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본시장 국감 화두는 '특혜 환매·주가 조작'

이선애 2023. 10. 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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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관련 특혜 환매 의혹, 불공정거래 행위 관련 논란 이어져
채권형 랩·신탁 미스매칭 개선 및 불법 공매도 근절 이슈도 주목
지난달 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올해 자본시장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는 라임펀드의 특혜성 환매 논란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다선 국회의원 특혜 환매 의혹에 연루된 미래에셋증권과 주가 폭락 사태와 엮인 키움증권의 최고경영자(CEO)가 유력한 국감 호출 증인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증인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증인이 더 필요한 경우 정무위원회가 추가 회의를 열고 의결하기로 했기 때문에 당분간 숨죽이고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는 오는 10일 국무조정실을 시작으로 올해 국감을 시작한다. 정무위는 11일 금융위원회, 17일 금융감독원, 27일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 등을 진행한다.

최대 화두 '특혜 환매'…사실상 '라임 국감'

자본시장 국감의 최대 화두는 라임펀드의 특혜성 환매다. 금감원은 지난 8월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 자금 횡령, 임직원 사익 추구 등의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 직전 일부 투자자가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고 밝혔고, 이후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혜성 환매를 받은 인물로 거론되면서 정치적 이슈로 번졌다. 지난달 초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민주당 의원들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라임 재조사 결과 발표를 두고 전초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원장은 "우연한 기회로 지위에 있던 사람에게 (라임자산운용이 자금을) 빼준 건 특혜"라며 "(운용사의) 자본시장법 위반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라임펀드 특혜 환매 의혹을 두고 민주당과 금감원장이 진실 공방을 벌이는 모양새가 되면서 이번 국감에서 여야의 정치 공방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국회로부터 현장 국정감사를 받는 것도 주목 대상이다. 금감원 현장 국감은 이전에 종종 진행됐지만, 코로나19 등으로 한동안 중단됐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이슈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 조작 방지 요구…공매도 역시 단골 소재

지난 4월 주식시장을 달궜던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한 대규모 주가 폭락 사태도 화두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증권 부문 관련해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 재발 방지'가 정무위 국감 주요 예상 이슈에 포함됐다. 증시 불공정거래 행위는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한 위반 행위로 꼽힌다.

지난 4월 8개 종목 하한가 사태에 이어 6월에도 추가로 5개 종목 하한가 사태가 벌어지면서 증시 불공정거래 관련 경각심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책임과 의무가 부각되는 만큼 국감에서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불공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과징금 도입, 조기 적발 기능 강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시스템 전면 개편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제도 보완책의 적정성과 효과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제2 하한가 사태'를 막기 위한 법·제도적 정비 중요성이 다시 한번 다뤄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채권형 랩·신탁 만기 미스매칭(불일치)과 '채권 돌려막기' 불건전 영업행위, 불법 공매도 근절 등도 주요 이슈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채권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의 경우 고객이 단기 여유자금 운용을 위해 채권형 랩·신탁에 가입하는데 일부 증권사가 거래량이 적은 장기 기업어음(CP) 등을 편입·운용해 논란이 됐다.

공매도 시스템 개선, 외국계 회사 내부통제 강화 주문 등은 국감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정무위는 그동안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불만과 의구심이 큰 만큼 금융위와 금감원이 제도 개선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악재성 정보 이용, 고의적 무차입 등으로 공매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더불어 지난해 국감에서는 공매도 총량제 도입을 검토할 것을 금융위와 금감원에 요구했었다. 공매도 총량제는 종목별로 발행주식수의 3~5% 이내로 공매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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