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범 주도권 잡아라”… 치열해진 글로벌 패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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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까지 가세해 인공지능(AI) 규범 만들기에 뛰어들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산업 생태계와 노동 환경, 저작권 분야에 있어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 혼란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아직 명확한 규범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자국이나 자사의 입장이 새로운 디지털 규범에 반영될 수 있게 하기 위한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4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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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7대 원칙 내놔… EU·美 잰걸음
MS 등 빅테크들도 규범 마련 중
글로벌 빅테크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까지 가세해 인공지능(AI) 규범 만들기에 뛰어들고 있다. 자국 환경에 맞는 규범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를 잡게 하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AI 시대에 들어서면 기존 산업 체계는 상당한 지각변동을 겪을 수밖에 없다. AI 규범에서 주도권을 획득하면 한층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한국도 디지털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표준을 정립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선제적 작업에 돌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5일 ‘디지털 공동 번영 사회의 가치와 원칙에 대한 헌장’(약칭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새롭게 등장한 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질서 규범과 기본 방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만들어졌다.
권리장전의 기본 원칙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유·권리 보장,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 안전과 신뢰 확보, 디지털 혁신 촉진, 인류 후생의 증진이다. 세부 내용에는 “디지털 심화에 따른 경제·사회적 불평등 완화를 비롯해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한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차별 없이 접근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등을 명시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사회의 특정 부분을 다루기 위한 원칙을 마련한 국가나 국제기구는 있지만, 디지털 환경 전체를 포괄하는 종합 헌장을 발표한 건 한국이 처음이다. 향후 국제기구 등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디지털 권리장전 내용과 방향을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달 18일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옛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AI 7대 원칙’을 발표했다. 기업에서 AI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다 문제를 일으키면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기업이 기술과 데이터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했다. 유럽연합(EU)은 한 단계 나아간 규범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AI 권리장전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정부 차원의 AI 관련 인권보호 원칙을 공식화했다. 국제기구들도 AI 관련 규범 제정에 활발하게 움직인다. 유엔은 내년 9월까지 AI 관련 규범과 규제 방안 발표할 방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AI를 포함한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오는 11월 논의할 예정이다.
빅테크들은 자사 서비스에 적합한 자체 규범을 마련 중이다. MS는 지난 2019년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2018년 AI 원칙을 발표하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조한다. 구글은 원칙에 “AI는 사회적 이익을 증진해야 한다” “AI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한국 기업 중에선 업스테이지가 자체 5대 윤리원칙을 정한 뒤 AI 기술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사람 중심, 신뢰성, 공정성, 안전성, 보편성을 5대 원칙으로 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정제하고 모델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산업 생태계와 노동 환경, 저작권 분야에 있어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 혼란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아직 명확한 규범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자국이나 자사의 입장이 새로운 디지털 규범에 반영될 수 있게 하기 위한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4일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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