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강호동·신동엽, 유튜브로 가는 국민MC들..K예능 중심축 변화②

김지혜 2023. 10.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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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유재석, 강호동

국민MC라 불리는 유재석과 강호동, 그리고 신동엽이 유튜브 세상에 뛰어들었다. 국민MC들이 앞다퉈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면서 K예능 중심축이 또 한 번 이동하고 있다. 

유재석은 지난해 11월 데뷔 이후 첫 유튜브 채널 ‘뜬뜬’의 콘텐츠 ‘핑계고’를 개설했다. ‘핑계고’ 주 콘텐츠는 유재석과 친분이 두터운 게스트들이 출연해 수다를 떨고 진솔한 이야기도 나누는 것. 모든 회차가 100만 조회수를 넘기고 있으며, 최고 조회수 영상은 868만 뷰를 기록할 만큼 인기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강심장리그’, ‘아는 형님’, ‘형제라면’, ‘나는 몸신이다’ 시리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강호동도 지난해 12월 소속사 SM C&C채널에서 자체 콘텐츠 ‘강호동네방네’를 개설했다. 여행과 먹방이 주된 콘텐츠로 평균 조회수 70만 회를 넘기고 있다. 

19금 토크의 대가 신동엽도 지난 8월부터 ‘짠한형 신동엽’이라는 채널을 개설하며 유튜브에 진출했다. ‘동물농장’, ‘실화탐사대’, ‘놀라운 토요일’, ‘미운 우리 새끼’ 등에서 활동 중이던 신동엽은 ‘짠한형 신동엽’에서 게스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19금 토크부터 어디서도 말하지 않은 속내까지 털어놓아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채널이 공개된 지 약 10일 만에 구독자 30만 명을 돌파했으며, 한달여만에 60만명에 이르고 있다.
‘유재석 → 신동엽’ 유튜브로 가는 MC들... 방송산업 변화 신호탄

특유의 화끈한 입담으로 사랑받았던 탁재훈도 유튜브 채널 ‘노빠꾸 탁재훈’으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구독자 132만 명을 보유한 ‘노빠꾸 탁재훈’은 탁재훈과 개그맨 신규진이 수사관으로 분해 게스트를 수사하는 탐문수사 콘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개코미디가 사라지면서 유튜브로 떠난 코미디언들이 ‘흔한남매’, ‘숏박스’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김종국이 헬스라는 전문성을 살려 ‘짐종국’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제는 K팝 스타들도 음악방송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보다는 유튜브를 바탕으로 한 ‘자컨’(자체 콘텐츠)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유재석 강호동 등 국민MC들까지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건, 2015년 이들이 지상파에서 처음으로 종편 등 케이블로 활동영역을 넓혔던 때와 닮아 눈길을 끈다. 유재석과 강호동 등은 1995년 케이블 채널이 개국한 뒤에도 10년 동안 지상파를 고집했다. 2011년 종편이 출범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야말로 지상파의 자존심 같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케이블 개국 꼭 20년만인 2015년 유재석은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에, 강호동은 JTBC ‘아는형님’에 출연하면서 케이블 프로그램 출연을 본격화했다. 두 사람의 케이블행은 지상파가 중심이었던 방송의 축이 케이블로 옮겨지는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이후 유재석은 2018년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또 하나의 대표 프로그램을 tvN에서 시작했으며, 강호동은 나영석PD와 tvN ‘신서유기’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두 사람의 케이블행과 함께 종편을 포함한 케이블의 전성기도 본격화됐다. 

그렇기에 유재석 강호동, 그리고 신동엽으로 이어진 국민MC들의 유튜브행은 플랫폼의 축이 이동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사진= 유튜브 ‘뜬뜬’ 캡처

구독자 50만 명을 보유 중인 한 유튜버 크리에이터는 “유재석 씨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헉’했다. 이젠 ‘유느님도 유튜브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저는 구독자 50만 명을 만들 때까지 약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연예인들은 채널만 만들었다 하면 기본 50만 명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눈여겨 볼 지점은 유재석과 강호동, 신동엽이 유튜브행은 연예계 지형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유재석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한 안테나에 합류하면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강호동의 자체 콘텐츠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도 하고 있는 SM C&C 채널에 게재되며 신동엽은 쿠팡플레이로 적을 옮기면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이들 모두 방송사가 아닌 자체 스튜디오 개념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콘텐츠 제작 방식도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유튜브 환경도 초창기 1인 미디어 개념의 크리에이터 시대에서 연예인 스튜디오 시대로 변하고 있다. 숏폼 소비가 늘어난 것도 짧은 시간에 눈길을 끌기 용이한 연예인들이 1인 크리에이터보다 유리하다.

이처럼 유튜브로 스타들이 진출하면서 유튜브 콘텐츠 전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김헌식 문화 평론가는 “실력 있는 스타들 입장에서는 자기의 재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유튜브 웹예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앞으로 유튜브 내 콘텐츠 전쟁은 더욱 심화되고 진입장벽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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