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야' 판빙빙·이주영, 국경 초월한 워맨스 [28th BIFF]
판빙빙과 이주영이 국적을 뛰어넘어 '녹야' 안에서 하나가 됐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는 한슈아이 감독,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한 가운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녹야' 기자회견이 열렸다.
'녹야'는 인천항 여객터미널 검색대에서 근무하며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던 이방인 진샤(판빙빙 분) 앞에 자유로워 보이는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슈아이 감독은 "전 감성적인 사람이다. 갑자기 제 머리에 스치는 화면으로 영화를 구상하는데 이번엔 두 명의 여자가 나타나고 그중 한 명이 녹색 머리를 한 여자였다. 이들이 달리는 모습이 떠오르면서 '녹야'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한슈아이 감독은 "'야구소녀'를 보고 이주영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젊고 어린 배우가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데 안에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 특히 웃는 모습이 귀여워서 좋았다. 귀엽고 잘 웃는 여자아이에게 다른 면을 꺼내보고 싶었다. 판빙빙은 외향적이고 강인한 역할을 많이 해왔다. 내면으로 말려들어가는 역할이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줬다. 나는 이 두 배우에게도 '녹야'가 가장 큰 도전이자 결실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캐스팅 한 이유를 말했다.
판빙빙은 초록머리 여자와 함께 모험에 뛰어드는 진샤 역을 맡았다. 판빙빙은 "두 명의 여자가 나오는 영화인데 이미지나 기질적으로 다르다. 진샤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얌전한, 마음 속에 숨겨진 스토리가 많은 여성이다"라고 소개한 뒤 "어느 날 갑자기 녹색머리를 한 여성에게 이끌리게 된 이후 며칠 동안 일어나는 감정 변화가 매력적인 스토리였다"라고 '녹야'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판빙빙은 지난 2018년 약 44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탈루했다는 소식과 함께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실종설, 구금설, 정치인 스캔들 연루설, 사망설까지 나돌았다. 판빙빙은 중국 세무국에 1509억 원을 납부한 뒤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 '355'로 복귀했다.
판빙빙은 "배우는 때로 시간을 갖고 자신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7~8편 영화 찍었으면 몇 년 정도는 휴식할 시간도 필요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스토리나 사람도 만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인간의 생명 주기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스토리나 삶의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콘텐츠를 더 쌓아가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라며 "스스로를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공백기 동안 영화를 많이 봤고, 영화인들과 교류하며 영화 수업도 많이 들었다. 시간에 쫓겨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했다. 인생 경험을 축적하는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주영은 마약 밀매상 화교 동의 애인이자 운반책인 초록머리 여자를 연기했다. 이주영은 "영제가 '그린 나이트'다. 영화에서 초록색은 중요한 상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머리를 초록색으로 염색하고 문신도 초록색으로 했다. 그런 외형적인 변화로 캐릭터를 구축해나가기 위해서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이주영은 '녹야'를 선택이 쉽지 않았다며 "도전적인 면이 있어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보내준 러브콜이 가벼운 게 아니라는 걸 마음으로 느꼈다. 감독은 나라는 배우를 이미 파악하고, 나를 어떻게 담을지 이미 구상한 상태에서 제안을 주셨기 때문에 뛰어들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출연을 고민하고 있을 때 판빙빙 언니가 손편지를 써줬다. 그 편지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이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 건 두 분의 기대를 져버리는 행동 같아 기쁜 마음으로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이주영은 판빙빙과 국적을 뛰어넘은 호흡에 대해 "초록머리 여자를 연기하는데 내가 이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판빙빙 언니였다. 어떻게 언니와 소통하고 친해지게 됐냐고 물어봤는데 배우들은 사실 현장에서 서로 같이 연기하면서 서로 감정이 오간다. 우리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눈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통하는 게 느껴질 때 확 가까워진다. 초반부 초록머리 여자의 캐릭터를 만들어 나갈 때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줬다면, 판빙빙 언니는 현장에서 제가 연기하는데 무리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주영은 "한국과 중국이 합작할 수 있는 걸 보여줬다. 이런 합작품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안에 제가 기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전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추석 민심은?…총선 '민주당 찍겠다' 47.0%, '국민의힘' 38.9% [데일리안 여론조사]
- 윤 대통령 추석 연휴 지지율 횡보…40%대 유지 [데일리안 여론조사]
- "軍까지 나왔다" 미스코리아 출신 女전사 아시안게임 결과는
- 이재명 영장기각…"공감한다" "공감 못해" 오차범위내 팽팽 [데일리안 여론조사]
- 이재명 놓친 검찰, 혐의 소명된 위증교사 혐의로 반격 노릴까…분리기소 검토 [법조계에 물어보
- 날 밝은 '운명의 11월'…김혜경 '先유죄', 이재명 대권가도 타격 전망은
- 한동훈, 당원게시판 논란에 첫 입장…"분열 조장할 필요 없다"
- 김혜경 벌금 150만원 선고…"범행 부인하고 책임 전가"
- ‘민희진 플랜’대로 흘러가나…뉴진스, 어도어에 내용증명 초강수 [D:이슈]
- 반환점 돈 홍명보호 선두 굳히기, 손흥민 A매치 50호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