수현은 “여러 번 입상에 실패했지만 더 이상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 웃으면서 즐겁게 하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화 나있고 슬퍼하는 모습보다 안 돼도 끝까지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의 위로와 응원 속에 힘든 과정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특히 하늘에 계신 김경식 감독님께서도 이제는 한을 푸셨으면 좋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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