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동원 (9) 주님 응답 받고 미국행… 목회 섬기며 틈틈이 신학 공부

김아영 입력 2023. 10. 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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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은 이민 목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고민스러운 기도와 함께 시작됐다.

미국 워싱턴 제일한인침례교회(후일 워싱턴 지구촌교회)를 대표해 한국에 오신 이상훈(연변과학기술대 부총장 역임) 집사님의 간곡하고 진솔한 호소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지만 내게는 하나님의 명확한 뜻이 필요했다.

그는 워싱턴 벧엘교회에서 담임 목회자로 섬기며 신학교에서 가르치셨는데 따뜻한 점심을 사주시며 환대해주신 것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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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목회 여부 결정을 두고 고민하다
한 집사님 발언 통해 주님의 뜻 수용
10년 간 워싱턴 대표 교회로 성장 노력
이동원 목사가 1983년 8월 미국 워싱턴 제일한인침례교회 취임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1983년은 이민 목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고민스러운 기도와 함께 시작됐다. 미국 워싱턴 제일한인침례교회(후일 워싱턴 지구촌교회)를 대표해 한국에 오신 이상훈(연변과학기술대 부총장 역임) 집사님의 간곡하고 진솔한 호소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지만 내게는 하나님의 명확한 뜻이 필요했다.

기드온처럼 미국에 가서 목회하는 게 주의 뜻이라면 사인을 보여 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내가 제일한인침례교회에서 청빙 받고 있다는 사실이 당시 시무하던 서울침례교회 제직회에 알려지면서 제직 회의가 열렸다. 평소 회의 석상에서 발언하지 않으시는 한 과학자 집사님 한 분이 의외의 발언을 하셨다.

최근 워싱턴에 갔는데 그 교회의 모든 교우가 이동원 목사의 청빙을 위해 간곡히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작 한국의 교회에선 이 목사님이 가시면 안 된다는 담론만 요란할 뿐, 기도하는 모습을 별로 보지 못하는데 아무래도 이 목사님을 보내드리는 것이 하나님 뜻이 아닌가” 하는 발언이었다.

갑자기 장내는 숙연한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 순간 그 집사님의 말이 내가 기다리던 응답의 사인임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미국행 준비를 해서 8월 초 뜨거운 여름에 워싱턴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워싱턴에 도착한 나는 그때부터 꼭 10년을 채우며 이민 목회를 했다. 친구인 고 하용조 목사가 “자주 사역지를 옮기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는 10년을 채우라”고 한 충고도 도움이 됐다.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어 경복고 선배인 김상복(현 할렐루야교회 원로) 목사님을 만났다. 그는 워싱턴 벧엘교회에서 담임 목회자로 섬기며 신학교에서 가르치셨는데 따뜻한 점심을 사주시며 환대해주신 것을 잊지 못한다. 김 목사님을 비롯해 중앙장로교회 고 이원상 목사님, 그리고 이웃교회 김원기 목사님과 마음을 열고 교제하면서 워싱턴 복음화를 위해 아름답게 연합한 추억이 떠오른다.

지금도 아내와 나는 목회다운 목회, 창의적 목회를 실험할 수 있었던 행복한 10년을 추억한다. 부임 당시 장년 400여명, 청소년 300여명이 모이던 교회는 출석 2300명을 넘기는, 워싱턴을 대표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이민교회가 처음일 수 있는 단기선교팀 파송, 전도폭발 사역, 단계적 제자훈련(목자 훈련), 중보기도 및 ‘사랑의 순례’ 가정 사역 등을 교회에서 펼쳤다. 이 교회 성가대는 워싱턴 케네디센터, 뉴욕 카네기홀 등에서 매년 크리스마스 공연을 하며 문화적 영향력을 끼쳤다. 열정적인 찬양사역자 손형식 목사님과의 동역도 잊을 수 없다.

미국에 올 때 나는 못다 한 신학 연구를 하도록 교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목회하면서 내가 속한 교단인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과정, 시카고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에서 선교학 박사과정을 마치도록 허락한 교회의 배려도 잊을 수 없다. 공동체는 지도자의 성장만큼 성장한다고 하지 않는가.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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