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원석·한동훈의 꼼수를 공개합니다
3년 5개월여의 끈질긴 추적. 검찰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등에 대한 정보공개소송을 벌여온 하승수 변호사의 '추적기'를 가감없이 전합니다. <편집자말>
[하승수 농본 대표]
한동훈 장관을 두고 '조선제일검'이라고 하는데,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한동훈 장관을 포함해서 윤석열-한동훈-이원석 라인은 조선제일검이 아니라 '조선제일꼼(꼼수)' 라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온당하다.
검찰이 쓴 예산집행실태를 감추기 위해 이 세 사람이 온갖 꼼수를 써 왔고, 그 꼼수의 정도가 역사상 전무후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선제일꼼' 라인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이들이 저지른 꼼수행태를 역할별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 윤석열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윤석열 대통령이 9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은 특수활동비를 많이 쓴 장본인이고 그 과정에서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어긋나는 지출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장본인이다. 뿐만아니라 검찰 특수활동비의 집행실태를 감추기 위해 법원을 기만하려고 한 사건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 쓴 특수활동비 자료는 아직까지 다 공개되지 않았다. 검찰이 복사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지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쓴 특수활동비 내역은 공개가 되어 있다. 그 내역을 보면, 명절 떡값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고 특정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에게 격려금 조로 나눠준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4차례의 추석과 설 명절이 있었는데, 명절을 며칠 남기지 않은 시점에 지급된 특수활동비가 무려 2억 5천만 원에 달한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각각 두 번의 설·추석 명절을 며칠 앞두고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검찰 특수활동비를 한꺼번에 지급한 것이다.
물론 명절을 앞두고 기밀수사가 갑자기 몰릴 리는 없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매번 그랬을 리는 없다. 그러니 '명절 떡값'이라고 보는 것이다. 명절을 앞두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고생했다'면서 부하검사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면, 그게 '명절 떡값'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런 집행행태는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직접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지 않는 지출이다.
그리고 필자가 공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뉴스타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특정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에게 격려금 조로 나눠준 정황도 보인다. 물론 지금까지 파악된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밖에 없다. 검찰이 많은 정보들을 가리고 자료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린 정보들 사이에서 발견된 것이 이 정도라면, 더 많은 세금오·남용이나 부적절한 집행행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인 2019년 10월, 필자가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소송을 했을 때 벌어졌다. 수천쪽의 자료가 존재하는데도, 소송이 제기되자 법원에 '자료가 부존재'한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지난 6월 23일 공개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특수활동비 자료만 해도 무려 6805쪽에 달하는데도, 소송과정에서 검찰측은 '자료가 아예 없다'는 정보 부존재 주장을 했다. 답변서, 준비서면, 항소이유서같은 서면을 통해서 했던 주장이다. 필자가 처음 정보공개청구를 했을 때에는 자료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정보비공개' 통보를 했었는데, 소장을 접수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명백하게 존재하는 자료를 '없다'라고 한 것은 법원을 기만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 소송의 피고였던 검찰총장 자리에 있던 윤석열 당시 총장은 이런 거짓말에 책임이 없을까?
검찰총장이 매월 직접 집행내역에 사인을 하는 예산항목이 특수활동비이다. 그런 특수활동비 자료가 '없다'라고 법원에 거짓말을 했다. 그런 거짓말을 공판담당검사들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그럴 수가 없는 일이다. 따라서 당연히 최고책임자인 검찰총장이 지시했거나 묵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은 특수활동비 오·남용 의혹과 법원을 기만하기 위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의혹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9월 27일 오전 이원석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이원석 검찰총장 역시 특수활동비 관련해서 심각한 비위를 저질렀다. 우선 6월 23일 대검찰청 특수활동비 자료를 공개하면서, 중요한 서류들을 누락시켰다. 대검찰청의 각 부서도 부서별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기록부와 현금수령증을 보관하고 있는데, 이를 빼고 자료를 공개한 것이다. 이 사실은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내부 공문을 바탕으로 필자가 대검찰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드러난 내용이다.
대검찰청은 지난 9월 11일 필자에게 '대검 각 부서가 보유하고 있는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기록부와 지출증빙서류'에 대해 '비공개' 통보를 해 왔다. 자료가 있지만,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특수활동비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문을 위반한 것이기도 하고, 지난 6월 23일 대검찰청이 해당 자료를 은폐하고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5년 이상 정보공개운동을 해 온 필자로서도 처음 겪는 일이다. 법원의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일부 자료를 은폐하고 공개하지 않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카드사용을 하게 되어 있는 업무추진비의 경우에는 음식점 상호와 사용시간대를 가리고 공개했다. 이것도 법원 판결문을 위반한 것이다. 이것 역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는 행위이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유성호 |
이런 범죄혐의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검찰 핵심부에서 벌어진 위와 같은 범죄혐의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감찰·수사를 지시하기는커녕, 오히려 범죄를 비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장관은 7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인 자료 불법폐기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비호해 왔다. '뭐가 문제냐'는 식의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법원 판결문을 위반해서 업무추진비 카드전표의 사용시간을 가린 것에 대해서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2023년 8월 21일 국회 법사위 회의록 중 |
ⓒ 국회 |
답답한 것은 이런 상황인데도, 제1야당인 민주당은 검찰 예산을 둘러싼 온갖 불법 혐의에 대한 국정조사나 특별검사 도입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안은 검찰 조직의 핵심부가 관련된 문제일 뿐만 아니라, 문제를 감추기 위해 자료 불법폐기와 정보은폐같은 또다른 불법이 자행된 사안이다.
야당이 '야당'답게 분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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