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경기둔화 우려 5% '뚝'…WTI 배럴당 84달러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5% 넘게 급락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4.22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01달러(5.6%) 하락했다. 이는 지난 8월 3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WTI 가격은 지난달 27일 배럴당 93.68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11달러(5.6%) 내린 배럴당 85.81달러로 마감했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사우디 에너지부는 공식 성명을 내고 연말까지 감산을 지속한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원유시장은 경기 둔화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주간 보고서에서 미국 원유 재고가 지난주 대비 220만 배럴 감소한 4억141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에너지기업의 투자 활동으로 원유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IA는 사우디와 다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회원국의 감산에 따라 2024년 말까지 WTI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미국이 글로벌 원유 생산 증가의 주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베스텍의 캘럼 맥퍼슨 애널리스트는 "단기 공급 차질에 있었던 시장의 관심은 이제 고금리 장기화의 의미, 그에 따른 거시경제 환경, 11월 OPEC+ 회의 논의 등으로 옮겨갔다"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