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술핵잠수함' 잡는 데 필요"...다시 떠오른 '핵잠 건조론'
북한이 지난달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술핵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을 진수한 데 맞서 한국도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핵잠수함을 보유하려다 여의치 않아 그만둔 적 있다.
대한민국잠수함연맹(회장 이홍희)이 한국국방안보포럼(대표 현인택)과 함께 5일 서울해군호텔에서 연 ‘2023년 후반기 잠수함 기술 발전 세미나’에서다. 이날 세미나는 잠수함 산업정책과 전투체계 기술 발전 추세,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홍희 잠수함연맹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북한이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건조했다는 뉴스를 언급하며 “아무리 조악한 수준의 잠수함일지라도 항구를 벗어나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수단은 우리 잠수함이 적 항구 앞에 매복하고 있다가 출항하는 적을 추적하고 유사시 격멸하는 것”이라며 “수중 감시ㆍ추적 작전을 지속해서 수행하려면 우리에게도 무한동력을 갖춘 잠수함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군 중장으로 전역한 이홍희 회장은 미 해군 잠수함 과정, 독일 잠수함 과정을 수료하고 잠수함전대장을 지낸 잠수함 전문가다.
무한동력이라면 핵잠수함의 원자력 엔진을 뜻한다. 재래식 잠수함은 발전기를 돌리려면 스노클(흡기관)을 물 밖으로 내놔 공기를 빨아들여야 한다. 반면 핵잠수함은 원자력 엔진 덕분에 수십 년 동안 가동할 수 있다. 또 전기로 끊임없이 공기정화기를 돌린다. 이 때문에 식량 보급이나 승조원 건강 문제가 아니면 부상할 필요가 없다.
북한의 '김군옥영웅함'은 낡고 오래된 로미오급 잠수함을 무리하게 짜깁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경시하면 안 된다는 게 이 회장의 발언 취지다. 그는 아울러 핵잠이 최고의 대응 수단이라고 제시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현인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표도 “북한 ‘전술핵잠수함’이 현재로썬 성능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북 해안 가까이 연안 물속에선 작전할 수 있고 SLBM이나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 능력을 입증한다면 우리에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핵추진 잠수함 등 장시간 수중에서 매복 작전을 할 수 있는 대응수단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여러 차례 공언했고,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받기로 한 터”라며 “핵잠수함 보유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추진 잠수함과 대잠수함 작전능력 확보 등 우리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철재 국방선임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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