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바이에른 뮌헨의 불안 요소"…독일 축구 레전드도 '쓴 소리'

김현기 기자 2023. 10. 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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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의 독일(당시 서독) 우승 주역이자 발롱도르 수상자인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수비수 로타어 마테우스가 불과 3달 만에 김민재에 대한 평가를 뒤집음 비판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김민재의 경쟁자 입단 가능성이 매우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뮌헨에서 10년간 생활한 베테랑인 만큼 그와 주전 다툼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뮌헨은 지난 1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시즌 분데스리가 6라운드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후 뮌헨은 자유계약(FA) 신분인 가나 출신 독일 대표팀 출신 수비수 제롬 보아텡 복귀를 추진했는데, 실제 토마스 투헬 감독이 그의 입단 가능성이 있음을 어느 정도 시사하고 나섰다. 뮌헨은 4일 오전 4시 덴마크 구단 FC코펜하겐과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는데 사전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지금 며칠간 함께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데, 몸 상태 등을 본 뒤 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우리 수비수들 중 부상자가 많다. 보아텡을 데려오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독일 유력지 키커도 보아텡 입단 가능성을 전했다. 키커는 "앞으로 며칠 내 뮌헨에서 테스트를 갖게 될 예정"이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이후 그를 영입하는게 맞는지, 그리고 그가 단기적으로 팀에 보탬이 될지를 결정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계약 협상은 없다. 챔피언스리그 명단에 등록하지 못해 보아텡은 분데스리가에서만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언론인 플로리안 플라텐베르크는 "뮌헨은 보아텡 영입에 대해 대중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보기 위해 앞으로의 며칠을 기다릴 예정"이라면서 "현재까지 뮌헨 이사들은 보아텡 영입을 원하고 있다. 그가 선수단에 적합하고 전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투헬 감독이 보아텡의 열렬한 팬"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보아텡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마테우스는 이러한 영입이 김민재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마테우스는 과거 뮌헨에서 1984년부터 1988년, 1992년부터 2000년까지 활약했으며, 당시 분데스리가 우승만 7회를 달성한 뮌헨의 레전드다.

그는 독일 대표팀에서도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대표팀 경기만 150경기를 출전해 역대 독일 대표팀 최다 출장 1위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그는 뮌헨 활약 당시 미드필더와 더불어 중앙 수비수로도 인정받으며 리베로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선수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보도에 따르면 마테우스는 김민재에 대해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에 근접한 기량은 아니며, 뮌헨의 불안 요소다"라고 현재 김민재의 기량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탈리아에서 그가 해낸 업적을 고려하면, 내가 그에게 거는 기대에 아직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였던 김민재가 뮌헨에서는 아쉽다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여름과 비교하면 불과 몇 달 사이 180도 달라진 평가다.

마테우스는 지난 6월 당시 개인 칼럼을 통해 김민재 뮌헨 이적설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는데, 그는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 될 것이다"라고 밝히며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다. 그는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고, 그 이유만으로도 그는 뮌헨에 매우 적합할 것이다"라고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뤼카 에르난데스 대신 뮌헨에 합류할 김민재를 강하게 반겼다.

하지만 불과 3달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향한 날 선 비판을 하고 있다. 김민재가 더욱 분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마테우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서는 김민재의 노력과 반등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마테우스가 선수 시절 월드컵 우승을 이끄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김민재에 대한 그의 평가는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지난 여름 기초군사훈련을 3주간 소화하느라 몸 상태가 여전히 정상이 아닌 선수의 이력을 고려하지 않은 심한 질책으로 볼 수도 있다. 김민재는 뮌헨 입단 뒤 군사훈련 후유증으로 체중이 4kg 빠졌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앞서 바이에른 뮌헨 구단은 지난 7월19일 "나폴리 수비수 김민재와 오는 2028년 6월30일까지 계약을 체결했다"며 "그는 완전한 중앙 수비수이며 세리에A 시즌 최우수 수비수를 거머쥐었다. 강력한 태클과 뛰어난 빌드업 플레이가 뛰어나다. 별명은 몬스터"라고 소개했다.

거의 1년 내내 한국 팬들은 물론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최대 화제 중 하나였던 김민재의 거취가 뮌헨 입성으로 결판 난 것이다. 그의 이적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민재가 나폴리와 지난해 여름 체결한 바이아웃 조항 5000만 유로(700억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독일 언론에 따르면 뮌헨은 김민재에게 세후 연봉으로 1000만 유로, 약 140억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은 입단하면서 등번호도 김민재 고유의 번호를 주는 등 각별히 신경 썼다. 김민재는 뮌헨에서도 자신이 소속팀에서 즐겨 다는 3번을 받았다. 그는 전전 소속팀인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와 전 소속팀인 나폴리에서도 3번을 달고 뛰었다. 대표팀에서의 등번호는 4번이다.

