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뒤 200兆 넘기는 로봇시장 뛰어드는 韓 기업들
HD현대·한화 등 로봇 전문 기업 설립
삼성·현대차도 '미래 먹거리' 로봇 투자
한국 대표 기업들이 앞다퉈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한화는 4일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로봇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HD현대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삼성전자·현대차도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투자에 나섰다.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에 따라 한국 제조·서비스업의 지속 가능성을 로봇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200兆 로봇 시장, IPO·물적분할 통해 '로봇 선점' 나선 기업들
로봇 산업은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 등 전세계적인 사회구조 변화에 맞물려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올해 4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인 전세계 로봇시장이 2030년 1600억 달러(약 217조원)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은 수요처에 따라 산업용과 서비스용으로 나뉜다. 산업용 로봇은 사람 손을 떠나 컴퓨터 통제를 따라 작업을 한다. 소품종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며 자동차 등 대규모 장치 산업에 쓰인다. 그중 협동로봇은 사물인터넷(IoT), 센서,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적용해 안전 펜스 없이 한 공간에서 사람과 호흡을 맞추며 일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간 로봇 활용도가 떨어졌던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 중소기업의 제조 환경에도 적용 가능해 활용도가 늘어나고 있다. 서비스 로봇은 제조업이 아닌 가정용, 의료용, 상업용으로 사용하는 로봇이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킨, 커피를 만들거나 서빙을 하는 게 서비스 로봇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국내 로봇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의 뿌리는 1984년 현대중공업이 만든 로봇 전담팀이다. 이 회사가 자동차 조립, 디스플레이 운반 등을 하는 산업용 로봇 분야 점유율 1위다. 현대로보틱스는 기존 산업용은 물론 서빙·방역 로봇 등 서비스 로봇 시장까지 개척하고 있다.
5일 상장하는 두산로보틱스는 의료·식품용 협동 로봇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6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만큼 지속적인 해외시장 확대도 예상된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에 판매법인을 세웠다. 올해는 해외채널을 더 늘릴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협동로봇과 무인운반차 사업을 분사해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전무가 운전대를 잡는다. 기존 산업용 협동로봇 뿐 아니라 고객을 직접 응대할 수 있는 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라인업을 늘려갈 계획이다. 건물관리 로봇 등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제품도 내놓기로 했다.
로봇시장 성장세에 삼성·현대차도 잇따라 투자
따로 기업을 설립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자료를 보면, 국내 기업은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2개 로봇·드론 기업에 1262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14.99%를 사들였다. 협동로봇부터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다족보행 로봇 플램폼까지 보유한 회사다. 향후 지분을 추가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도 맺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공정에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입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세계적 수준의 2족·4족보행 로봇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현대차는 제조 분야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여러 분야에 로봇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 업체 로보스타 인수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와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 미국 로봇 개발 업체 보사노바 등에 투자했다.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를 통해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기업의 로봇 산업 진출은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이라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노동력 부족이 로봇 산업 투자를 촉발했다. 노동 환경이 바뀌면서 로봇 산업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인건비는 갈수록 오르지만 로봇은 생산량이 늘면서 임대비용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이 일제히 로봇 시장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목표로 하는 시장과 제품군 상당수가 서로 겹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투자, 주요 부품 공급망,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확보가 승패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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