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영원한 형님' 주윤발의 끝나지 않는 '영웅본색' [28th BIFF]
주윤발이 나이드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어떤 역할이든 제한 없이 앞으로도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 타워 KNN 시어터에서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주윤발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주윤발은 "50년 만에 이런 상을 받게 돼 신난다"라고 수상 소감으로 인사를 건넸다.
개막식 레드카펫 당시 주윤발은 송강호의 에스코트를 받고 등장했다. 주윤발은 송강호와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제가 한국어를 못한다. 다만 같은 업계에 오래 종사한 배우로서 존중한다. '당신 내 영웅'이라고 제가 말을 건넸고 송강호가 한국어로 이야기 했는데 나는 알아듣지 못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윤발은 신작 '원 모어 찬스'를 영화제 기간 야외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원 모어 찬스'는 빚에 허덕이며 매일 카지노에 출근 도장을 찍는 왕년의 도신 광휘(주윤발 분)와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앞에 뚝 떨어진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 아양이 함께 살며 벌어지는 유쾌한 감동 드라마다.
주윤발은 "부자지간의 정을 다룬 영화를 좋아한다. 이런 장르의 연기를 안 한 지 오래돼 나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시면 어떤 역할이든 도전할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건강 이상설 가짜 뉴스로 곤혹을 치른 주윤발은 "매일 있는 일이라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취미를 찾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11월 19일 홍콩에서 하프 마라톤에 참가한다. 내일은 부산에서 10km 정도 뛸 예정"이라고 말하며 건강 상태를 밝혔다.
주윤발은 홍콩 영화의 최전성기를 이끌고 홍콩 누아르를 세계적인 장르로 만든 주역이다. 액션 영화뿐 아니라 멜로드라마, 코미디, 사극 등 한계 없는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아시아 최고의 인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976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약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대표작은 '청부업자:호월적고사'(1981), '영웅본색'(1986), '가을날의 동화'(1987), '우견아랑'(1988), '첩혈쌍웅'(1989), '정전자'(1989), '종횡사해'(1991), '와호장룡'(2000), '황후화'(2006), '양자탄비'(2010), '무쌍'(2018) 등이다.
주윤발은 오늘날 홍콩영화 현주소에 대해 "검열 때문에 영화를 진행하려면 여러 부서 거쳐서 승인 받아야 한다. 홍콩 영화 감독들은 영화 만들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홍콩의 정신이 살아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게 우리의 목표다. 어떻게 영화를 만들 수 있을지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주윤발은 한국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에 대해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업계가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돼 있을 때 다른 지역이 이어서 더 먼 곳까지 끌고 갈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한국 영화계가 크게 부상할 수 있어 저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영화의 큰 경쟁력은 자유다. 소재가 굉장히 넓고 창작에 대한 자유가 보장되는 걸 높이 산다. 가끔씩 보면 '이런 이야기까지 다룰 수 있다고?'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고 평했다.
최근 마라톤에 푹 빠졌다는 주윤발은 "지난 60년은 영화인으로 살았다면 지금은 러닝에 집중하고 있다. 마라톤이 내 새로운 삶"이라며 "앞으로 하게 될 영화나 역할에는 아무런 제한을 두고 싶지 않다. 어떤 역할이든 도전하고 싶다. 당분간 촬영 일정이 없다면 운동 선수의 생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윤발은 "1973년 데뷔해 영화를 찍으며 많이 배웠다.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세상을 가져다준 것이 영화다. 한 역할을 맡으면 한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짧은 2시간에 캐릭터의 탄생과 죽음을 경험하며 많은 인생의 도리도 배웠다.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주윤발은 8100억 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윤발은 "내가 아니라 아내가 기부한 것이다. 제가 힘들게 번 돈이다. 저는 기부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확히 얼마를 기부했는지 모르지만, 제가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안 가지고 왔기 때문에 갈 때도 아무것도 안 가지고 가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윤발은 신작 '원 모어 찬스'(2023)를 비롯해 '영웅본색'(1986), '와호장룡'(2000) 등 3편의 영화를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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