입단 당시 뮌헨 구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김민재는 대단한 발전을 이뤘다. 신체적인 존재감은 물론 정신력과 속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우리는 그가 즉시 훈련 준비를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반겼다.

이에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라며 "뮌헨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모든 것이 정말 기대된다. 내게 그것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구단과의 대화에서 처음부터 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분명히 알았다"며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타이틀을 획득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재는 2019년 정우영(현 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독일 최고 명문 구단에서 뛰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아울러 알리 다이에, 바히드 하세미안, 알리 카리미(이상 이란), 우사미 다카시(일본), 정우영에 이어 뮌헨 1군에서 뛰는 6번째 아시아 선수가 됐다. 특히 수비수로는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뮌헨 유니폼을 입게 됐다.

뮌헨은 에르난데스가 이강인 소속팀인 PSG로 이적해 새로운 수비수를 찾고 있었다. 마침 김민재가 시장에 나왔고 그의 기량과 인성, 시장성 등을 검증한 끝에 과감한 오퍼를 던져 품었다. 당초 박지성의 전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이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6월 중순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논산훈련소에 들어간 직후부터 뮌헨행이 강력하게 불거졌고, 이후 전세 역전 없이 그대로 입단했다.

뮌헨 구단은 입단 발표와 함께 김민재의 축구 경력을 소개하면서 특히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의 먕활약을 주목했다.

뮌헨은 "지난 시즌 김민재의 강력한 활약은 나폴리가 33년 만에 다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2022년 여름 튀르키예 이스탄불 연고 구단 페네르바체에서 곧바로 주전이 된 김민재는 나폴리의 공식전 49경기 중 45경기를 뛰며 44차례 선발 출전했다. 특히 한국 수비수는 강력한 태클 성공률(63%)과 패스성공률(91%)로 모든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했다.

또 "김민재는 2022/23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전진 패스(1057개)와 세 번째로 많은 패스(2547개)를 실행한 선수였다"고 극찬했다.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다. 연세대를 다니다가 지난 2017년 전북 현대에 입단했던 김민재는 2017년과 2018년 전북의 K리그1 우승은 연속으로 이끈 뒤 2019년 스위스 출신으로 손흥민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지도했던 로저 슈미트 감독의 부름을 받아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 입단했다. 거기서 2년 반을 보낸 김민재는 2021년 여름 페네르바체를 통해 유럽 무대에 데뷔했고, 1년 뒤 나폴리로 옮기며 빅리그까지 단숨에 내달렸다.

사실 나폴리 입단 때만 해도 이탈리아가 2021년에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이었고, 수비 만큼은 세계 최고로 정평이 났던 터라 김민재가 얼마나 잘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김민재의 전임자가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를 수상했던 세네갈 국가대표 칼리두 쿨리발리(현 알힐랄)여서 김민재의 부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실력으로 이런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며 세리에A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걸출한 활약을 펼쳐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와 함께 세계 3대 구단으로 꼽히며 '레바뮌' 중 하나로 불리는 뮌헨에 가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1900년 창단돼 123년 역사를 자랑하는 팀으로 독일 축구의 대표적인 구단이자 사실상 '1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팀이다. 독일 1부리그는 총 33번 우승했으며, FA컵 격인 DFB포칼을 20번 제패했다. 또 UEFA 챔피언스리그 6번 우승, UEFA 유로파리그(옛 UEFA)컵과 UEFA 컵위너스컵(지금은 폐지)를 각각 한 번씩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두 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마인츠와 도르트문트를 거쳐 지난 2021년 프리미어리그 첼시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투헬 감독이 지난 3월부터 팀을 이끌고 있다.

세계적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비롯해 현재 독일 대표팀의 간판 선수인 토마스 뮐러와 요슈아 키미히, 야말 무시알라 등이 뮌헨 유니폼 입고 뛰는 중이다.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김민재와 센터백 콤비를 맞출 네덜란드 센터백 마테이스 더 리흐트,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킹슬리 코망, 캐나다 축구사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도 몸 담고 있다.

하지만 김민재는 군사훈련 여파로 인해 입단 직후 프리시즌 경기에서 출전시간을 조율할 수밖에 없었다.

