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우유·맥주값… 요동치는 외식물가

문수정 2023. 10. 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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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

지난 8월 결정된 원유(原乳) 기본가격 상승에 연동해 우유 가격 인상이 이달부터 적용되면서다.

우유와 맥주는 외식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가 상승세가 도미노를 타게 될 우려가 나온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유업계의 원재료 비용이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유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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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부담 억누르다 한계 봉착
관련 외식업계 비용 부담 이어져
소비자물가 도미노 상승 가능성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 대형마트 우유 코너에서 쇼핑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윤웅 기자


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 상반기부터 정부 주도로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억제해 왔지만 다시 인상 분위기가 꿈틀댄다. 지난 8월 결정된 원유(原乳) 기본가격 상승에 연동해 우유 가격 인상이 이달부터 적용되면서다. 상반기에 묶어뒀던 맥주 가격도 오른다. 우유와 맥주는 외식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가 상승세가 도미노를 타게 될 우려가 나온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카스, 한맥 등 오비맥주 주요 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이 오는 11일부터 평균 6.9% 오른다. 오비맥주는 소비자 물가 부담을 고려해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제품은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환율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고, 국제 유가 또한 급등해 물류비 상승 부담이 크다”며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우유 가격 상승은 예고된 상황이었다. 지난 8월 낙농진흥회가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88원 올리기로 확정하면서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유업계의 원재료 비용이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유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수순이다.

우유가격 인상 시점을 평상시보다 늦추고 가격 인상 폭도 원가상승률 대비 낮게 조정했지만 인상 자체를 피할 수는 없었다. 흰우유는 ℓ당 3000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1일부터 ‘나100%우유’ 1ℓ 출고가를 대형마트 기준 3% 인상했다. 대형마트에서는 2900원대, 편의점에서는 3200원 정도로 가격이 조정됐다. 매일유업은 흰우유 4~6%, 가공유 5~6%, 발효유와 치즈는 6~9% 가격을 올렸다. 매일유업은 편의점 판매가 인상은 다음 달 1일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남양유업도 이달부터 ‘맛있는우유GT’(900㎖) 출고가를 4.6% 올린다. 흰우유 외 가공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 가격도 평균 7% 인상한다. 빙그레는 6일부터 바나나맛우유, 굿모닝우유 등의 가격을 올린다. 바나나맛우유는 편의점 기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 오른다.

문제는 이다음이다. 우윳값과 맥줏값 인상은 외식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흰우유를 재료로 쓰는 카페, 제과제빵업, 맥주를 판매하는 식당 등 외식업계에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유업체들이 우유 가격을 약 10% 올린 뒤 빵 가격은 6% 이상, 아이스크림 가격은 20% 이상 뛰었다.

이미 외식물가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며 오르는 추세다. 지난 8월 기준 27개월째 이런 기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외식 품목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0으로 지난해 8월보다 5.3% 올랐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4%)보다 1.8% 포인트 높은 수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최근 국제유가나 환율 움직임이 심상찮다”며 “원재료 부담을 억누르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 분위기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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