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욕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흔들리는 솔로들의 고백
[이준목 기자]
최종선택을 불과 하루 앞두고도 청춘 남녀들의 마음은 여전히 갈대같이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 10월 5일 방송된 ENA와 SBS Plus의 스핀오프 연애 예능 <나는 솔로, 사랑은 계속된다> 29회에서는, 한 달간의 현실 데이트 기간을 마치고 두 번째 '솔로민박'에 돌아온 솔로들의 최종선택을 앞두고 '혼돈의 밤'이 펼쳐졌다.
여자들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저녁 데이트에서 9기 현숙과 13기 옥순은 1기 정식을, 3기 정숙은 2기 종수를 각각 선택했다. 9기 현숙은 정식과의 데이트 당시 '비싼 음식값' 관련 문자의 의미를 두고 마음이 상해있던 상태였다.
9기 현숙은 그래도 한번 더 대화를 나눠보기 위하여 정식을 선택했지만, 하필 남자들의 선택인 줄 알았던 정식의 착각으로 9기 현숙의 부름을 듣고도 나가지 않으면서 오해가 더 깊어졌다. 결국 제작진의 투입으로 상황이 정리되면서 정식과 9기 현숙-옥순의 2대 1 데이트가 성사됐다.
데이트에서 대화를 나누며 9기 현숙은 정식이 자신보다 옥순과 사적으로 더 많은 만남을 가졌고 다양한 정보까지 공유한 사실을 알게되어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최종선택을 앞두고 "마음정리가 됐냐"는 9기 현숙의 질문에, 정식이 "솔직히 나는 둘 다 좋거든"이라고 대답하자 두 여자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졌다.
9기 현숙은 "국자로 때려도 되나"며 분노했다. 옥순도 데이트 직전 정식과의 대화에서 "옥순이 1순위다. 다대일 데이트가 되면 노선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이야기했던 사실을 떠올리며 정식의 애매모호해진 태도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식의 자책골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정식이 "혼동이 오는 거다. 이게 여사친 느낌인지, 친구 느낌인지"리고 발언하자 두 여자의 얼굴은 더욱 냉랭해졌다. 옥순은 "언제까지 그런 느낌을 갖고 있을 건데?"라고 쏘아붙였고, 9기 현숙도 "혀가 길다. 정식아"라며 일침을 날렸다.
당황한 정식은 "옥순과는 종수가 엮어있으니까"라고 변명하자 9기 현숙은 "난 너 때문에 왔는데, 그럼 난 뭐야?"라고 몰아붙였고, 말문이 막힌 정식은 헛웃음만 지으며 물만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미 쌓인 게 많았던 9기 현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순간적으로 욱했다. 정식님 한 명 보러 인천에서부터 200Km를 왔는데, '여사친'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너무 열받더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옥순 역시 "정식도 '간잽이'네. 얘도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혹평을 내렸다.
한편 옥순은 종수와 정식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옥순은 당초 종수가 우선순위였으나 솔로민박으로 함께 차를 타고오면서 정숙과 종수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고 호감도가 내려간 상태였다. 숙소에서 옥순은 정식과 1대 1 대화를 나누며 약간 오해를 풀기는 했지만 여전히 "최종선택에서 정식을 선택할지는 100% 확신이 없다"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엔 정식과 9기 현숙이 일대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9기 현숙은 마침내 정식에게 마음에 담아뒀던 월미도 데이트 직후 문자 사건을 꺼냈다.
9기 현숙은 "나랑 데이트하는 동안에도 가격을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으니까, 그 이야기를 듣고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옥순 언니한테는 그런 적이 없었다고 하더라. 앞으로는 데이트를 할 때마다 메뉴 가격을 먼저 보게 될 것 같다"며 서운함을 털어놨다. 그제서야 9기 현숙의 마음을 알게된 정식은 "사적으로 만나면 더 괜찮게 다른 걸 먹자라는 뉘앙스였다. 그렇게 생각하게 해서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이어 9기 현숙은 "너한테 나는 무엇인지"라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당황한 정식은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답변 좀 미뤄도 될까"라고 제안했고, 9기 현숙은 쿨하게 수용했다. 9기 현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마음이 없었다면 그냥 털어냈을 텐데 안 털어지더라. 계속 닦달해서 내가 원하는 답을 이끌어내고 싶고, 잡지도 못하고 놓지도 못하는 거다. 이유는 좋으니까 그런 것 같다"며 정식을 향한 애틋한 본심을 드러냈다.