뮌헨은 7월26일 오후 7시30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2022/23시즌 '유러피언 트레블'을 일궈낸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와 아시아투어 첫 경기를 치렀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FA컵 등 3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현존 지구 최강팀인데 이 경기에서 김민재는 명단에 빠져 아예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

다음 경기에선 전격 선발 출전했다. 뮌헨은 7월29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치렀는데 1-0으로 승리했다. 김민재도 선발로 나와 45분을 뛰고 투헬 감독에게 나름대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리버풀전, 독일로 돌아가 8월8일 치른 프랑스 리그1 소속 AS모나코와 친선 경기를 통해 홈 팬들에게 인사했다.

뮌헨 홈구장 데뷔전인 지난 8월13일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뮌헨 공식 경기 데뷔를 이룬 김민재는 일주일 뒤 개막한 분데스리가에선 전 경기 선발로 나서며 투헬 감독에게 인정받는 듯 했다.

투헬 감독도 개막 전 김민재에 대한 극찬을 이례적으로 할 정도였다.

투헬 감독은 슈퍼컵 라이프치히전 패배를 되돌아보며 "아픈 0-3 패배였다. 지금도 아프다. 스포츠에서 항상 그렇듯이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올바른 해결책을 완전히 찾지는 못했지만, 찾아낼 것이다"라며 나아진 경기력과 결과를 예고했다. 

그러더니 수비진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민재를 특히 강조해 칭찬한 것이다. 그는 "벤자민 파바르(지난 달 이탈리아 인터 밀란 이적)와 세 명의 센터백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의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김민재는 이제 막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언어에 적응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충분히 리더가 될 수 있다. 매일 새로운 독일어를 하며, 영어로 코칭을 많이 하기도 한다"라며 김민재의 자질에 대해 칭찬했다. 

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도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며, 다욧 우파메카노는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컨디션을 회복하고 경기에 대한 생각을 내재화해 단단한 백4를 구성하길 희망한다. 그러면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김민재를 포함해 센터백들의 기량이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뮌헨은 프리시즌과 슈퍼컵 경기에서 꾸준히 실점을 기록해 부진한 공격력만큼이나 수비진의 반등도 절실했고, 이는 김민재의 중용으로 연결됐다.

지난달 24일 김민재의 분데스리가 5라운드 보훔전 풀타임이 대표적이다.

김민재의 파트너들은 풀타임을 좀처럼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90분을 믿고 맡길 선수로 이미 자리 잡은 모양새였다.

당시 뮌헨은 23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시즌 분데스리가 5라운드 보훔과의 경기에서 7-0으로 승리했다.

보훔전 승리는 뮌헨(승점 13)을 기존 선두였던 레버쿠젠(승점 10)보다 앞세우며 선두로 올라서게 한 경기였다.

뮌헨은 전반 4분 만에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코망의 크로스를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전반 13분에는 해리 케인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전반 29분에는 더 리흐트의 헤더 득점, 전반 38분에는 리로이 사네의 감각적인 슈팅까지 보훔 골망을 가르며 4골 차로 앞서 나갔다.

후반에도 공격을 몰아붙였다. 후반 9분 케인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뮌헨은 교체 투입된 마티스 텔이 6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2골을 기록하며 해트트릭을 위해 분전하던 케인이 후반 43분 마즈라위의 크로스를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가르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결국 뮌헨은 7골 차 대승을 거두며 최근 상승세와 리그 무패 기록을 이어갔다.

보훔전에서 투헬 감독이 선택한 선발 명단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자말 무시알라를 대신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에릭 막심 추포-모팅도, 3선으로 돌아온 콘라트 라이머도 아니었다. 기존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여겨졌던 다욧 우파메카노 대신 선발로 나선 더 리흐트였다. 

더 리흐트는 최근 주전 입지가 흔들리며 그의 심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다. 당초 세계적인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더 리흐트와 달리 우파메카노는 지난 시즌 뮌헨의 중요한 순간마다 실수를 연발하며 김민재 영입 이후에는 벤치에 앉게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프리시즌 초반까지도 더 리흐트의 주전 가능성이 우세했다. 우파메카노는 프리시즌 당시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의 친선 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당시 상대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하며 뮌헨이 실점을 허용하는데 빌미를 여러 차례 제공했다. 실점으로 이어진 실수 외에도 뮌헨 팬들을 불안하게 하는 모습을 자주 연발한 우파메카노는 당연히 교체 자원으로 밀릴 듯 보였다. 

