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니 '연진이' 늘었다...日 이지메·등교 거부 급증
코로나19로 인한 행동 제한이 해제되면서 지난해 일본에서 학교 폭력이나 등교 거부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이 전국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2년도 학교 폭력(이지메) 인지 건수는 총 68만1948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약 10%(6만6597건)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생명이나 심신에 중대한 피해를 입은 경우를 뜻하는 '중대사태' 발생 건수도 전년보다 30.7% 증가한 923건으로 조사 이래 가장 많았다.
학교 폭력의 종류로는 '냉랭하게 대하거나 욕설로 위협한다' 등 언어폭력이 57.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딪히거나 걷어찬다'가 23.4%, '따돌리고 무시한다'가 11.7% 등이었다. 최근 새로운 학교 폭력의 유형으로 등장한 '온라인 괴롭힘'도 2만3920건 보고돼 과거 최다였다.
문부과학성은 "코로나19로 인한 행동 제한이 완화돼 오프라인 수업과 학교 행사 등이 재개되면서 학생들 사이의 교류가 늘어난 것이 학교 폭력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질병이나 경제적 문제가 아닌 이유로 30일 이상 등교하지 않는 '등교 거부' 사례도 크게 늘었다. 초·중학생의 등교 거부 건수는 전년 대비 22.1%(5만4108명) 증가한 29만9048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일본에서 등교 거부 사례는 10년 연속 증가 추세로, 코로나19 이후 증가 폭이 커져 2020년 19만 6127명에서 2년 사이 10만 명 이상 늘어났다. 이 역시 코로나19로 생활 환경이 변하고 리듬이 흐트러진 것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일본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1년 일어난 시가(滋賀)현 오쓰(大津)시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계기로 2013년 '이지메방지대책추진법'이 만들어졌다. 이후 학교 폭력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학교 폭력 인지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이 법에서는 학교 폭력 중에서도 강도가 높은 사안들을 '중대사태'로 규정해 외부 변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꾸려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중대사태 발생에 대한 학교 측의 대응은 여전히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중대사태'로 분류된 사건의 37.8%는 학교 측이 사전에 이를 학교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부과학성은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학교 측의 조직적인 대응에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인정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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