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단지 ‘최고 70층’ 길 열리나…철회 가능성은? [재건축 임장노트]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10. 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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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싸라기 땅’ 잠실 재건축 뽀개기]
② 잠실주공5단지

서울 송파구 ‘재건축 최대어’ 잠실주공5단지를 최고 70층으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이 무산 위기를 딛고 결국 조합원 동의 요건을 충족했다. 올해 입주 45년 차인 잠실주공5단지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 방식으로 재정비할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잠실5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9월 26일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서를 모두 모아 송파구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9월 23일 조합은 정기 총회를 열고 정비계획변경안을 승인하려 했지만, 전체 조합원 4048명 중 찬성표가 2669표에 그쳐 부결됐다. 안건을 승인하려면 2699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30표가 부족했던 것이다. 다만 당시 총회에선 조합원 1718명이 참석했을 만큼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고, 반대표도 46표에 그쳤던 만큼 추가 찬성표 30표를 큰 어려움 없이 확보했다.

70층 6303가구로 재건축 추진
1978년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는 건축 당시 잠실주공 5개 단지 가운데 규모도 가장 컸을 뿐 아니라 1~4단지와 달리 고급·고급·대형으로 지어진 아파트였다. 2·8호선 잠실역과 가깝고 단지 북쪽으로는 한강을 끼고 있어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혀왔다.

재건축 연한(오늘날의 아파트 재건축 연한(30년)은 재건축이 무분별하게 도입되는 것을 막고자 2000년대 초반 도입됐다)을 채우기 전인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지만 27년가량 우여곡절이 계속되며 사업이 아직도 사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지부진하던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은 마침내 진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최고 50층, 6815가구(공공주택 611가구 포함)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고, 지금은 이를 원점으로 돌려 70층을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 2040 도시계획을 적용해 신속통합기획 자문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합은 잠실역 사거리 인근 준주거지역을 최고 70층 높이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준주거지역 내 건물 높이는 70층부터 65층, 60층, 55층 등 50층 이상 초고층으로 구성하고 50층 높이 상한이 있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는 49층, 10개동을 조성한다. 앞선 정비계획에서 추진하던 신천초 부지 이전도 이번 계획에서는 빠진다. 현 위치에 그대로 두는 쪽이 초고층 건물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층수를 높이는 대신 건폐율은 줄어 기존 15층 30개동 3930가구에서 최고 70층 28개동 6303가구로 거듭나게 된다.

다만 현재로선 재건축을 반대하는 비대위연합이 9월 초 송파구청에 ‘신통기획 자문방식 철회 동의서’를 제출한 점은 아직 변수로 남는다. 철회에 참여한 주민은 410명으로 전해졌는데, 전체 조합원의 10% 반대 의견으로 신통기획 신청을 철회할 수 있어서다.

중층 아파트인데도 높은 대지지분 ‘넘사벽’
과제가 산적했지만 잠실주공5단지 자체가 갖는 장점은 탁월하다. 잠실주공5단지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디에이치클래스트)와 함께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로 묶인 가장 큰 이유는 대지지분율이 높아서다. 통상 재건축 아파트 대지지분은 보유 평형의 3분의 1 수준으로 본다. 하지만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의 경우 대지지분이 대략 74.5㎡로 거의 1 대 1 비율이다. 지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조합원 자격을 얻고 있을 때 발생하는 이익이 크다는 의미다.

15층 이하 중층 단지치고 기존 용적률이 드물게 낮다는 점도 잠실주공5단지의 매력이다. 재건축업계에서는 15층 이하 중대형 면적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용적률이 180% 이하면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보는데 현재 잠실주공5단지 용적률은 그보다 한참 낮은 138%다. 지난해 초 잠실주공5단지가 제3종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서울시 기준 용적률 400%)으로 종상향된 덕분에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용적률도 넉넉하다. 이에 따라 잠실주공5단지는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고 추가로 확보해 일반분양할 수 있는 가구가 2000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업계는 잠실주공5단지 일반분양 수익으로 공사비와 사업비를 조달하고도 이익이 남을 것으로 점친다. 최고 층수를 50층까지 확보해둔 가운데 70층 상향까지 추진하면서 사업성뿐 아니라 희소성까지 높아졌다. 장기간 자금을 묶어둘 여유만 있다면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입지 자체도 우수하다. 단지 인근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편의시설은 물론 한강시민공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과도 가깝다. 잠실종합운동장 복합개발(MICE)이 예정돼 있는 점도 호재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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