하지만 우파메카노는 "주전 경쟁을 받아들인다. 난 내 자리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됐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개막 후 더 리흐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활약했다. 

결국 개막 이후 확고한 주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경기에 나서서 좋은 활약을 펼치자 투헬 감독의 생각도 바뀌었다. 투헬 감독은 개막전 베르더 브레멘전부터 직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까지 김민재, 우파메카노를 주전 센터백으로 낙점하며 꾸준히 두 선수를 선발 명단에 올려놓았다. 

독일 빌트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시즌 초에는 부상 회복 중이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다시 건강해졌음에도 여전히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교체 자원으로 전락한 상황에 낙담 중이라고 주장했다.

투헬은 이런 소식에도 불구하고 보훔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는 "센터백에는 자주 변화를 주지 않는다. 나는 매일 모든 선수와 이야기를 나눈다. 더 리흐트는 100% 출전할 자격이 있다. 그는 좋은 컨디션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출전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는 팀 플레이어다"라며 팀을 위해 더 리흐트가 교체 자원 자리를 감수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는데, 선발 명단에서는 우파메카노 대신 더 리흐트를 올려 놓으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거꾸로 말하면 김민재가 확고한 주전이고,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가 김민재 파트너를 놓고 경쟁한다는 뜻이다.

다만 투헬은 더 리흐트의 활약에도 그를 오랜 시간 기용하는 대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우파메카노를 바꿨다. 마치 김민재에게 더 어울리는 파트너를 찾는 듯이 보훔전 전반과 후반 다른 센터백을 각각 기용하며 김민재와의 호흡을 점검하는 듯 보였다. 더 리흐트의 이번 선발 출전으로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는 당분간 꾸준히 경쟁 체제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보훔전에서 공중볼 경합과 상대 공격 상황에서의 패스 차단, 공격수의 전진 차단 등 필요한 수비적인 역할을 적재적소에 맞춰서 하며 뮌헨이 경기 내내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게 도왔다. 

수치에서도 김민재는 태클 성공률 100%, 클리어링 10회, 인터셉트 2회, 공 소유권 회복 4회, 공중 볼 경합 성공 8회, 공중볼 경합 성공률 88%로 압도적인 수비 지표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보훔전에서 특급 활약을 펼쳤다. 뮌헨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한 것은 단연 케인이었다. 케인은 이날 경기에서 무려 3골, 2도움을 적립하며 뮌헨 이적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케인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3골, 2도움과 더불어 기회 창출 3회, 유효 슈팅 4회, 드리블 성공 2회, 정확한 크로스 1회, 롱패스 성공률 75%, 볼 경합 성공 3회 등 공격에서의 다재다능함을 뮌헨 팬들 앞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케인은 풋몹 기준 평점 9.8점,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 10점을 기록하며 각종 통계매체들의 경기 최우수 선수로 꼽혔다. 

김민재는 축구통계매체 풋몹(Futmob) 기준 평점 8.0을 기록했는데, 이는 평점 6.4를 기록한 울라이히를 제외한 선수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만 득점을 기록한 더 리흐트와 공격에서 활약했던 데이비스 등 수비진에 다른 선수들도 평점 8.0을 기록했고, 이날 경기 수비에서 딱히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훔 선수 중 단 한 명도 평점 7.0점을 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뮌헨이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고, 김민재도 이에 어울리는 활약을 함께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도 김민재를 7.7점으로 평가했으며, 득점을 기록한 더 리흐트와 도움을 기록한 마즈라위가 평점은 더 높았지만, 데이비스, 라이머, 추포-모팅 등은 전방에서 활약했음에도 김민재보다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그런 김민재에 대한 평가가 일주일 뒤 분데스리가 6라운드 라이프치히전 직후에 뒤바뀐 것이다. 뮌헨은 1일 라이프치히전에서 2-2로 비겼는데 경기 직후 투헬 감독도 김민재 등 수비수들에 대한 불만을 살짝 토로했다.

김민재는 사실 라이프치히전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패스 성공 106회, 패스 성공률 92%로 패스는 안정적이었지만, 공중볼 경합 성공률 25%로 상대 공격수 오펜다에게 밀리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오펜다는 몇 차례 경합 이후 자신감을 내비치며 김민재를 어렵게 만들었고, 뮌헨은 스벤 울라이히의 실수까지 겹치며 오펜다에게 1골 1도움을 허용해 라이프치히에게 리드를 내줬다. 

만약 뮌헨이 그대로 패했다면 김민재도 패배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투헬 감독도 처음으로 김민재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내비쳤다. 

