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형 핵 미사일 시험 성공"…핵실험 재개 가능성

이지은 2023. 10. 6.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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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신형 핵추진 대륙 간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닉 시험에 성공했다며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이날 스푸트니크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 참석해 부레베스트닉 전략 순항미사일 최종 시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일 위성사진을 근거로 러시아가 북극 미사일 기지에서 부레베스니크 핵미사일을 시험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국정연설에서 핵 장착이 가능한 부레 베스트별명 미사일을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보장할 신무기"라며 지구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또 다른 차세대 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 시스템도 거의 완성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핵실험을 재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론적으로 핵실험금지조약 비준을 철회하는 게 가능하다"며 1990년 이후 시행하지 않은 핵폭발 관련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가 실험 재개 여부를 선언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원칙적으로는 미국이 조약에 서명은 하고 비준하지 않은 것과 똑같이 행동하는 게 가능하다"며 비준 취소는 국가두마(하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1996년 유엔 총회에서 결의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대해 1996년 서명 이후 비준은 하지 않았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러시아의 독트린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일축하면서 "오늘날 그 어떤 것도 러시아의 존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정신이라면 누구도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가 감지되는 순간 우리는 해상이든 지상이든 미사일 수백발을 날려 적이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소위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 반대로 우리는 그것을 끝내려고 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서방의 패권주의 때문이라는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빼앗을 필요는 없다면서 "이번 분쟁은 제국주의나 영토 문제가 아니라 세계 질서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지나치게 '오만하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식민주의적 사고로 세계를 대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2014년 쿠데타를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위기를 촉발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과거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었으나 서방이 무시했다면서 "서방은 항상 적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방국가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되기 때문에 항상 반대해왔지만,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황과 관련해서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에 나선 이후 9만명 이상의 병력을 잃었으며,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외부의 도움 없이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별군사작전 종료 시점에 대한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영토가 아닌 우리 국민의 안전에 관한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중국과의 협력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노력은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서방이 나토를 러시아와 중국 국경으로 확장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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