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 조선업체 해킹 시도…IT 보수업체 PC통해 우회침투
북한이 최근 국내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수차례 해킹을 시도한 정황을 국가정보원이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4일 “지난 8~9월 북한 해킹조직이 유수의 국내 조선업체들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한 사례를 여러 건 포착했다”며 “주요 수법은 IT 유지·보수 업체의 PC를 점거 및 우회 침투하거나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피싱(phishing·통신 사기) 메일을 유포한 후 악성 코드를 설치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어 “북한 해킹조직이 국내 조선업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김정은의 중·대형 군함 건조 지시 때문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도 공격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극초음속 미사일 등 북한이 최근 선보인 다수의 신형 군사기술은 “해킹으로 입수한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최근 몇 달간 해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중순 해군 동해 함대를 시찰했고, 같은 달 27일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했다. 지난달 3일엔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평안북도 북중기계연합기업소를 시찰하는 모습이 보도됐다.
특히 지난달 6일엔 ‘김군옥 영웅함’을 진수하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0발을 탑재해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중형 잠수함들도 전술핵을 탑재하는 공격형 잠수함들로 개조하겠다”며 “핵추진잠수함 건조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미국 군사 전문매체 ‘워 존’은 ‘김군옥 영웅함’을 두고 “골동품인 로미오급 잠수함을 기괴(bizarre)하게 개조했다”며 “프랑켄슈타인처럼 만든 잠수함”, 즉 ‘프랑켄서브(Frankensub)’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러시아 방문 중에도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 기지를 찾아 샤포시니코프 원수함에 올라 해상작전능력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종합지휘실 등을 직접 시찰했다.
박원곤(북한학과) 이화여대 교수는 “해군력이 낙후된 북한이 당장 잠수함 혹은 전투함 등을 만들려면 선박 건조 및 첨단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했을 것이고, 이 때문에 한국 기업 해킹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6~2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핵무력 고도화 방침을 헌법에 명시한 북한은 지난달 30일 최선희 외무상을 시작으로 외무성·원자력공업성·국방성 관계자들이 잇달아 담화를 쏟아내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4일에도 국방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2023 대량살상무기(WMD) 대응 전략’에서 북한을 ‘지속적인 위협’으로 명시한 사실을 거론하며 “또 하나의 엄중한 군사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최근 담화를 통해 미국의 군사적인 위협에 맞서 자신들의 핵 보유와 위성 발사가 정당한 주권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10월로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비롯한 군사 도발을 앞두고 대외적인 여건 마련에 골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무니다’ 얼핏 들리긴 했다” 朴이 밝힌 ‘아베 무시’의 진실 [박근혜 회고록 2] | 중앙일
- 취미로 은메달 딴 '양궁 동호인' 주재훈 "또 국대? 잘릴 지도" | 중앙일보
- 남경필 장남 "아빠, 내 마약 때문에 선거 졌죠?" 묻자 그의 대답 | 중앙일보
- '가을의 전설' 58세 여배우 "28년전 성폭력 당했다"…소송 제기 | 중앙일보
- "가족 없을때" 중학생 친딸 성폭행한 40대, 10년 전부터 몹쓸 짓 | 중앙일보
- "방광암 치료하러 오지마라" 담배 냄새 맡은 명의 일침 | 중앙일보
- 공효진, 63억에 산 '저층 건물' 160억에 내놨다…"100억 차익" | 중앙일보
- 금지됐던 시카고 뚫었다…2조짜리 첫 카지노 차린 40대 한인 | 중앙일보
- 막장 교회…목사는 성매매 흥정, 전도사는 녹취 빼내 폭로 협박 | 중앙일보
- 1.7억→160만원 떨어져도 안 산다…화곡동 이 빌라의 비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