한편 유일하게 1대 1 데이트에 나선 정숙과 종수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기지 않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정숙은 "4차원스러운 면이 잘 통한다고 느꼈다. 이 사람은 나의 엉뚱한 면을 잘 공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끌렸다. 같이 사귀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사실상 이미 저의 최종 선택은 결정된 것 같다"며 종수에 대한 마음이 확고해진듯한 모습을 보였다.
13기 현숙과 11기 영철-9기 영식은 삼자대면 데이트에 나섰다. 13기 현숙과 영식은 커플룩까지 착용하고 함께 동승하여 솔로민박에 나타날 때만 해도 부쩍 가까워진 모습으로 사실상 최종커플이 확정된 듯한 분위기를 풍겼으나, '솔로나라 포식자' 영철과의 재회로 판도가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영철은 현숙-영식과 술자리에서 "오늘은 괴도 루팡이 되어 그녀의 마음을 훔치겠다"고 농담섞인 도발을 날렸다. 영철과 현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자, 내심 초조해하던 영식은 마음이 상하여 그만 과음을 하고 말았다.
2대 1 데이트를 마친 세 사람은 이어 현숙이 영철과 1차로 노래방, 영식과 2차로 스파에서 각각 1대 1데이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숙은 영철과 '흥보가 기가막혀' '사랑했잖아' 등 애창곡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하는 동안 잠시 숙소로 돌아가 기다리기로 했던 영식은 만취하여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노래방 데이트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서 "내일 영식을 선택할 거냐"는 영철의 질문에 13기 현숙은 "모르겠다"고 애매한 답을 남겼다. 영철이 "(두 사람을) 응원하겠다"고 마음을 정리한 듯한 기색을 내비치자 현숙은 "후회나 하지마"라고 투덜대듯 쏘아붙였다.
13기 현숙은 "나 같은 사람 찾기 어렵다. 누가 오빠한테 이렇게 하겠어. 지금까지 모든 여자들이 다 굽신굽신 비위맞추고, 맞지? 근데 자기 성엔 안차고. 이 '똘끼'는 아무고 모르고"라며 속사포처럼 마음속의 말들을 쏟아냈다. 영철은 그저 웃기만 했다. 이에 지켜보던 MC들은 "현숙이 아쉬워서 계속 여지를 주는 것"이라고 심리를 분석했다.
영철은 "이번 데이트가 마지막이겠네. 충분했다. 나는 여사친같은 건 없다"며 앞으로 13기 현숙과의 관계에 분명히 선을 그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당황한 13기 현숙은 "앞으로 나와 연락 안 할 거냐. 만약에 내가 영식이랑 잘되면 허락받고 보면 되지"라며 미련을 보였다. 하지만 영철은 "그건 좀 아니다. 오늘이 마지막으로 해야지, 앞으로 다같이 보면 그때 보겠지"라며 여전히 단호한 반응을 보였다.
급기야 MC 경리는 "진짜 눈물이 나려고 그런다. 영철이 발을 빼는데도 현숙이 아쉬워서 자꾸 붙잡는다. 그냥 지금 헤어져라"라며 안타까워했다. 데프콘은 "바깥에서 보면 저건 '바람'이지만 '나솔'에서는 아니다"라며 솔로나라라는 특수한 환경에 놓인 솔로들의 입장을 변호했다.