키커에 따르면 투헬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에 대해 "김민재는 1대1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고, 우파메카노는 김민재를 지키기는커녕 나가서 공간을 허용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전반 20분 김민재가 로이스 오펜다를 막는 과정에서 수비 라인이 뚫리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빠르게 나갔고, 이런 과정에서 슈팅 각도를 좁히기는 했지만, 실점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투헬은 이 부분에 대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실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판했다. 

그런 상황에서 더리흐트의 부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드러내자 투헬 감독이 보아텡 입단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매체 푸스발 뉴스에 따르면 더 리흐트는 무릎 부상으로 아직까지 고통이 크며, 무릎을 제대로 움직이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푸스발 뉴스는 "뮌헨은 그가 빨리 러닝 훈련에 복귀하길 바란다"라며 더 리흐트가 아직은 뛰는 훈련조차 소화하지 못할 상태라고 언급했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비판 의견에도 투헬 감독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조합을 의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데스리가는 선수 추가 등록이 가능해 현재 무직인 보아텡이 투헬 감독의 테스트를 다시 받는 것이다.

뮌헨에서 10년을 뛰었던 34살 보아텡과 지난 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 김민재가 경쟁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정규리그 35경기를 뛰며 나폴리가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35경기 전부 선발로 출전하며 부동의 센터백으로 나섰다.

우승컵은 물론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 베스트11까지 수상했다.

김민재가 맹활약하면서 뮌헨이 그에게 달려 있는 바이아웃 700억원을 나폴리에 지불하고 지난 여름 데려왔는데 아직 초반 기량 발휘가 미진하다는 게 김민재를 보는 마테우스의 시각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6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를 전부 선발로 나섰으며 특히 최근 5경기는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한편,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김민재는 최근 아시아 축구선수 중 가장 몸값이 높은 선수 단독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선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팀 동료 히샬리송과 같은 금액인 5000만 유로(약 710억원)를 기록해 94위에 올랐다.

그런데 김민재는 더 높았다. 그는 6000만 유로(약 850억원)로 67위를 기록했다. AC밀란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와 토트넘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다요트 우파메카노 등과 동일한 금액이다.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지난 1일 제공한 몸값 지표에 따르면 기존 아시아 몸값 1위 손흥민은 토트넘에 처음 합류한 2015년 2500만 유로(약 350억원)의 가치를 갖고 있었다. 그러다 2017년 처음으로 3000만 유로(약 420억원)까지 몸값을 올리며 50억원에 달하는 몸값 상승을 이룩하더니 급격히 상승해 2018년에는 5000만 유로를 달성했다. 단 3년 만에 그의 가치가 두배가 된 셈이다.

이후 2019년 다시 한번 폭발적 상승을 이뤄낸 손흥민은 8000만 유로(약 1140억원)라는 엄청난 몸값 수치를 달성했고 급기야 2020년 12월 역대 최고 몸값을 경신하기에 이른다. 당시 그의 몸값은 9000만 유로(약 128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달성한 후 몸값이 점차 하락했고 만 30세가 넘어가며 천천히 5000만 유로까지 다시 내려온 상황이다.

김민재는 손흥민의 몸값 그래프의 상승세와 굉장히 유사한 점을 띠고 있다. 튀르키예의 페네르바흐체에선 2022년 1400만 유로(약 200억원)을 달성하는 준수한 몸값을 보여줬으나, 2022/23 시즌 나폴리에 합류한 뒤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나폴리 이적으로 2022년 9월 2500만 유로를 달성한 김민재는 동년 11월 1000만 유로 상승한 3500만 유로(약 500억원)를, 그 다음 해 6월엔 6000만 유로를 달성하며 그야말로 하늘을 뚫을 듯한 기세로 몸값을 올렸다.

김민재의 몸값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비결엔 나폴리가 세리에A 우승에 크게 기여한 점이 꼽힌다. 나폴리는 지난 2022/23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센터백 칼리두 쿨리발리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로 팔았기 때문에 수비수에 핵심적인 선수가 필요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그야말로 '철기둥'같은 활약을 펼치며 쿨리발리의 빈자리를 넘치도록 채웠고 나폴리 역대 단일 시즌 리그 최소실점(28실점)을 경신하는 것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또한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상도 그의 차지가 되며 김민재의 아성을 전세계에 떨친 시즌을 보냈다.

김민재가 아시아 최고 몸값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의 비판, 보아텡과의 새로운 경쟁 가능성을 이겨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SNS, 키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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