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3막 기업]'눈높이 학습지' 대교, 시니어 돌봄 시장 넘본다

박유진 2023. 10. 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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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교뉴이프 COO

학습지 ‘눈높이’로 다년간 어린이 교육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던 대교그룹이 시니어 시장에 진출했다. 대교그룹은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지난해 시작한 시니어 사업인 ‘대교뉴이프’를 올해 7월 독립법인으로 떼어내고,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교뉴이프는 주간보호, 방문요양 등 노인장기요양보험서비스 사업부터 요양보호사 교육원 운영, 인지강화 콘텐츠 개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일반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취미, 여가, 언어 등 시니어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학습지 선생님을 양성했던 노하우를 살려 민간 자격증인 '시니어 인지놀이 지도사', '브레인트레이닝 지도사' 등 전문 인력 키우기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달 18일 방문한 서울 관악구 봉천동 대교그룹 본사에는 대교뉴이프가 한 층 전체를 차지하고 있었다. 사업을 총괄하는 김경호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함께 들어선 사무실에서는 어르신 인지 강화용 학습지부터 노인들의 약한 허리를 지켜주는 기능성 소파까지 볼 수 있었다.

김 COO(49)는 대교뉴이프를 ‘시니어 토탈 케어 서비스’라 소개하며 “대교가 47년간 쌓아온 교육 노하우와 지식을 시니어 서비스에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는 김경호 대교뉴이프 COO.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대교뉴이프를 소개해달라.

▲교육전문 기업 ‘대교’의 자회사로, 시니어를 위한 전문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 뉴 라이프 솔루션’이라는 슬로건 아래 요양 서비스와 예방 서비스를 아우르는 폭넓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업 영역은 크게 세 가지로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시니어 인지·신체 케어 서비스, 요양보호사와 같은 시니어 전문 인력 양성 영역이 있다.

-어린이 학습지 회사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시니어 분야에 진출한 계기가 뭔가.

▲최근에 체감한 시장 환경의 변화와 대교가 가진 역량, 그리고 사회적 가치로 설명할 수 있겠다. 코로나19로 어린이 교육 시장이 급변했고, 저출생과 학령 인구의 감소 등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 동력 확보에 관한 고민이 내부적으로 깊었다. 대교가 가진 역량을 십분 활용하면서 교육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이어나갈 수 있는 사업 영역을 고민한 끝에 시니어 산업에 진출하게 됐다.

대교와 대교뉴이프는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학습지 '눈높이'의 방문학습, 러닝센터 등은 대교뉴이프의 방문요양, 데이케어, 방문 인지케어 서비스와 조직, 사업 구조가 유사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눈높이 선생님은 대교뉴이프의 요양보호사 선생님, 인지케어 선생님과 비슷한 모델이다. 대교뉴이프의 방문요양이 전국구 서비스가 가능한 것도 모회사 대교의 전국 인적 네트워크와 운영 역량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 모델을 구상하며 벤치마킹한 해외 기업이 있다면.

▲일본의 '베네세 그룹'이 롤모델이다. 대교처럼 학습지 사업으로 성장했는데, 4조원 규모의 교육 그룹으로 컸다. 일본에 어린이가 줄어들고 사회 전체적으로 고령화 현상을 겪으면서 시니어 요양사업에 진출했고, 지금은 그룹 매출의 30% 이상을 이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교육기업답게 ‘인지케어’에 신경 쓴다고.

▲그렇다. 최근에 ‘시니어 방문 인지케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교 눈높이 교육서비스와 비슷한 형태로 눈높이 교육서비스처럼 시니어 인지케어 지도사가 주 1회 가정으로 방문해 인지활동을 진행한다. 콘텐츠로는 대교가 자체 개발한 ‘브레인 트레이닝 키트’를 활용하며, 김기웅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전 중앙치매센터장)가 연구 책임을 맡았고 작업치료사협회 감수까지 받았다.

- 전국에 설립한 주간보호센터와 방문요양센터의 이용현황은 어떻게 되나.

▲대교뉴이프의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센터)는 현재 경기도 광명·분당, 서울 목동, 울산, 부산 해운대에서 운영 중이고 이용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개소와 동시에 정원을 초과해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대부분의 센터가 성황이다. 방문요양은 보라매, 분당, 대전, 은평, 창원, 울산센터가 있고 대구, 부산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전국에 거점을 두고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 중이다. 방문요양 역시 매월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등급에 따라 급여 종류를 선택할 수 있고, 서비스 이용 비용은 요양등급과 이용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본인 부담금은 요양등급에 따라 0~15% 차이가 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도 궁금하다.

▲보호자들이 "부모님을 고급사립학교에 보내는 것 같다"면서 정말 좋아한다. 그동안 했던 효도 중에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분도 있었다. 시설이 깔끔하고, 어르신들이 매일 즐겁게 다녀오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말하더라.

-대교뉴이프의 장기 목표는.

▲‘케어(돌봄)’를 넘어 ‘예방’ 서비스의 전문화다. 지금 대부분의 시니어 산업이 예방보다는 케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케어는 치매 등을 이미 앓고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장기적으로 케어보다는 병을 최대한 막는 예방에 힘쓰는 게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고, 시니어 개인의 삶에도 더 나은 방향이라 본다. ‘어떻게 하면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나은 상태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게 대교뉴이프의 시니어 인지강화 콘텐츠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 시니어 인지케어 서비스와 신체 케어 서비스다. 예방을 통해 시니어가 더 오랫동안 활력 넘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대교뉴이프가 가고자 하는 길인 동시에 대교그룹의 기업 철학이기도 하다.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는 김경호 대교뉴이프 COO.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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