13기 현숙은 "사실 영철 오빠가 한번쯤은 나 만나러 올려나 싶었다. 그런데 안 오더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영철이 "나를 기다렸다고?"라고 묻자 13기 현숙은 "그럼 왜 안기다리는데, 오빠 성격을 아니까 '안 오나?'라고 묻지는 않았다. 내가 오빠한테 할 수 있는 최선은 기다리는 거였다"라며 미처 말하지 못한 솔직한 마음을 다 털어놓았다.
13기 현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데이트가 너무 좋았다. 차라리 안좋았다면 빨리 마음을 정리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영철에 대한 저의 '소유욕'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13기 현숙은 "사실 기간이 짧았다면, 계속 영철로 갈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람과 연애하면 잘 맞지 않을 거라는 걸 너무 잘 아는데도 '이 남자 내가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못 놓겠더라"고 털어놓으며 "그런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면서 객관적인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더라. 이렇게 정리가 되는 게 저로서는 새로운 발전이었다"며 영철과의 시간을 돌아봤다.
9기 현숙은 여성 중 혼자 2대1 데이트를 하고 돌아온 13기 현숙에게 부러움 섞인 질투를 드러내며 "VIP(13기 현숙)랑은 상대하지 않을 거다. 난 무수리이고 불가촉천민이니까"라고 특유의 자학개그를 날리며 폭소를 자아냈다. 하지만 13기 현숙은 만취해버린 영식이 컨디션 난조에 빠지며 2차 스파 데이트가 무산되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데프콘은 "영철과 현숙이 정리되었으니 이제 데이트만 잘하면 되는데, 하필 이때 영식이 술병이 나버렸다"며 공교로운 타이밍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영식은 빨리 술을 깨기 위하여 잠시 밖으로 나왔다. 13기 현숙은 걱정이 되어 영식을 따라나섰다. 편의점에 앉은 영식은, 들어가서 쉬라는 13기 현숙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있으면 술이 깰 거라면서 고집을 피웠다. 영식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이 안좋은 상황에서 술을 빨리 마시다보니 취했다. 그때 마음이 너무 아프니까 감정에 취하고 술에 취했다"고 털어놨다.
고집부리는 영식을 두고 홀로 숙소로 향했던 13기 현숙은, 금세 자신을 찾는 영식의 전화에 한숨을 쉬며 다시 돌아왔다. 두 사람은 도돌이표같은 대화가 이어지면서 서로 감정이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정색한 13기 현숙은 "영식 오빠니까 내 한계치를 넘어서 여기 있는 거다"라고 경고했다. 13기 현숙의 말에 마음이 상한 영식도 "너라서 여기까지 버티면서 술깨려고 하는 거다"라며 서운함을 털어놨다.영식과 13기 현숙은 서로 자기의 마음을 몰라주는 데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식은 "술을 빨리 깨서 내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해주고 싶었는데, 현숙이 술에 취했다며 대화를 단절해버렸다. 그게 너무 답답하고 속상했다"고 고백했다. 반면 13기 현숙은 "술에 취한 사람 받아주는 거 굉장히 싫어한다. 예전 연애에서도 많이 해봤기에 짜증이 났다"며 예민해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한편으로 13기 현숙은 "그래도 '제 사람'이니까"라며 화를 내고 서운하게 하면서도 술취한 영식을 끝까지 받아주고 챙겨준 이유를 밝혔다.
영식과 13기 현숙은 숙소로 들어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지만 몇 분도 되지 않아 다시 밖으로 나온 영식이 13기 현숙의 방문을 두드리며 대화를 신청했다. 13기 현숙은 문을 열어주지 않고 "주무세요"라고 날카롭게 답하며 대화를 거부했다. 13기 현숙은 "솔직히 지금은 꼴도 보기 싫다"며 영식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다음날 아침 최종선택을 앞두고 나홀로 폭풍 눈물을 쏟아내고 있는 영식의 모습을 예고하며 커플들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또한 <나솔사계>는 차기 에피소드에서는 나솔 역대 기수 출연자들과 만나고 싶은 신청자들과의 새로운 소개팅을 예고하며 스핀오프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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