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 3연임 '빨간불'…당국 반대 속 곳곳 '암초'
대구은행 사법 리스크도 부담
당국 '셀프 연임' 가능성 차단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김태오 현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당국이 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실한 내부통제로 사법 리스크까지 불거지는 등 걸림돌이 산적해 있다. 올해 들어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김 회장이 용퇴를 결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달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첫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내부 규정에 따라 김 회장의 임기 만료 6개월 전에 진행됐다. 회추위는 앞으로 ▲내·외부 후보군 확정 ▲롱리스트(Long-List) 선정 ▲숏리스트(Short-List) 선정 ▲숏리스트 평가 프로그램(1개월 과정) 실시 ▲최종 후보자 추천 등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금융권의 관심사는 단연 김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DG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시켰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은 총자산 기준 전체 59개 증권사 중 13위로 우수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지주 실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김 회장이 지주의 이익 안정성과 재무적 유연성을 제고했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김 회장은 금융권 최초로 최고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에도 앞장섰다. DGB금융은 이 프로그램을 해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부터는 그룹의 모든 계열사로 확대·시행했다.
이처럼 탁월한 경영 성과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이 용퇴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주의 핵심 계열사 DGB대구은행에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와 금융당국의 연임 반대 기조 등 연임에 우호적이지 못한 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앞서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1000여개의 불법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지난 8월 적발됐다. 대구은행은 지난 2021년부터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증권사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그런데 대구은행 직원 수십명이 평가 실적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고객 문서를 무단 조작해 계좌를 만든 것이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의 연내 시중은행 전환도 난관에 부딪혔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7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발표하면서 금융당국의 '은행권 경쟁 촉진화 방안'에 보조를 맞췄다. 김 회장이 시중은행 전환을 매듭짓겠다는 구실로 연임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왔지만, 대구은행의 내부통제 허점이 드러나면서 시중은행 인가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도 금융당국이 지주 회장의 연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올해 들어 ▲NH농협금융(이석준) ▲신한금융(진옥동) ▲우리금융(임종룡) ▲BNK금융(빈대인) 등에서 모두 회장을 새로운 인물로 선출했다. KB금융의 윤종규 현 회장도 3연임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차기 회장으로는 양종희 부회장이 선출된 상태다.
DGB금융의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서 나이 상한을 만 67세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김 회장은 만 68세로 연임을 위해선 이를 수정해야 한다. 김 회장이 '셀프 연임'을 위해 내부 규범을 손볼 것인지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감독당국은 이 같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일 진행된 한 협약식에서 "회추위가 열린 이후 현재 회장의 연임을 가능하게 바꾼다는 것은 룰(규칙)을 중간에 깨고 시작하는 것"이라며 "DGB금융은 지방금융지주 중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해온 만큼 (혹시나 규범 개정에 나선다면) 연령이 많은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임 반대 의사를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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