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랑' 된 후보... "짐 쌌으면 그만 둬야"

박소희 2023. 10.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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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퇴장 후폭풍 계속... 야당, 후보자 사퇴뿐 아니라 윤 대통령·한동훈 책임론 집중공세

[박소희 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설과 코인 투자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사상 초유의 '인사청문회 퇴장'으로 '김행랑(김행+줄행랑), 김행방불명(김행+행방불명)'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야당은 결국 부적격 인사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과 검증에 소홀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이 크다고 직격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행 후보자가 청문회장을 이탈해 사라지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며 "제가 (12년) 의정활동하며 이런 일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자 본인도 떳떳하게 청문회에 임할 수 없는 인사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검증 실패를 사과하고 부적격 인사를 철회하라는 국민과 야당의 요구에 귀닫고 오히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강행 수순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청문위원 질의에 '그럼 고발하세요'라는 안하무인의 장관 후보자, 기네스북에나 오를 후보자의 오만불손한 청문회 퇴장"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정말 겁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매국노 이완용 옹호 논란·군사쿠데타 찬양 논란 신원식, 국회 모욕·블랙리스트 논란 유인촌, 청문회 줄행랑 김행. 국회를 36계 도망쳤으니 다시 국회는 못 오시겠다"며 "윤 대통령은 '부적격 3인방'을 감싸고 끝내 임명할 기세다. 행복 끝 불행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김 후보자가 청문회 당시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진을 제시하며 "짐싸고 가는 이 사람, 이제 청문회 안 하겠다는 거죠? 그럼 장관도 그만 두겠다는 것 아닌가. 즉각 사퇴해야 맞고, 대통령은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행어가 나왔다. 김행 이름을 따서 김행의 줄행랑, 김행랑. 김행방불명"이라며 "이제 대통령은 이런 사람들 정리해달라. 부적격 1위가 신원식 후보자였는데 김행랑으로 바뀌었지만 세 명 후보 모두 부적격이다"라고 평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으로 청문회에 직접 참여했던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헌정 사상 초유의 인사청문회 줄행랑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자는)'백지신탁 의무가 있던 딸이 몇 주를 갖고 있었냐'는 저의 간단한 질문에조차 답변하지 못한 채 갑자기 폭주하며 줄행랑을 쳤다"며 "'여가부 도망2'다. 김현숙 장관의 잼버리 도망 파행에 이어 후보자마저 불성실하게 자료제출도 안 하고 답변도 거부하더니 결국 도망치며 인사청문회를 파행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헌정 사상 초유... "검증 맡은 한동훈, 해명해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서은숙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진짜 리스크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스크"라며 "최근엔 인사 리스크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동훈 장관은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두는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결과는 자신이 책임질 것이라고 큰소리쳤지만, 수많은 인사 참사에도 불구하고 전혀 책임지지 않았다"며 "급기야 후보자가 행방불명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두 분(윤 대통령과 한 장관) 앞에 놓인 인사 리스크와 국정 리스크를 걱정하길 바란다"고 했다.

정의당도 한동훈 장관의 인사검증 책임을 따졌다.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행 후보자가 어제 인사청문회 도중 도망가는 드라마틱한 광경이 국민들에게 생중계로 방영됐다"며 "한동훈 장관은 책임있게 해명해야 한다. 청문회 도중 도망 우려는 검증대상이 아니었을지 몰라도 주식 파킹, 위키트리 경영 문제 등 비리 백화점이나 다를 바 없는 의혹은 검증했을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또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 업무 편람과 인사에 대한 기본 지침을 공개하기 바란다고 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김행 후보자는 청문회로 복귀해 자료를 제출할 의사가 없다면 차라리 엑시트, 사퇴하시라"고도 주문했다. 그는 "비리 보따리를 숨긴 채 도망가는 인사를 장관으로 기용할 수는 없는 일일 뿐더러 어제 도망으로 '싸우는 국무위원'을 주문한 윤석열 대통령 기준에도 자격미달"이라며 "도망가는 장관도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과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으로 족하다. 국민을 위해 엑시트하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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