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증시의 승자…‘공포지수’ ETF 폭등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3. 10. 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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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악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의 공포 심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를 반영한 ETF도 강세를 보인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3일(현지 시간) VIX는 전날보다 2.17 포인트(12.3%) 오른 19.78을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장중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20선을 돌파하는 등 6개월 만의 최고치를 넘어섰다.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4.81%까지 올라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포 심리가 확산하면서 VIX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강세다. 미국 상장 ETF인 ‘2X 롱 VIX 퓨처스(티커명 UVIX)’는 지난 10월 3일(현지 시간) 4.17달러에 거래를 마쳐 이날 하루에만 18% 올랐다. 10월 4일과 5일에도 장중 4달러를 웃도는 흐름을 이어갔다. 이 상품은 VIX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1.5배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즈 울트라 VIX 숏텀 퓨처스(UVXY)’도 10월 3일 하루에만 14%가량 올랐다.

이들 두 ETF는 지난 9월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 뒤 최근까지 30~40%가량 올랐다. 이외 국내 증시에 상장된 VIX 추종 상장지수증권(ETN) 5종(인버스 제외)도 최근 6~9% 가량 올랐다.

VIX는 미국의 대표 주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옵션 변동성을 기초로 한다. 투자자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흔히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린다. 통상 20 미만이면 시장이 안정적인 것으로, 그 이상이면 불안 심리가 커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VIX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박소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으로 8월부터 10월까지 VIX가 우상향하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올해 역시 11월 FOMC가 예정돼 있고 11월 중순까지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남아 있어 계절성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VIX는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VIX 투자 ETF는 매도 금액의 10%를 원천징수하는 공개거래파트너십(PTP) 과세 대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ETF 총보수 역시 1% 안팎으로 높다. 김해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VIX ETF는 시장 급락이 예상될 때 제한적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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