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부활 신호탄 될까…삼성, AI 성능 높인 모바일칩 공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 개최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2400' 공개
CPU 1.7배, AI 14.7배 성능 향상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반도체 행사를 열고 최신 그래픽 및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품은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을 선보였다. 이 AP는 내년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엑시노스 제품군을 확대하며 모바일 AP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자리 잡은 미주총괄(DSA)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을 개최했다. 삼성 테크 데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하는 연례행사다. 이번에는 시스템LSI사업부(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소개하고 업계 최신 기술을 논의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회사는 이날 미국 AMD의 최신 아키텍처(RDNA3)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엑스클립스 940을 품은 차세대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400을 처음 공개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프로세서다. 이 제품은 전작인 엑시노스 2200과 비교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인공지능(AI) 성능은 14.7배 높다. 향상된 레이 트레이싱(물체에 투과, 굴절, 반사되는 빛 추적해 사물을 실감 나게 표현하는 기술)과 글로벌 일루미네이션(표면에 반사되는 빛을 고려해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그래픽 기법) 등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를 위한 첨단 그래픽 기술을 품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엑시노스 2400을 레퍼런스 기기에 탑재, 향후 스마트폰에 적용될 생성형 AI 기술(문자를 이미지로 변환)을 선보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2400을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에 해왔던 전략처럼 퀄컴 AP(스냅드래곤8 3세대 예상)와 엑시노스 2400을 지역과 기종별로 나눠 탑재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전망까지 나온 상태다.

엑시노스 2400이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4 시리즈에 포함될 경우 제품 생산은 연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 제품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4㎚ 공정 수율을 최근 75%까지 끌어올렸다는 증권가 전망도 있어 높아진 제조 기술력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400을 통해 모바일 AP 업계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분기 모바일 AP 시장 출하량 추정치를 발표하며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 등 주요 업체들이 모두 작년 동기보다 출하량이 줄어든 데 반해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증가(17%)했다고 밝혔다. 내년에 갤럭시S24 시리즈에 제품이 탑재되면 출하량은 더 오를 전망이다.

회사는 또 엑시노스 2400과 같은 플래그십(고급형) 모델뿐 아니라 보급형 모델까지 엑시노스 제품군을 확대하겠단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4월 출시한 엑시노스 1280이 갤럭시A53과 A33, M33 등에 탑재됐다"며 "특히 갤럭시 A53은 작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