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으로 성경을 풀다
성경은 작은 글자로 된 말씀, 자연은 큰 글자 성경이란 말이 있다. 성경 속 아름답고 극적인 구원의 역사를 아는 것만큼이나 하나님이 창조한 예술 작품과도 같은 자연 세계를 통해 질서와 조화의 섭리를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성경이 증거하는 하나님을 잘 알기 위해 신학이 필요하듯, 자연이 증거하는 하나님을 깨닫기 위해 과학 역시 필요하다.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우는 동시에 신앙을 포기하는 경우가 여전한 이 시대에 수학자, 생물학자, 과학자 출신 목회자의 목소리는 더욱 소중하다. 수학으로 과학으로 주님을 만나는 경험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대한 수학적 확신’(쿰란)은 서진택 부산 동서대 International College 교수의 글이다. 경북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 ‘컴퓨터 바둑’으로 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박사과정에서 DNA 유사성 알고리즘 연구를 했고 2000년엔 게임회사 KOG의 창업에 참여해 온라인게임 엘소드(Elsword) 등을 개발했다. 2015년 게임회사를 떠나 2016년부터 동서대에서 외국인 유학생에게 게임 개발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조부는 출옥 성도 출신으로 7년 넘게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옥중에서 해방을 맞이한 서정환 목사다.
책의 부제는 ‘수학의 언어로 진리를 탐구하다’이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사칙연산과 교집합 공집합의 집합 개념, 이차방정식 정도의 기본 공식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출발해 함수, 벡터, 로그함수, 삼각함수, 행렬, 오일러 공식, 미분과 적분을 거쳐 변환으로 나아간 뒤 마침내 시간의 상대성,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변환으로 이끈다.
시간 축을 앞뒤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간에 대한 직관’을 수학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성경에서 말하는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되고 운명이 미리 정해져 있으면서도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서 교수는 “게임 개발에 필요한 수학과 인공지능을 다루면서, 수학이 성경에서 모순이라고 느꼈던 많은 개념을 변증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630쪽 넘는 책이지만 게임과 수학에 관심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우주에 변환돼 나타나는 설계의 그림자를 인정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된다.
‘생물학자의 신앙고백’(선율)은 기초과학연구원에 재직 중인 김영웅 박사의 저술이다. 김 박사는 포항공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인디애나대 의학대학원, 캘리포니아 시티오브호프의 연구원을 거쳤다. 앞서 선율 출판사에서 ‘과학자의 신앙공부’ ‘닮은 듯 다른 우리’를 펴낸 바 있다.
이번 책은 생물학자의 눈으로 본 인간 몸의 발생 과정과 그리스도인의 눈으로 본 신앙의 발생과정을 대비시키며 얻게 된 성찰과 묵상을 담아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수정이란 사건을 통해 이전에 없던 새롭고 고유한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걸 보며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며 영적인 새 생명의 탄생으로 나아가는 길을 떠올린다. 20년째 연구실에서 분자 세포 생물학 및 생화학 방법론을 통해 골수 안 미세 환경의 정체를 연구하는 그는 “실험실에서 생명의 신비를 연구하며 하나님을 더 깊고 강렬하게 만났다”고 고백한다. 생명의 신비를 공부할수록 창조의 손길을 더 깊게 발견한다는 의미다.
‘큐티한 과학’(생명의말씀사)은 임준섭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블루진한인교회 목사의 글이다. 서울대 생명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유학 중에 부르심을 받고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과학 하는 목사님’으로서 다음세대에게 하루 5분 큐티로 은혜받고 과학 지식도 얻어보자고 말한다. 성경 속 과학의 원리를 통해 발견하는 나를 위한 주님의 사랑을 깨닫도록 돕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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