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계]몇 분만에 충전 끝‥800㎞ 달리는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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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차 인기가 주춤하다.
반면 전기차는 충전 시간이 빨라도 30분, 길면 수 시간 이상 걸린다.
이렇게 하면 주행거리가 600㎞를 훌쩍 넘는 전기차 등장 역시 기대되고 있다.
몇 분만 충전하면 800㎞ 이상을 달리는 '꿈의 전기자동차'가 세상에 등장할 날은 그리 멀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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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차 인기가 주춤하다. 생각보다 사용이 불편하고 가격도 비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아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서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연료를 가득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도 수 분 정도이며, 한 번 가득 채우고 나면 보통 600~800㎞, 길면 10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반면 전기차는 충전 시간이 빨라도 30분, 길면 수 시간 이상 걸린다. 더구나 주행거리는 길어도 400㎞ 정도라 편의성 면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배터리 성능을 크게 늘릴 수 있을까. 우선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현시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배터리의 ‘양극재’를 만드는 기술이다. 가장 주목받는 소재는 ‘니켈’이다. 현재 전기차에서 많이 사용되는 양극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합금 방식이 꼽힌다. 3가지 금속을 섞어 양극재를 만드는 방식이다. NCM 방식 배터리 중에서도 니켈 함량을 가능한 한 높게 만드는 것을 ‘하이니켈 배터리’라고 부른다. 니켈 비율이 올라갈수록 배터리 성능과 용량이 높아진다. 대신 니켈이 리튬이온과 의도치 않은 화학반응을 일으킬 우려도 커진다. 이를 최대한 제어하면서 니켈 함량을 높이는 것이 전기차 배터리 개발업체들의 현 숙제인 셈. 근래에 500㎞ 이상의 주행거리를 달성한 전기차도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대부분은 하이니켈 계열 배터리를 채택했다. 최근엔 NCM 배터리에 알루미늄(A)을 더한 NCMA 배터리도 개발되고 있는데, 안전성이 크게 높아져 니켈 비율을 90%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주행거리가 600㎞를 훌쩍 넘는 전기차 등장 역시 기대되고 있다.
다음 단계인 ‘초고속 충전’ 배터리는 어떻게 만들까. 이는 충전용량을 높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사실 충전 속도는 지금 당장이라도 높일 수 있다. 단순히 전압만 높이면 그에 비례해 배터리는 빠르게 충전된다.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엔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게 된다. 배터리는 내부에 전해액이라고 부르는 액체가 들어있다. 높은 전압을 받아 열이 발생하거나, 강한 충격을 받으면 배터리 구역을 나누어 놓은 분리막이 손상돼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이 서로 섞이면서 강한 열이 발생하고, 이 열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충전 속도를 극적으로 높이지 못하는 것은 화재 위험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때문에 기대를 받는 것이 바로 전고체 배터리다. 배터리의 모든 구성품, 즉 전해액까지도 고체로 만든다. 이 배터리를 이용하면 전해액이 섞여 들어가 화재를 일으킬 우려가 원천적으로 사라진다. 즉 수분 이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시간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시간에 배터리를 100% 가깝게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용화는 언제쯤 가능할까. 생각보다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연구 동향, 배터리 전문기업들의 실용화 계획 등을 살펴보면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과 전고체 기술을 동시에 적용한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수년 이내, 즉 2020년대 후반까지 실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구축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다양한 전기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라 실제 보급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으리라고 기대된다. 몇 분만 충전하면 800㎞ 이상을 달리는 ‘꿈의 전기자동차’가 세상에 등장할 날은 그리 멀지 않은 셈이다.
전승민 과학기술 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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