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의 사랑 고백... "여성이 보듬는 상처 특별하다"
[이선필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판빙빙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두 번째 날인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영화 '녹야' 기자회견에 배우 판빙빙이 참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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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합작 사례를 부산이 선택했다. 대중영화 및 드라마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이주영과 중국 스타 배우 판빙빙의 만남이기도 하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상영작 <녹야> 주역들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 KNN 씨어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제목대로 영화는 녹색과 밤의 이미지가 곳곳에 가득하다. 인천항 여객터미널 검색대에서 일하는 진샤(판빙빙)가 우연히 초록머리 여자(이주영)와 엮이게 되며 박복한 인생으로부터 자유를 향해 탈출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마약 거래와 남성의 폭력 사이에서 위기를 겪는 두 여성의 사랑과 우정을 독특한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우연히 머리에 스치는 이미지로 영화를 시작할 때가 있는데 두 여성이 밤에 내달리는 모습을 떠올렸다"던 한슈아이 감독은 자신의 두 번째 장편영화의 시작점을 설명했다. 판빙빙과 함께 산동 지역 출신이고 한국이 그만큼 익숙했기에, 한국에서 영화를 찍게 됐다고 한다. 알려진 대로 <녹야>는 한국 인천 등을 배경으로 한국과 중국 스태프들이 합심한 결과물이다.
이주영의 <야구소녀>를 봤다던 한슈아이 감독은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이주영의 모습에서 다른 면을 꺼내고 싶었다"며 욕망에 충동적인 초록머리 여성을 구상한 계기를 전했다. 그간 생명력 강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던 판빙빙에겐 "내면으로 파고드는 역할을 주고 싶었다"며 감독은 "두 배우에게 이번 캐릭터가 모두 큰 도전이었을 것"이라 말했다.
판빙빙은 시나리오에 담긴 주제에 끌린 게 선택 이유임을 밝혔다. "두려워하지마라 여성아!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이들이 문제에 직면하고 극복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던 판빙빙은 "한국과 문화 교류도 좋은 기회였다. 세계적으로 한국영화가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감동이다. 캐릭터가 어렵긴 했지만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녹야'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두 번째 날인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영화 '녹야' 기자회견에서 배우 판빙빙(왼쪽부터), 한 슈아이 감독, 배우 이주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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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도 감독님도 주연 배우들도 모두 여성이었다. 코로나19가 극심했을 때 마치 외로운 섬처럼 서울에 머물렀는데 잘 극복했다. 때론 여성들이 여성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주영씨에게 편지를 쓰는 날 고민이 많았다. 말이 안 통하는데 소통이 가능할까 싶었다. 그녀를 정말 좋아하고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주영은 "초록머리 여자는 판빙빙 언니가 주었던 에너지 덕에 완성할 수 있었다"며 "배우들은 현장서 많은 말을 안 해도 눈으로 통할 때가 있다. 촬영 전엔 감독님과 많은 얘길 하며 도움을 받았는데 현장에선 언니가 건네는 눈빛과 분위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편지에 대해 이주영은 "연기하면서 그것도 판빙빙 언니에게 편지를 받을 줄은 몰랐다"며 "출연하지 않으면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 같아서, 그리고 정말 여성들이 고난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관객으로서도 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현장에선 중국 현지에서 탈세 혐의 및 몇 가지 논란으로 루머를 겪고 공백기를 가진 것을 묻는 말이 나왔다. 판빙빙은 꽤 긴 시간을 할애해 답변했다. "연기자는 때론 시간을 갖고 자신을 가라앉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어제 주윤발님을 만났는데, 그분도 많을 땐 1년에 8편, 9편을 하시다가도 1년에 한두 편 찍을 때도 있었다. 이처럼 인생은 누구나 주기가 있고 기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판빙빙은 "저도 스스로를 가라앉히고 새로운 눈으로 다른 인생을 바라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경험을 쌓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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