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희곡 종횡무진…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 노벨문학상 수상자 됐다
2023년 노벨문학상의 영예가 세계적인 극작가·소설가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에게 돌아갔다. 세계적 소설·극작가로 명성이 높은 그는 노벨상 시즌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다. 올해 역시 노벨상 후보를 예측하는 영국의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에서 배당률 순위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중국 여성 작가 찬쉐였다.
포세는 1959년 노르웨이의 해안도시 헤우게순에서 태어나 하르당게르표르에서 성장했다. 대학에서 비교문예학을 전공했고, 이후에는 문예창작을 가르치면서 작품활동을 병행했다. 데뷔작은 소설이었다. 1983년 장편소설 '레드, 블랙'으로 데뷔한 후 1989년 소설 '보트 창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병 수집가' ▲'납 그리고 물' ▲'멜랑콜리 I, II' ▲'저 사람은 알레스' ▲중편소설 3부작인 '잠 못 드는 사람들', '올라브의 꿈', '해질 무렵'을 출간하며 독자들에게 각인됐다.
데뷔 10여년 뒤인 1994년에는 첫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를 발표했다. 생활고를 겪던 차에 희곡 집필 의뢰를 받은 것이 전환점이 됐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런 종류의 작품(희곡)을 시도해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내 작가 인생에서 가장 큰 놀라운 경험이 됐다"며 "이런 종류의 글쓰기가 나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고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이름', '누군가 올 거야', '밤은 노래한다', '기타맨',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나는 바람이다' 등의 희곡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극작가로 주목받았다. 특히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누군가 온다'는 2000년부터 독일에서 지속적으로 공연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2년 독일의 권위 있는 연극 전문지 '테아터 호이테'는 욘 포세를 올해의 외국인 작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의 희곡은 전 세계에서 900회 이상 공연됐다. 이는 근대극의 확립자로 손꼽히는 헨리크 입센(1828~1906)을 뒤따르는 최다 기록이다.
국내에서는 그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연극 ▲'가을날의 꿈'(송선호 연출, 2006) ▲'겨울'(김영환 연출, 2006) ▲'이름'(윤광진 연출, 2007), ▲'기타맨'(박정희 연출, 2010) ▲'어느 여름날'(윤혜진 연출, 2013) 등이 초연된 바 있다.
세계적인 명성만큼 많은 상을 받았다. 1998년과 2003년 노르웨이어로 쓰인 최고의 문학작품에 주어지는 뉘노르스크 문학상, 1999년 스웨덴 한림원이 스웨덴과 노르웨이 소설에 수여하는 도블로우그상, 2003년 노르웨이 예술위원회 명예상, 2005년 노르웨이 최고의 문학상인 브라게상 명예상, 2007년 스웨덴 한림원 북유럽 문학상, 2010년 국제 입센상, 2015년 북유럽이사회 문학상을 받았다. 아울러 2003년 프랑스 공로 훈장을, 2005년 노르웨이 국왕이 내리는 세인트 올라브 노르웨이 훈장을 수훈했다.
국내에 번역출간된 포세의 작품으로는 ▲'아침 그리고 저녁'(문학동네)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지만지드라마) ▲3부작 중편 연작소설 '잠 못 드는 사람들'(새움)·'올라브의 꿈'(새움)·'해질 무렵'(새움) ▲'보트하우스'(새움) 등이 있다. 실존했던 노르웨의 출신의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비극적 일생을 소설적으로 조형해 낸 작품 '멜랑콜리아 I-II'는 오는 20일 민음사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앞서 한림원은 선정 이유와 관련해 "(포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말로 표현했다"며 "그의 노르웨이 배경의 특성을 예술적 기교와 섞었으며, 인간의 불안과 양가성을 본질에서부터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에 포세는 "나는 압도됐고 다소 겁이 난다"며 "이 상은 다른 무엇보다도 다른 고려 없이 문학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문학에 주어진 상이라고 본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포세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한화 약 13억5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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