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효과… 이름도 몰랐던 욘 포세 소설·희곡 판매 급증
지난 5일 저녁 2023년 노벨문학상이 발표되자마자 수상자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책 판매량이 급증했다. ‘노벨상 효과’가 시작된 것이다.
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전날 소설 판매량 일일 집계에서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문학동네)은 3위, ‘3부작’(새움)은 8위에 올랐다. 이전까지는 한 번도 판매량 순위에 오른 적이 없는 책들이다.
알라딘은 자사 판매량 분석 결과,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하루도 안 지나 욘 포세의 책이 연간 판매량보다 10배 이상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특히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 ‘3부작’ ‘보트하우스’와 어린이책 ‘오누이’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욘 포세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와 ‘이름/기타맨’, 소설 ‘저 사람은 알레스’를 출간한 지식을만드는지식(지만지) 출판사는 6일 하루에만 욘 포세 책 주문량이 1000권에 이른다고 말했다.
욘 포세의 책들은 전 세계 40여개 언어로 번역됐다. 국내에 출간된 욘 포세의 책은 총 8종이다. 이중 국내 독자들의 관심이 우선 쏠리고 있는 책은 ‘아침 그리고 저녁’과 ‘3부작’이다.
‘아침 그리고 저녁’은 2000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인간 존재의 반복되는 서사, 생의 시작과 끝을 독특한 문체에 압축적으로 담아냈다는 평이다. 저자는 고독하고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한 평범한 어부가 태어나고 또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2014년 발표한 ‘3부작’은 작가가 7년에 걸쳐 쓴 ‘잠 못 드는 사람들’(2007), ‘올라브의 꿈’(2012), ‘해질 무렵’(2014) 세 편의 중편 연작소설을 묶어낸 책으로 2015년 북유럽 문학의 최고 영예인 북유럽 이사회 문학상을 수상했다.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과 그들 사이에 태어난 한 아이의 이야기를 특유의 시적이고 섬세한 문장으로 그려냈다. 이 작품으로 욘 포세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불리게 된다.
‘보트하우스’(새움)는 1989년 발표된 초기작으로 이름 없는 화자인 ‘나’와 그의 어린 시절 친했던 친구인 크누텐, 그리고 크누텐의 아내 세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관능적인 은유와 미스터리한 서사로 묘사한다. 이 소설은 1997년 노르웨이에서 단편 영화로도 제작됐다.
욘 포세는 희곡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공연되는 극작가다. 그는 30년간 희곡 작품을 써왔으며 같은 노르웨이 극작가인 헨리크 입센의 뒤를 잇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 국내에는 ‘가을날의 꿈 외’와 ‘이름/기타맨’, 두 권이 번역돼 있다.
‘가을날의 꿈 외’는 2000년 북유럽연극상을 수상한 ‘어느 여름날’, 포세의 극작 특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가을날의 꿈’, 낯선 두 남녀의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을 담담하게 그려낸 ‘겨울’, 세 편의 희곡을 묶은 책이다. ‘이름/기타맨’에 수록된 희곡 ‘이름’과 ‘기타맨’은 반복과 압축, 생략 등을 특징으로 하는 포세의 전형적인 글쓰기 방식을 보여준다.
욘 포세는 소설과 희곡 외에도 시, 에세이, 아동문학, 번역서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글을 생산해왔다. 국내에는 그의 동화책 ‘오누이’(아이들판)가 번역돼 있다. 노르웨이와 독일에서 최고의 어린이 문학상을 수상한 시와 같은 그림동화책이다.
욘 포세의 새 책도 나온다. 민음사는 1995년과 1996년에 각각 한 권씩 출간된 ‘멜링콜리아’ 1권과 2권의 합본판 ‘멜랑콜리아 I-II’를 오는 20일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욘 포세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노르웨이 문학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순뫼레 문학상과 노르웨이어를 빛낸 가치 있는 작품에 수여하는 멜솜 문학상을 함께 수상했다. 실존했던 노르웨의 출신의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비극적 일생을 다른 소설인데, 통상적인 전기적 구성을 배반하고 간결하고 음악적인 언어,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불투명한 서사를 보여준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이유, 살해 협박에 경찰까지 출동…“강력 처벌 촉구”
- 日서 韓외교차량 ‘불법선팅’ 망신…“번호판 떼버릴수도”
- 내년부터 부부 함께 육아휴직 시 최대 월 900만원 받는다
- ‘女손잡고 담배 무단투기’ 영상 확산…최현욱 “경솔했다”
- 끝까지 베푼 ‘소록도 천사’…故마가렛 간호사 시신 기증
- 김행, 청문회 도중 박차고 나갔다…야당 “‘행’방불명”
- “경애하는 원수님 덕” 근엄한 北선수 웃게한 김수현 말
- 부산 찾은 ‘영원한 따거’ “영화 없이 주윤발도 없어…나이듦 두렵지 않아”
- “감독님이 대견스러워할 것”…‘양궁銅’ 오유현 울린 말
- 세리머니하다 金 놓친 정철원 “진심으로 후회…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