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th BIFF]“한국 영화의 힘은 자유” 데뷔 50년 ‘따거’ 주윤발의 응원[종합]

정진영 2023. 10. 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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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윤발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올해의 아사이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주윤발은 지난 4일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부산=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10.05/
“중국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인생에는 두 번의 갑자가 있다고. 하나의 갑자가 60년이니 전 이제 두 번째 갑자에 들어섰어여. 그렇게 치면 저는 이제 7살입니다.”

데뷔 50년을 맞은 주윤발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선정한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뜻깊은 해에 부산을 찾은 주윤발은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인으로서의 삶이 지난 60년이었다면, 이제는 러너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가 아닌 순간은 다 환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내가 배우로 여러분은 기자로 앉아 있지만, 이 현장을 벗어나면 우리는 모두 평범한 사람이다. 나는 내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주윤발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올해의 아사이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주윤발은 지난 4일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부산=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10.05/

주윤발은 신작 ‘원 모어 찬스’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빚에 허덕이며 매일 카지노에 출근 도장을 찍는 왕년의 도신이 오래 전 곁을 떠난 여자 친구로부터 아들과 함께 양육비를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부자지간의 정을 강조한 가족적인 영화다.

주윤발은 “이런 장르의 영화를 안한 지 오래 돼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아무쪼록 한국 영화팬들도 좋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건강이상설과 심지어 사망설까지 돌았던 주윤발이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건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그는 사망설 등 가짜뉴스에 대해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이라 크게 신경을 안 쓴다”면서 “사람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취미를 찾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요즘 러닝을 열심히 한다”고 이야기했다. 주윤발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한 4일 물론 기자회견 당일에도 오전 러닝을 했다고 밝혔다.

“이제는 영화인이 아니라 러너다. 마라톤이 내 새로운 삶”이라고 말한 그이지만, 기자회견은 영화인으로 참석한 자리인 만큼 그동안의 활동과 한국에서의 추억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홍콩 영화계의 황금기를 보냈던 그는 “한쪽 업계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를 느낄 때 다른 지역이 그 배턴을 이어받아 더 먼 곳까지 나아간다는 건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영화계를 응원했다.
배우 주윤발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올해의 아사이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주윤발은 지난 4일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부산=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10.05/

또 주윤발은 한국 영화의 힘이 ‘자유’에 있다면서 “한국 영화는 소재와 창작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된 상태에서 탄생한다. 가끔 보면 ‘저런 이야기까지 영화화 할 수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1973년 배우 훈련반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연기자로의 삶을 시작한 주윤발. 그런 그가 들려준 한국에서의 일화도 흥미로웠다.

아직 인천국제공항이 생기기 이전. 김포공항을 통해 홍콩을 오가던 그는 1980년 한국에서 촬영했던 일을 떠올리며 “당시 2~3개월간 한국에 있으면서 제주도까지 다녀왔다. 서울을 한성이라 부르던 시절이었다”며 “다른 스태프들이 모두 양식을 먹을 때 나는 혼자 갈비탕에 밥을 말아서 김치와 먹었다”고 말했다. 집에 한국식 옛날 장롱도 많다는 주윤발은 “너무 추운 것 빼고는 한국이 다 좋다. 한국 문화 정말 좋아한다”며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주윤발은 “1980년 한국엔 계엄령이 있었다. 그때 남대문에서 먹었던 번데기가 참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제주도에서 촬영을 하고 홍콩으로 넘어갔는데 딱히 먹을 게 없어서 나뭇잎과 식용이 가능한 곤충을 김치와 같이 먹었던 기억도 난다”며 웃음을 보였다.
배우 주윤발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올해의 아사이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주윤발은 지난 4일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부산=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10.05/

앞으로의 50년을 묻는 질문에 주윤발은 “내가 앞으로 50년 더 연기를 한다고 해도 누가 보겠느냐”면서도 “내게 들어오는 작품에 대해선 딱히 제약을 두지 않고 있다. 탄생이 있으면 죽음도 있는 법이기에 주름이 생기는 것도 신경 안 쓴다. 늙은이를 연기하라고 해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회없는 삶’을 강조했다.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사람은 매일 실수를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게 정상이기에 후회는 없다”면서 “현재가 아닌 모든 것은 환상이다. 내가 지금은 여러분 앞에 있지만 이 시간이 끝나고 무대 뒤로 사라지면 우리가 함께했던 이 순간은 이미 지나고 없어진다. 매 순간 앞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부산=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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