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가문의 영광6’ 윤현민 “故 김주혁 같은 배우 되고 싶다”

박로사 2023. 10. 6.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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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태원엔터테인먼트, NEW 제공

“대본을 봤을 때 감독님한테 만화 같은 대본이라고 말씀드렸어요. 연기하기엔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 대본이지만 만화라고 생각하면 가볍게 볼 수 있거든요. 연기도 만화처럼 잘 계산해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촬영 전에 감독님께 말씀드렸죠.”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이하  ‘가문의 영광6’)로 데뷔 13년 만에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배우 윤현민은 “관객들도 만화를 보듯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가문의 영광6’는 전편인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이후 11년 만에 돌아온 작품. 

이 영화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박대서(윤현민)와 가문의 막내딸 장진경(유라)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다. 윤현민이 연기한 박대서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 진경과 엮이며 강제로 장씨 가문의 예비 사위가 되는 캐릭터다. 윤현민은 완벽해 보이지만 허술한 매력이 있는 대서를 개성 넘치는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사진=NEW 제공


윤현민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촬영 현장이 진짜 행복했다. 화기애애한 현장이 만들어졌다면 이 작품은 성공하지 않았을까 한다”며 “현장에서의 즐거움 때문인지 마지막 촬영 때 펑펑 울었다. 감독님한테 이런 현장이면 2년 동안 쉬지 않고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을 정도”라고 촬영 당시를 돌아봤다.

윤현민은 극중 장씨 가문의 막내딸 진경 역을 맡은 유라와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윤현민은 유라에 대해 “우여곡절이 많은 상태에서 유라가 캐스팅됐다. 나도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데 그 친구도 그래서 말 놓는 게 쉽지 않더라. 난 친해지면 재밌게 해주는 편인데 첫 촬영 날까지 말을 못 놨다”고 말했다.

이어 유라가 많은 부담감 속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며 “감독님이 다시 찍기를 원하셨던 씬이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마음이 상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웃으면서 찍으니 사람이 커 보이더라. 그런 부분에서 좋은 배우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윤현민의 만족도와 달리 ‘가문의 영광6’의 흥행은 기대에 못미쳤다. 윤현민은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 (반응을) 꼼꼼히 찾아봤다. 쓰라려서 한의원도 많이 갔다”며 “그런 반응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쓰라린 충고도 겸허히 받는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윤현민은 또 “내 역량의 문제이지 않을까 자책도 했다”며 “끝난 건 아니니까 끝까지 해보자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전국 극장에서 영화를 내리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보자고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사진=(주)태원엔터테인먼트, NEW 제공

윤현민은 배우가 되기 전 야구 선수로 활약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둔 후 ‘김종욱 찾기’라는 연극을 보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을 가졌다. 그는 “사실 야구를 그만두고 공연을 시작했을 때부터 영화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영화라는 게 쉽게 잡히지 않더라. 신인 때 수많은 오디션을 봤는데 다 안 됐다. 드라마를 통해 이름을 알리면 많이 찾아주지 않을까 해서 드라마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제의가 왔을 때 너무 기쁜 마음으로 했다. 시사회 때 감독님이 캐스팅 1안이 아니었다고 장난스럽게 말한 걸 보고 동료들이 기분 안 나빴느냐고 많이 물어봤다. 주인공은 어차피 나고, 기회가 온 거라 상관이 없었다”며 웃었다.

사진=NEW 제공
윤현민은 롤모델로 선배 고(故) 김주혁을 언급했다. 윤현민은 “한국의 휴 그랜트라고 하면 김주혁 형 말고는 없다고 생각한다. 첫 현장인 영화 ‘투혼’에서 형이 주인공이었는데 좋은 말씀 해주셨던 게 마음에 남는다. 대학로에서 공연하는데 와서 봐주시고 술 못하시는데 콜라를 마시면서까지 제게 술을 사주셨다. 형이 ‘넌 나중에 주인공이 될 거야’, ‘주인공이 됐을 때 이렇게 행동해’ 등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때 형한테 반해서 형 같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윤현민은 앞으로의 계획도 공개했다. 지난해 부친상 비보를 전했던 그는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현민은 “아버지가 떠나시고 개인적인 인생관이 달라졌다. 예전엔 로맨틱 코미디 하나 했으면 다른 장르가 올 때까지 기다렸는데 지금은 들어오면 무조건 하려고 한다. 깨지더라도 경험이 남지 않나. 올해부턴 정신없이 달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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