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인조의 원한이 서린 남한산성 둘레길 1코스

김철현 2023. 10.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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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둘레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남한산성은 총 12.4km에 달하는 성곽이 잘 보존돼 있다.

'전승문'이라고도 불리는 북문부터는 남한산성의 성곽을 보면서 걷는 길이다.

남문에서 다시 산성로터리로 가면 남한산성 둘레길 1코스를 완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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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로터리서 시작해 수어장대로
다시 돌아오는 3.8㎞ 코스

남한산성 둘레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남한산성은 총 12.4km에 달하는 성곽이 잘 보존돼 있다. 이를 살펴보며 걷다 보면 돌의 종류나 성곽을 쌓은 모습이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남한산성은 기록상 통일신라 시대에 쌓았던 주장성을 기초로 조금씩 증축돼 지금의 모습이 됐기 때문이다.

남한산성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조선시대다. 조선 인조 4년에 중앙부의 본성이 완성됐고 병자호란 이후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동쪽의 봉암성, 한봉성 등을 비롯해 여러 차례 증축을 거쳤다고 한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곳에 산성 도시를 건설한 것은 백성과 함께 왕조가 대피하기 위해서였다. 실제 인조 14년에 청나라가 침략해오자 왕은 이곳으로 피신해 항전했다. 하지만 이 항전은 인조가 남한산성을 나와 항복한 '삼전도의 굴욕'으로 종료됐다. 남한산성 둘레길 곳곳에도 이 역사가 스며 있다.

1코스의 시작은 산성로터리다. 여기서 시작해 약 400m를 오르면 남한산성 북문을 만나게 된다. '전승문'이라고도 불리는 북문부터는 남한산성의 성곽을 보면서 걷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서문이 나온다. 산성 북동쪽에 위치한 이 문은 '우익문'이라고 한다. 행궁을 중심으로 국왕이 남쪽을 바라보며 국정을 살핀다고 하면 서문이 우측이 되기 때문에 우익문이라고 했다. 동문은 좌측이 되므로 좌익문이다. 서문은 광나루나 송파나루에서 가깝다. 인조는 청나라에 항복하러 삼전도로 나갈 때 이 문을 지났다고 한다.

서문을 지나서 걷다 보면 '수어장대'를 볼 수 있다. 장대는 지휘와 관측을 위한 군사적 목적의 누각이다. 남한산성에 있던 5개의 장대 중에서 수어장대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수어장대에는 '무망루'라는 편액이 있다. 무망루는 병자호란 때 인조의 굴욕과, 8년간 청나라 심양에 볼모로 잡혀갔다 돌아와 북벌을 도모했던 효종의 원한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영조가 이름을 지었다.

수어장대에서 남문 방향으로 가면 중간에 영춘정이 있다. 팔각형의 정자다. 영춘정은 봄을 맞는 정자라는 뜻이다. 여기를 지나 남문 방향으로 내려가면 된다. 남문은 병자호란으로 인조가 산성으로 피신할 때 통과한 문이다. 정조 3년 성곽을 개축하면서부터 '지화문'이라 불렀다. 남문에서 다시 산성로터리로 가면 남한산성 둘레길 1코스를 완주하게 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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