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에너지·뚜렷한 정체성"…뉴 커런츠 심사위원단이 발굴할 아시아 신예들 [28th BIFF]

장수정 2023. 10. 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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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방글라데시 등
다양한 국가 아우르는 신인들의 작품 선정

뉴 커런츠 심사위원들이 아시아 신예 감독 발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영화평론가 정성일,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 아바 카헨, 인도네시아 영화감독 에드윈, 미국 영화제작자 크리스티나 오, 영화감독 한준희가 참석했다.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아바 카헨·크리스티나 오·에드윈ⓒ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뉴 커런츠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경쟁부문으로, 아시아 신예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는 한국, 일본, 방글라데시, 인도 등 다양한 국가를 아우르는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선정됐다. 일본 감독 모리 다츠야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인 '1923년 9월'을 비롯해 총 세 편의 영화가 경쟁 섹션에 초청돼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이퀴발 초두리 감독이 연출한 '더 레슬러', 비플랍 사르카 감독의 '스트레인저' 등 총 10편이 후보에 올랐다. 이중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두 작품에 뉴 커런츠상을 시상한다.

먼저 심사위원들이 심사 기준을 밝혔다. 한준희는 신인 감독들의 뚜렷한 색깔을 언급했다. 그는 "어떤 감독이 만든 작품이냐, 이런 인장이 중요하지 않게 되는 분위기도 느껴진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에서 감독의 인장,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그런 작품을 찾기 위해 애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일은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찾겠다"고 운을 뗀 그는 "첫 번째 원칙은 영화가 전반적으로 다 괜찮은데, 그렇다고 딱히 무엇이 좋은 장면이 없는 영화가 있다. 반면 실패작이지만 한 장면이 깜짝 놀랄 만큼 새로운 장면이 있다면 후자를 택할 것이다. 이 영화가 동시대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는 것보다 미래의 관객들에게 호응을 받을 영화를 지지할 것이다.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데, 영화를 보면 이런 느낌을 줄 때가 있다. 이것이 이 사람의 최고 걸작이구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영화지만. 그런데 어떤 작품은 그의 다음 작품이 보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저는 후자를 지지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다음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을 지지할 생각이다. 지금 활동 중인 감독 중에 꼽으라면 하마구치 류스케가 그런 감독이다. 미래의 하마구치 류스케를 이번 영화제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아바 카헨은 마음에 와닿는 작품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인적인 것들이 많이 관여될 수 있다. 그런데 심사를 할 때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뉴 커런츠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지, 미쟝센은 어떤지, 물론 캐릭터도 하나하나 볼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보고 난 후 가장 중요한 건 우리 마음에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지다. 심사위원들이 영화를 보고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감정이 떠올랐는지, 어떤 새로운 감동이 있는지를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에드윈도 "아시아인들의 감정이 풍부하지만 쉽게 표현을 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어떻게 표현을 했는가, 특히 젊은 감독들이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자 한다"고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하면서 "여러 다른 문화의 커넥션을 보고자 한다. 아시아의 정체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각각의 다른 문화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고,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어떻게 반추해 볼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통해 발굴될 신예에 대해 심사위원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성일은 "뉴 커런츠 부문은 영화제 시작 이후 빠짐없이 이어오고 있다. 더욱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책임감을 털어놓으며 "올해 뉴 커런츠에서 기대하는 건, 마지막날 심사에서 쉽게 합의되지 않고 각자의 의견을 가지고 난투극을 벌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10편의 영화가 새로운 비전, 에너지, 가능성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를 프로듀싱한 크리스티나 오는 가교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옥자'도 봉준호 감독님과 작업을 해서 좋았다. 제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가능성을 발굴하고 싶다. 저한테는 매우 흥미롭다. 새로운 감독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 커런츠 심사 외에도, 부산국제영화제가 마련한 장의 의미를 짚기도 했다. 크리스티나 오는 "'기생충', '미나리'의 성공 이후 한국 영화는 물론, 다른 영화들을 포용하는 문화가 생긴 것 같다. 박스오피스를 보면 '미나리'는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국어로 된 미국 영화가 한국에서도 또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런 영화들이 중요한 가교가 될 것 같다. 과거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나와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 등 교포들이 연합을 한 것 같다. 미국인으로서, 또 한국인으로서. 충분히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중간 지점에 있는 인물로서 '미나리'가 우리 감정을 잘 포착하고 전달한 것 같다. 이것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됐다. 앞으로도 새로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도 참여를 했는데, 10명~12명 정도의 한국 감독들을 만났었다. 감독들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신인을 포함한 다양한 한국 감독들이 포함됐다. 공동제작을 비롯해 여러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창작자에게도 좋은 기회이고, 네트워크 차원에서도 좋다고 여긴다. 공동제작의 기회를 찾는 분들께도 좋다고 여긴다. 저도 새로운 가능성을 만나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논의가 있는 자리에서 여러 스토리, 캐릭터, 감독님들과의 연결에 대해서도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개최되며, 뉴 커런츠상 수상작은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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