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윤석열 정부의 남북관계는 희극... 부끄럽다"

최경준 2023. 10. 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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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남북정상선언 16주년 맞아 현 정부 대북 강경정책 맹비판... "경기도가 평화 이어갈 것"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6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4일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두고 "평화는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평화가 아닌 대결, '덧셈외교'가 아닌 '뺄셈외교', 실용이 아닌 이념만 보인다"고 맹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4 공동선언 이후 나온 (보수) 정부에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면서 비극으로 만들었다면, 지금의 윤석열 정부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이제는 희극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10·4 남북정상선언 16주년 기념행사'와 SNS 등을 통해 이같이 지적한 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윤석열 정부의 편 가르기식 통일·외교·안보 정책이 한반도에 대결 구도를 강화하고, 긴장과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을 거듭 비판한 것이다.

김동연 "희극으로 역사 반복, 안타깝다"... 윤석열 "가짜평화론이 활개 친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서울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6주년 기념행사' 축사를 통해 "지금의 남북관계는 실용주의가 아닌 이념(이다), 그로 인해서 다시 대화의 문이 닫히고 경색되고, 이제는 우리 입에서 전쟁이나 핵 위험이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 세상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남북관계뿐이겠느냐. 외교는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추진했던 덧셈외교에서 뺌셈외교로 가고 있고, 경제, 사회, 교육 모든 면에서 뒤로 가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희극 쪽으로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 앞에서 부끄럽고, 역할을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창설 제71주년 기념식 및 전국 읍·면·동회장 총력안보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4
ⓒ 연합뉴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된 주장들을 '가짜평화론'으로 공격한 뒤,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선동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북 강경 기조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창설 제71주년 기념식'에서 "'가짜평화론'이 지금 활개 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정부는 북핵 위협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핵을 기반으로 하는 동맹으로 격상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했다"며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 자유대한민국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올 초 남북 간 극단적 충돌을 억제하던 '남북 9·19 군사합의'의 효력 정지를 시사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다. 지난 7월에는 "김정은 타도", "핵전쟁 불사" 등 대북 강경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극우 성향의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를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최근에는 통일부가 관계 법령과 조직 이름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지우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6주년 기념행사에서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능후 포럼 사의제 상임대표, 정태호 민주연구원 원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평화가 곧 경제... 경기도가 평화의 길 이어갈 것"

'전쟁도 불사한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달리 "평화가 곧 경제"라는 김동연 지사는 이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어온 평화의 길을 경기도가 이어가겠다"고 피력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4월 27일 SNS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성과로 내세우는 핵확산 억제 강화 내용은 갈등과 위기를 풀기보다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핵 고도화를 향한 폭주를 거듭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성과로 내세우는 내용은 그야말로 '레토릭'이자 과대 포장한 말 잔치"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또 "경제에서도, 안보와 평화에서도 성과가 없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보면서 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합의를 이뤄낸 5년 전 판문점선언의 가치를 다시 떠올려 본다"면서 "북한과 가장 긴 접경지역을 가지고 있는 경기도는 평화와 생태를 주제로 잡은 'DMZ 오픈 페스티벌'처럼 작은 일부터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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